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족적 과제와 조국통일의 원칙적 문제
(WWW.SURPRISE.OR.KR / 정호일 / 2025-09-29)
1. 민이 사회 역사의 주체라는 참뜻
2.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은 주체적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반동사상
3. 한국의 민족적 과제
4. 조국통일의 원칙적 문제
1. 민이 사회 역사의 주체라는 참뜻
무릇 세상일을 풀어가려면 그 주체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그 일을 풀어갈 수 있는 담당자, 즉 주체를 등장시킵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문제를 풀려고 할 경우, 자기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정당을 만들기도 하고, 아니면 어떤 연대, 연합의 전선체를 구성하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그 뜻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각종 단체를 꾸리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주체 형성의 문제에 대해 본질적으로 접근해서 이해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어떤 객관적 조건에 부합하기만 하면 주체가 되는 게 아니라 각기 자신의 지향과 요구를 가진 사람이 의지를 발휘하여 움직여야만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똑같은 상황과 조건에 처해 있더라도 사람 자신이 지향과 요구,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지 않으면 참다운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 때문에 주체 형성의 본질적 관건은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물론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가 주체 형성의 핵심적인 요건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저절로 그리된 것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를 전진시켜 온 민의 투쟁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렇게 봐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누구나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공인된 조건을 갖춰야만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가 적극적으로 발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인간이 노예로 취급되거나 신분적으로 차별받게 되면 인간으로서 대접받지 못하는데, 거기서 어떻게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자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자유와 평등 사상의 확립은 민이 사회와 역사를 발전시키면서 주체의 요구를 실현하는 데에서 획기적 전환으로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유와 평등은 형식적으로만 인정되면 별반 의미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하면 사실상 자유와 평등을 누리지 못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인간이 자유와 평등을 실질적으로 누리자면 그것은 인간 외적인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인간관계 자체를 가지고 해법을 찾아보았자 여기서 나오는 원칙적 대답은 서로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것 이상의 주장이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서로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고 공언해 보았자 인간 외적인 부분에서 차별이 가해진다면 그것으로 인해서 사실상 인간은 자유와 평등을 부정당하고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자유와 평등을 누리고 살려면 인간 외적인 문제에 대해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인간 외적이라는 것은 인간 자체 문제를 뺀 사회와 물질세계 전반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회와 물질세계는 아무렇게나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발전 법칙에 의해 전개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인간이 인간 외적 조건에 대해 주인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은 사회와 물질세계의 법칙을 인간에게 이롭게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실재하는 객관적인 법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면서 인간의 삶에 이롭게 이용하는 것과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본의 법칙은 가치법칙에 따라 움직여집니다. 여기서 자본의 법칙에 굴복하게 되면 자본의 축적, 집적, 집중이 벌어지면서 빈부격차가 확대되어 결국 소수 거대독점자본 세력만 이익을 보고, 나머지 대다수는 궁핍화된 삶을 살게 됩니다. 그 결과 소수 거대독점자본 세력이 주인 행세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치의 법칙을 이해하면서 인간에게 이롭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내올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사회를 발전시키자면 객관적 현실이나 법칙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주체적인 지향과 요구가 제기되면서 그에 맞게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게 대두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 역사의 주체라고 할 때 그 의미는 단순히 객관적 처지를 반영하는 선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어느 계급 계층에 소속해 있다는 측면보다는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려고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참다운 주체 형성의 기준선으로 삼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반영해서 사회 역사의 주체인 민을 정의한다면 사회와 역사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객관적인 처지에서 노동자 계급이라고 해도 반동적인 사상이나 매국적인 사상에 빠져 사회와 역사 발전을 저해한다면 주체가 될 수 없고, 반면에 비록 자본가 계급이라고 하더라도 사회 역사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 사회 역사의 주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체적 측면을 위주로 놓고 주체 형성을 살펴보면 더욱더 주체 자신의 지향과 요구, 의지를 더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더욱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요구되는데, 그러자면 삶 속에서 그것이 얼마나 견지되고 있는가를 놓고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자유와 평등이 형식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누리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처럼,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가 삶 속에서 진짜 얼마나 구현하고 있는가를 명확히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서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존재방식과 활동방식의 전 부분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누구나 개성을 가진 존재로서 집단을 구성하여 나라와 민족 단위로 살아갑니다. 여기에서 예외가 있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아직 개성을 참답게 실현하지 못하고 있거나 집단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심지어 주권조차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존재방식과 생활방식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 때문에 인간의 주체적인 지향과 요구, 의지는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의 전 부분에서 관철되어야 하고, 그것도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하는 방식으로 실현되어야 합니다.
