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민간인 학살' 진실을 말한다]
③ 한겨레 보도에 분노하는 '그날'의 증언-이화종 월남전 참전자회 회장
베트콩들, 한국군·현지 주민 분열 시키려 민간인 공격 뒤 심리전
'민간인 살해' 한국군 잡고보니 베트콩...부대 마크·군복도 다 틀려
논란 된 '퐁니·퐁넛 마을'은 집집마다 땅굴 파놓은 베트콩 적성촌
베트남전에서 우리 군 장병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면서 한겨레와 좌파 진영이 내놓는 근거는 대부분 "누구에게 들었다"는 소문이나 베트남전 때 어린아이였다는 공산당원의 주장, 베트남 공산당이 조성한 선전 시설이다.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은 대부분 베트콩(NLF·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이 저질렀거나 남베트남 특수부대의 소행"이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특히 베트콩은 심리전 차원에서 한국군으로 위장해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일이 잦았다"고 강조했다.
월남전 참전자회 이화종 회장, 조봉휘 조직·홍보국장, 안금두 복지사업국장 등 참전용사들은 1968년 2월 ‘퐁니·퐁넛 마을 학살 사건’ 당시 남베트남 정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전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불같은 성격인데 이 사건을 접하자 굉장히 화를 냈고, 즉각 꽝남성 행정기관과 군 수사기관을 동원해 조사했다"면서 "하지만 조사 결과 한국군의 학살이라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다음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전쟁 당시 베트콩이 현지 주민과 한국군 사이를 분열시키고 서로 적개심을 품게 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베트콩이 한국군 군복을 입고선 민간인들을 공격하거나 학살했다는 것이다.
참전용사들은 "민간인을 살해한 사람을 잡았는데 한국군 위장복을 입었지만, 실은 베트남 사람이었다"면서 "그들은 한국군 군복을 입고 자기 동족을 무차별 살해했다"고 했다. 이들은 한 자료를 보여주며 "이게 당시 전투 상보인데 퐁니·퐁넛 사건 나흘 전에 한국군 복장을 한 베트콩들을 발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학살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는 부대 마크도 군복 무늬도 틀린 데 한국군이 범인이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화종 회장은 덧붙였다. 이 말은 ‘맹호부대’ 관련 사건과 흡사하다. 베트남전 당시 빈딘성 고자이 마을에서 맹호부대가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베트남 공산당이 조성한 추모시설을 보면, 학살자는 오른쪽 팔에 오각별 중앙에 표범이 울부짖는 부대 마크를 달고 있다. 당시 남베트남군 특수부대 ‘레인저’가 입던 군복이었다. 반면 맹호부대를 비롯한 우리 군은 부대 마크를 왼쪽 팔 부분에 달고 철모에는 부대 마크를 새기지 않았다.
남베트남 레인저의 행동에도 오해를 살 부분이 있었다. 당시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베트콩에 대해 개인적으로 극도의 적개심을 갖고 있었다. 그 때문에 베트콩으로 의심되면 무조건 죽이는 일이 많았다. 다만 베트남은 고온다습한 곳이라 시신 부패를 늦추기 위해 내장을 모두 제거하고 시신을 보관하는 풍습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시신의 내장을 빼낸 것을 한국군이나 미군 등이 보고 ‘오해’를 했다는 지적도 최근 나온다.
참전용사들은 ‘퐁니·퐁넛 마을’에 대해서도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등 좌파는 ‘퐁니·퐁넛 마을’이 전략촌(남베트남과 미국에 우호적인 주민들이 사는 마을로 연합군의 보호 대상)이었다며 "한국군이 우호적인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서 학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전용사들은 "거기는 무늬만 전략촌이지 실제로는 베트콩이 장악한 적성촌이었다"고 주장했다. 퐁니·퐁넛 마을은 촌장 집부터 집마다 땅굴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였다. 베트남전 당시 땅굴은 베트콩의 상징과도 같다.
이화종 회장은 "(학살이 일어났다는) 당일 날 우리 장병이 퐁니·퐁넛 마을에 진입했다 저격을 4번이나 받았다"는 당시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조봉휘 조직·홍보국장은 "당시 마을에는 중대 규모의 베트콩이 머물고 있었다"며 "연합군이 다낭에서 포획한 베트콩 공문서를 보면 사건 당시 그 마을은 베트콩이 이미 점령한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며 당시 문서 복사본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