[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방영토(압록강과 두만강 이북에 있는 간도와 만주,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는 연해주) 전문가들이 동북아 평화는 만주 망명정부의 복국뿐만 아니라 간도 회복도 동반돼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국토관리학회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지난 1일 ‘북방영토 회복을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선 미국 호주 대만 한국 등 4개국의 석학들이 한국의 북방영토 회복과 만주국 복국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장계황 한국국토관리학회 학회장은 북방영토 회복과 만주 복국이 민족 언어 종교 빈부격차 등에 의한 중국의 국가 분열 현상 가속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를 이루기 위해선 ‘잠재적 영토관(국제법적으로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할 수 없으나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역사 속 영토)’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이유에 관해 장계황 학회장은 “우리 국민은 북방영토에 대한 의식이 없어 지도를 그리면 압록강과 두만강에 한정해 한반도에 갇혀 있는 상태”라며 “선조 땅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영토를 되찾나. 문화의 주인이 영토의 주인이며 영토의 주인이 역사의 주인”이라고 밝혔다.

친진 호주 시드니대학 사회학 박사도 중국의 분열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한국과 만주의 협력을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친진 박사는 “1923년 영국 정부는 ‘중국을 국제적으로 공동 관리하자’고 제안했고 1924년 정효서(중국 청말 민국의 정치가)는 ‘3공론(대청은 공화에 의해 망하며 공화는 공산에 의해 망하고, 공산은 공동 관리에서 망한다)’을 예언했다”며 “현재 중국의 상태와 추세를 볼 때 이 예언대로 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만주와 한반도는 문화 역사 정치 지리 측면에서 밀접하게 연결됐다. 만주의 기원과 한반도의 소수민족은 교차하며 서로 영향을 받아 왔다”며 “양국의 긴밀한 관계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만주국 복국 연구학자인 매봉걸 박사는 당초 만주국의 해체도 성립 근거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만주국 황제의 퇴위 조서 낭독은 나라 해체과 무관한 데다가, 만주국이 국가로써 기능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매봉걸 박사는 “중국 공산당은 만주국 황제 푸이가 퇴위식에서 퇴위 조서를 낭독했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국제법상 국가 지도자의 퇴임이나 사임은 나라의 멸망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지도자도 나라의 해체나 멸망을 선언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1933년 ‘몬테비데오 국가권리의무협약 제1조에서 명시한 정부의 자격 조건은 인구 영토 정부와 외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라며 “만주국은 1932년 독립 건국을 선포할 때 정부 법원 군대 경찰 인민 등을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매봉걸 박사는 “만주국은 건국 직후 당시 세계 독립국가의 1/3 이상이 만주국을 국가로 승인했다”며 “만주국은 전 세계 70여개 주권국 중 23여개 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지금까지 외교관계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만주국이 영토가 있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독립 국가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만주국 망명정부 복국 이후 한국과 만주국의 관계는 긴밀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다른 인사들도 일제히 한국의 북방영토 인식 강화와 만주 복국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5개월을 넘어가면서 ‘영토주권과 동북아 평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우리 국민들에게 북방영토에 대한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가겠다”고 밝혔다.   

양승조 제18대 충남도지사도 “일본이 역사적 사실 근거 없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적 영토관’에 대해 다루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 만주국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주국 망명정부 애신각라 부군 총통은 “나의 영토를 중국 정권으로부터 침략당했다”며 “대한민국은 (만주국과) 같은 길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보이는 것이 ‘내일의 만주국’을 보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