주체적 징표가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의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하는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의 정당성은 한국의 현실이 이를 명확하게 증명해 줍니다. 먼저 나라와 민족 단위와 관련된 주체적 요구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모든 개혁의 출발점은 나라의 주권부터 찾아야 합니다. 주권을 찾지 못하면 민주주의, 민생, 평화, 통일은 물론 모든 개혁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거기서 주인의 권리를 실현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그 때문에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사는 방향으로 나가자면 미국과의 불평등한 조약과 협정을 파기하고 주권부터 되찾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집단과 관련된 주체적 요구입니다.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면 주권부터 찾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인데, 도리어 미국과의 동맹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식민 지배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하는 집단이 존속하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독재 체제를 형성하기 위해 민을 억압하고 지배해도 된다고 주장하고 내란 범죄까지 저지르고 나온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이런 집단이 존재해서는 결국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민이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살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이런 집단은 단호히 법적으로 응징해서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내란 범죄 집단에 대해 동조하면서 공범 역할을 했던 국민의힘에 대한 해산 요구가 광범위하게 빗발치는 것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개성의 실현과 관련된 주체적 요구입니다. 사회를 개혁하자고 하면서 정당과 단체 등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내부의 활동 또한 사회를 개혁하려고 하는 측면에 맞게 전개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도리어 내부에서 갑질이나 성폭행을 가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것은 사실상 그들의 주장이 빈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런 모습 속에서는 사실상 개혁은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 사회에서 어떤 정당이나 단체에 소속된 것과 관계없이 갑질이나 성폭행이 저질러진다면 당연히 처벌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진짜 사회를 개혁하려고 하는 단체나 정당이라면 그 내부의 관계에서도 개성의 존중과 실현이라는 주체적 요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인간이 개성을 가진 존재로서 집단을 구성하여 나라와 민족 단위로 살아가고 있는 조건에서 이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살아가는 방식으로 풀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바로 이런 지향과 요구,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참다운 주체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시대사적 발전 속에서 사회 역사의 주체라는 의미는 단순히 객관적 처지의 반영이 아니라 철저하게 주체적 징표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2.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은 주체적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반동사상
민이 주체적인 지향과 요구,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으로 태어나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 때문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안간이 아닌 존재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인간인 이상 인간으로서 주체적 요구를 갖게 되는 것은 필연적 요구입니다.
그러면 그런 필연적 요구 속에서 어떤 것이 참다운 주체적 요구로 되겠습니까? 여기에서 그 답은 세계 속에서 자기 삶을 주인답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세계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자 할 때 주인답게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 더 높은 경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주인답게 산다는 것이 최상의 경지로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계 속에서 사람이 주인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이 세계의 주인이라든가 중심이라는 뜻도 아니고, 물질세계가 합법칙적으로 변화 발전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이 세상의 주인은 있을 수 없고, 중심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물질세계는 인간의 주관적 사고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물질세계는 그저 자신의 합법칙적인 발전 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이 자신의 주체적 요구에 따라 대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요구입니다. 그리고 주체적 요구는 인간이 자신의 삶을 주인답게 풀어가자고 할 때 필요적으로 부딪쳐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주체적 요구는 인간이 주인답게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합법칙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지 그 어떤 자의적인 관념을 억지로 꿰어맞추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볼 때 인간의 주체적 요구는 노예제와 신분적 사회에서 직접적으로 제기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들어와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공인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자본의 법칙에 제약받아 자유와 평등을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하게 되자, 이 문제를 해결하자면 인간 외적 문제에 대해 주체적 요구에 맞게 접근해야만 풀어진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외적 조건에 대해 주인답게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이 주체적 요구에서 최상의 경지라고 한다면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전 부분에서 관철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의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로부터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로 살아가고 있는 조건에서 주체적 요구를 실현하자면 바로 이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자주의 원칙이 요구될 것이고, 또 그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실현하자면 그에 맞는 제도와 질서 체계를 세워야 할 것이니 민주의 원칙이 요구될 것입니다. 또한 이를 사회 속에서 관철하자면 정치적 역량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니 통일단결의 원칙이 요구될 것입니다.
