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암살 관련 비밀문서 해제, 그리고 우리가 밝혀내야 할 것들
(WWW.SURPRISE.OR.KR / 권종상 / 2017-10-27)

‘영원한 프론티어’,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에 관한 수수께끼는 과연 풀릴까요? 온 미국이 오늘 밤 공개되는 케네디 암살 사건 관련 비밀문서 해제에 눈이 가 있습니다. 당시 케네디의 암살범으로 지목되었던 리 하비 오스왈드가 잭 루비의 총격으로 사망함에 따라 이 사건은 미궁에 빠졌었고, 사건 관련 기록들은 비밀로 분류돼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관련 기록들 중 2천 8백 건이 공개됨에 따라, 지금까지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온갖 음모론과 이를 연구해왔던 이들이 제기한 가설들의 사실 여부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이 굳이 이렇게 시한을 정해놓고 기밀 문서들을 해제하는 것은 결국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며, 진실에 접근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한다는 언론 자유의 원칙을 나름대로 지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진실에 접근해서 역사의 퍼즐을 맞추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연구 결과를 알림으로써 이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교훈을 찾고자 합니다.

요즘 광주 항쟁의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1980년, 제가 당시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어났던 일입니다. 그때의 그 진실들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지금까지 감춰져 왔던 기밀문서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법적으로 그때의 문서를 해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감춰져 왔던 것들이 민주정부 3기가 들어서면서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왜곡과 은폐가 있었는지가 이제서야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지요.

왜 과거의 일을 들추느냐고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프랑스는 아직도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부역했던 자들을 찾아 처벌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공소시효도 없습니다. 극우 기독교인들이 좋아하는 이스라엘 역시 유태인 학살에 관련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찾아 자기들의 법정에 세우고 있습니다. 공소시효는 없습니다.

이미 법적으로 단죄된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런 식으로 덮어 버리기에 광주의 상처는 너무나 큰 것이고, 이것이 실제로 아물려면 지금까지 숨겨왔던 환부를 드러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디 광주항쟁 뿐이겠습니까. 도대체 천안함엔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도대체 세월호는 왜 침몰한 겁니까? 그리고 저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 일어났던 의문사 사건들의 진실은 무엇입니까? 왜 KAL 858기 사건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겁니까? 우리는 수많은 진실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 일어났던 사건들의 진실, 간첩으로 몰려 숨져간 사람들의 명예회복… 민주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동안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것은 진실입니다. 왜냐하면 진실의 역사는 곧 정의를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