이런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이를 풀어가자면 그에 맞는 방법론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살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한 개인이나 집단만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과 집단이 존재하고 있고, 또 그런 관계로 나라와 민족적 문제에 대해서도 수많은 견해와 입장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란되거나 모순됨이 없이 풀어가는 방법은 서로 일치시켜 입체적으로 존중하여 전망성 있게 통일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요구될 것입니다.(일치와 입체, 통일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우리겨레연구소 카페, 정호일의 민의 소리, 2022. 8. 1, “개혁을 실현하는 데서 일치와 입체, 통일성을 보장하기 위하여”의 글 참조)
이렇게 민의 주체적 요구에 따라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치, 입체, 통일의 방법론으로 풀어간다면 사회 역사의 주체인 민은 자연스럽게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의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으려는 세력은 이를 두고 보지 않고 가로막고 나옵니다. 지금 상황에서 그 대표적인 주장과 입장이 바로 패권의 추구와 매국적 사상입니다.
그러면 왜 민의 주체적 이해와 요구를 가로막는 대표적 형태가 패권의 추구와 매국적인 사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주체의 이해와 요구를 부정해야 하겠는데, 그렇게 하는 데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바로 주체를 왜곡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 놓고 주인 행세하면서 나머지 사람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사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패권의 추구와 노예적 굴종 사상의 유포입니다.
주체의 왜곡 현상이 왜 나타나는가는 지금의 시대적 발전상을 놓고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대는 노예제 사회도 아니고 신분제 사회도 아닙니다. 누구나 자유를 누리고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공인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식적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누리고 사는 것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주체적 이해와 요구가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주체적 요구가 적극적으로 제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주체가 수행하는 측면이 전면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여 살아가고 있는 측면을 볼 때 각기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물론 역할 수행에서 일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사회적 위치와 수행하는 역할에 따라 그만한 대접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는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지만, 다른 누구는 행사하지 못하는 관계로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 속에서 우월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바로 그 직위를 이용해 자신들만 사회의 주인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의 지배와 억압을 받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옵니다. 바로 사회 역사의 주체인 민을 부정하고 자신들만이 주인이라는 식으로 왜곡시킨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한편에서의 패권 추구이고, 다른 한편에서의 노예적 굴종 사상의 유포입니다. 여기서 민이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살자면 패권의 추구와 노예적 굴종 사상을 필연코 극복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패권의 추구와 노예적 굴종 사상은 그 본질적 특성상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특성을 띠게 됩니다. 당연한 게 자기들만이 패권을 행사해서 주인 행세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사회와 역사의 주체이자 나라의 주인인 민을 부정해야 하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패권의 추구가 인정되면 힘 있는 자 앞에서는 굴복하고, 힘없는 자는 지배해야 한다는 억압적 차별 질서가 정당화될 것입니다. 패권을 추구하고 노예적 굴종 사상을 요구하는 자들이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을 펼치면서 힘없는 약자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려는 방향으로 나오는 모습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렇게 차별적 억압 질서가 형성되면 민은 단합하지 못하고 패권 추구와 매국 세력에 의해 각개 격파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회 역사의 주체인 민이 자신의 주체적 요구를 실현하자면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치, 입체, 통일의 방법론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패권 추구와 매국적 입장은 이를 정면에서 부정하고 나오는 반동적인 사상과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패권 추구와 매국적 주장은 민의 주체적 요구를 본질적으로 부정하고 배치되는 관계에 있기에 필연코 극복해 가야 합니다.
3. 한국의 민족적 과제
사회 역사의 주체인 민이 주체적 요구를 풀어가자면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치, 입체, 통일의 방법론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여기에서 나라와 민족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라와 민족의 문제 중에서 주권 회복의 문제는 민의 가장 일치된 지점이자 기본적 권리로 되기 때문입니다. 주권 문제 해결이 다른 모든 과제들을 풀 수 있는 고리로 될 뿐만이 아니라, 그 해결 자체가 사실상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 발현이자 일치, 입체, 통일이라는 방법론의 적용으로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먼저 따져보아야 할 것은 패권의 추구가 애국적인 주장이 되는 것처럼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나치즘이 자신들의 파시즘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애국을 도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국을 참칭하고 도용했다고 해서 애국적인 주장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애국적인 입장으로 되려면 나라와 민족을 위한 실질적인 내용과 실체를 담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입장에서 놓고 살펴보면 히틀러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는 애국적 주장으로 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나치즘과 군국주의는 다른 민족을 차별하고 비하하면서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참다운 애국적 입장이라고 한다면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은 물론이고 억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유를 참답게 누리자면 남의 자유를 억압할 자유를 허용해서는 안 되듯, 자기 나라와 민족이 소중하다면 다른 나라와 민족 또한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와 민족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면서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사상은 참다운 애국적 입장으로 될 수 없습니다.
나치즘과 군국주의 사상이 참다운 애국적 입장으로 될 수 없는 것은 또한 민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민족의 주인은 민입니다. 그러니까 나라와 민족은 그 무슨 특별한 존재가 있어서 그들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민이 주체라는 것입니다. 즉 민이 나라와 민족 단위로 살아가고 있기에 그 주체 또한 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민이 나라와 민족 단위로 살아가게 되는 이유는 인류사의 발전 과정에서 주권 행사가 나라와 민족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이 나라와 민족의 주체라고 한다면 광범위한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를 모아내어 누구나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민족을 차별하고 억압, 지배하려는 주장과 입장은 그리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 대한 차별적 질서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쳤을 때 바로 그때로부터 자국 내에서도 차별적 질서가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별적 질서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나치즘과 군국주의 세력이 노동자를 포함한 자국 민의 권리를 철저히 짓밟고 억압하였다는 것에서 증명됩니다. 그러니까 나치즘과 군국주의 사상의 본질은 소수의 패권 추구 자들만 주인 행세하고, 나머지는 노예적 굴종 사상을 수용하고 지배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놓고 보면 나치즘과 군국주의는 애국을 참칭했지만, 실상은 나라와 민족의 주인인 민을 배신한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에 다름 아닙니다.
트럼프의 극우 정책과 관련해서도 이런 이치는 똑같이 적용됩니다. 트럼프가 동맹국들을 약탈하고 수탈하는 것을 언뜻 보면 애국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만, 그 실상의 내막은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트럼프가 그런 정책을 폄으로써 누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는가를 살펴보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관세인상 정책을 펴자 당장 물가가 올라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세계 패권을 추구하는 세력은 어차피 관세인상으로 인해 벌어들인 돈을 그들을 위해 쓰이게 되니 당연히 그 이득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동맹국들을 약탈하고 수탈하게 되면 필연코 세계 각국 민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니, 그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자체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세계거대독점자본 세력만 이득을 보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나머지 대다수의 삶이 더욱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것이니, 바로 이것이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형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런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입장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정권은 이를 막고자 힘없는 약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패권 추구를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나오게 됩니다.
사회에서 힘없는 약자들이 대거 발생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산출된 부를 공평하게 재분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심화되어 사회적 활동을 하지 못하고 결국 탈락하는 자가 부지불식간에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산출된 부를 공평하게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해결될 것인데, 그렇지 않고 사회적 활동에서 탈락하는 자들이나 힘없는 약자들에게 쓸데없이 나라의 돈이 사용되기 때문에 민의 삶이 어려워졌다고 호도하며 이들을 공격하는 양상으로 나옵니다. 미국에서 이민자들이나 성소수자, 여성에 대한 비하와 폄훼 등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차별을 정당화하는 주장이 나타나는 것은 이런 모습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없는 자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것이 정당화되면 그때로부터 민의 단합은 물 건너가고 차별적 억압 질서가 세워지게 됩니다. 미국에서 힘없는 약자들에 대한 공격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기인합니다. 지금 미국에서 전문 직종의 비자 문제를 허용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것 또한 사회의 본질적 문제의 해결과는 별반 관련이 없습니다. 미국 사회의 본질적 문제는 사회적 부의 공평한 재분배에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전문 직종의 비자 허용 문제는 차별을 가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선에서 전개하는 것이 적당한가를 놓고 벌이는 논쟁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트럼프의 정책은 애국적인 주장이 아니라 철두철미 미국 민의 이익에 반하는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행위에 다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미국의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정책은 세계 각국 나라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패권 추구이자 노예적 굴종 사상의 확산이고, 힘없는 약자를 공격하여 차별적 억압 질서를 정당화합니다. 이에 근거하여 힘 있는 자 앞에서는 굴복하고, 힘없는 자들은 억압하고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국제적인 카르텔이 형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국도 여기에서 예외로 되지 않았고, 도리어 더 급속하게 확산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힘 있는 나라의 식민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대신에 한국 사회에서는 자신들이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지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미일 동맹의 강화라는 미명하에 미국의 식민 지배를 받아야 한다면서 나라와 민족의 주인인 민을 억압하고 지배하려고 하는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이 급속하게 나오게 된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나 장애인들을 폄훼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중 혐오나 반북 대결적 주장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모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조건에서 한국 사회의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이것은 결국 민족적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이 유포되면서 민족적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이 유포되지 않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이 어디에서 근거해서 나오는지를 명확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을 펼치는 자들이 주체에 대한 설정과 함께 주체의 요구를 교묘히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잘못된 근거를 바로잡아야만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이 설 땅이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실상 주체의 설정과 주체의 요구는 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당연한 게 주체는 단순히 객관적 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까지 갖추고 실질적으로 행동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체인가 아닌가의 잣대는 객관적 처지의 반영보다는 주체적 이해와 요구, 즉 주체적 징표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민족의 객관적 징표는 핏줄과 언어, 지역과 문화의 공통성이라고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 징표만으로 주체를 설정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에서 검은머리 미국인들은 객관적 징표를 가지고 있지만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민족 문제를 풀자면 이런 매국노를 단죄해야만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객관적 징표에서 머물지 말고 나라와 민족 단위에서 공고한 운명공동체 집단으로 살아가고자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 하는 주체적 징표가 더욱 중시되어야 합니다. 즉 운명공동체 집단의 성원으로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려고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한 판단 척도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참다운 주체는 객관적 처지의 반영으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를 가지고 활동해야만 한다는 데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그러니까 주체로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야만 참다운 주체로서 대접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주체적 지향과 요구, 의지와 같은 주체적 징표가 주체로 대접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의 관건적 문제로 제기되는 조건에서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것도 주체의 지향과 요구, 의지인 것처럼 왜곡하면서 그들만이 주체인 것처럼 변질시겼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상원의 수첩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윤석열의 내란 범죄 세력들이 자기들만이 한국 사회의 지배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그들을 반대하는 제반 세력들을 가차 없이 제거하려는 음모를 획책했던 것에서 명확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체의 요구는 나라의 주인인 민의 요구이지, 민을 지배하고 억압하려는 행위가 주체의 요구로 될 수는 없습니다. 그 때문에 민을 지배하고 억압하려는 사상과 주장은 필연코 반민적이고 매국적으로 주장으로 귀결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은 한국 사회에서 민족 문제를 풀어가는 주체적 요구가 될 수 없을 뿐만이 아니라 도리어 민의 주체적 요구를 왜곡하고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 철두철미 반대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 사회에서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자면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에 반대하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민이 나라와 민족 단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자면 외세의 침략과 침탈에 단호히 반대하면서 주권부터 확고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라의 주인인 민을 주체로 세워 애민, 애국의 기치로 연대 연합해서 애국정권을 세우는 것부터 풀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이 애국정권의 힘으로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행위를 저지른 자들을 엄히 처벌하면서 외세의 침략과 침탈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애국정권을 세워 이런 문제를 해결하여야 이후 나라와 민족 단위의 모든 부분에서 민이 주인의 권리를 전면적으로 누리고 행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조국통일의 원칙적 문제
한국 사회의 민족적 과제가 민이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할 수 있도록 애민 애국의 기치로 연대 연합해서 애국정권을 세워 한국 사회에서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행위를 저지를 자들을 단호히 응징하면서 외세의 침략과 침탈에서 벗어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조국통일의 과제는 이를 한반도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조국통일의 문제는 한국의 민족적 과제 해결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민족적 과제는 하나의 국가 내에서의 문제이고, 조국통일의 과제는 서로 다른 사회 체제와 제도 속에 살아가고 있는 남과 북이 하나로 합쳐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국통일 또한 한반도 차원이긴 하지만 민족적 과제의 해결이라는 점에서 이를 풀어가는 원칙적인 입장은 자연스레 동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우선,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세력은 민족적 과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듯, 조국통일에 있어서도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조국통일 또한 한반도 차원에서 외세의 침략과 침탈에서 벗어나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 되어야지, 그렇지 못한 조국통일의 형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족적 과제의 해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는 원칙이 조국통일의 영역에서도 의연히 견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합의했던 노력이 처음에는 곧 통일로 연결될 것처럼 보였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에서 드러납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통일운동 과정에서 합의되었던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이 전혀 성과가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것은 귀중한 성과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도 구속력 있게 견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성과들이 진짜 결실로 이어지려면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주장이 통용되거나 외세의 침략과 침탈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북이 어떤 방식의 통일을 논의하고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민족적 과제 해결의 원칙적 입장이 견지되지 못했을 때 남북 관계는 어김없이 파국으로 치달았다는 데에서 확인됩니다. 그러니까 한반도 차원에서의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는 조국통일 또한 우리 민족끼리라는 객관적 측면의 반영으로 통일하겠다는 것으로 멈출 것이 아니라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려는 주체적 요구의 징표가 더 중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체적 요구를 중시하면 남북 관계의 통일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할까요? 주체적 요구가 중시되는 조건에서는 조국통일을 이룩하려면 우선 주체적 요구의 공통점부터 찾아야 할 것입니다. 공통점이 없는 조건에서는 백날 통일을 논의해 보았자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공통점이 없는데 그 무엇으로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도리어 공통점이 없는 조건에서는 서로 자기 요구를 강박하게 될 것이 뻔한 이치일 것이기에 서로 적대하며 싸움이나 하게 되는 방식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싸우다가 전쟁이 일어나게 나면 그 파국은 민족의 생존조차 담보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재래식 무기의 파괴력만 보아도 엄청난데,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핵전쟁으로 비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겪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남북 관계에 있어서 공통점을 찾느냐, 못 찾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남북 관계에 있어서 주체적 요구의 공통점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나라와 민족의 주인이 민이라는 데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국통일은 한반도 차원에서 민이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선적으로 애민, 애국의 기치를 공통점으로 놓고 풀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애민, 애국의 기치로 공통점을 마련했다고 해서 곧바로 조국통일을 이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체제와 제도 속에서 살아온 관계로 서로 합의되는 영역을 계속 확대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은 결국 민이 한반도 차원에서 주인의 권리를 실현하는 이상 조국통일 또한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치, 입체, 통일의 방법론을 통해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전쟁을 겪지 않고 평화적으로 조국통일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한국에서 민족적 과제를 우선해서 풀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애국정권을 세워 반민적이고 매국적인 행위를 하는 자들이 주인 행세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응징하고, 외세의 침략과 침탈에서 벗어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게 되었을 때, 한반도 차원에서 조국통일을 전면적으로 실현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 조국통일을 이룩하려면 한국의 민족적 과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의 주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세의 침략과 침탈에 반대하면서 반민적이고 매국적 행위를 응징해 나가는 것 자체가 조국통일을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될 것입니다. 그러면 남북 관계는 분단국가로 살 것이 아니라 민의 주체적 요구인 애민 애국의 기치로 통일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이 명확히 확립되면서 자연스레 그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5. 9. 29
우리겨레연구소(준) 소장 정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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