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의)時代 13

NATO,
미국의 지랄

1. NATO와
QUAD

3월 1일 프랑스 국방부는 <2월 18일 토네흐함(강습 상륙함), 슈쿠프함(프리깃함)이 툴롱을 떠났다. 토네흐함, 슈쿠프함은 3개월 간 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함정들은 남중국해를 두 차례 항해하며, 5월엔 미국-일본과 함께 연합 해상훈련을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영국 항모 전단(퀸엘리자베스함)은 일본에 장기 주둔하며, 주일미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미 해군, 일본 해상 자위대와 연합훈련을 벌인다>고 보도했고, 닛케이는 <독일은 이번 여름 구축함 1척을 태평양에 전개한다. 독일 정부는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2020년 9월 법의 지배와 자유로운 시장을 골자로 하는 인도-태평양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보도 했다.

이처럼 NATO가 QUAD에 접근하고 있다. NATO의 이런 접근은 QUAD의 배후 그 이상의 위상과 역할을 과시하기 위한 너무 시끄러운 행사다. 그러나 <그들(NATO)식 아시아-태평양 중시가 중국 중시, 러시아 중시, 조선 중시 가운데 무엇이냐?>가 아직껏 불투명하다. 이런 불확실성과 관련해서 3월 3일 토니 블링컨의 연설, 웬디 셔먼의 의회 청문회 발언 등이 이목을 끈다.

웬디 셔먼(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은 3월 3일 의회 청문회에서 모두발언, 질의-응답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조선의 지도자가 추가 핵무기나 더 향상된 운반시스템을 개발해 지역과 세계에 더 큰 위협을 제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 직면한 과제는 미국과 경쟁하려는 중국의 야심, 우리의 민주주의에 해를 끼치고 방해를 놓으려는 러시아의 결심, 이란 및 조선이 제기하는 핵과 다른 위협이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맞서고 이기기 위해 우리는 미국에 투자하고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포함해 필요한 곳에서 중국에 맞서고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빌 해거티(공화당 상원의원)의 질문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조선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지지하느냐?>에 대해서 <조선이 정말로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기 위해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우리에게 있는 모든 수단을 쓸 것이다. 중국이 그 과정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웬디 셔먼의 발언과 입장은 <능력이 충분하고, 자신만만한 미국>을 토대로 한다. 그는 <그런 미국에 대한 인식이 적절한가?>에 대한 일말의 의심, 망설임이 없어 보인다. 이런 무식하고, 무대포스러움은 토니 블링컨(국무장관)에게서도 동시에 발견된다. 그는 3월 3일 연설에서 많은 시사점을 노출했다(댓글 참고).

이처럼 셔먼, 블링컨 등 미 국무부는 우선 집중할 곳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조선, 이란 등을 다음 관심대상으로 나열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순서대로 하나씩 손보기, 길들이기가 가능할 것이다>는 착각, 구라에 흠뻑 젖었다. 따라서 미국에게 .... <아직도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디?>하고 물어야 할 지경이다.

2. 러시아
찝쩍거리기

3월 2일 미 행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에 있다. 이에 따라 7명의 러시아 고위관리, 5곳의 연구소 및 보안기관, 14개 기업체 등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EU도 <이고리 크라스노프(검찰총장) 등 나발니 사건과 관련된 4명의 러시아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3월 2일 러시아 외무부(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는 성명을 냈다. 그 성명은 다음과 같다. <미 행정부가 EU와 함께 모스크바 징벌을 위한 또 다른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적대적인 대러 공격을 가했다. 자체 내부 문제로 혼란스러운 백악관은 또다시 외부의 적의 이미지를 조장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이 같은 미국의 정책은 논리나 의미가 없으며, 이미 완전한 동결 상태까지 이른 양자 관계를 더 약화시킬 뿐이다.

제재의 동기로 나발니가 모종의 군사용 화학물질에 중독됐다는 의도적으로 조작된 도발을 제기한 것은 부조리의 극치다. 이 모든 것은 단지 우리의 내정에 대한 노골적 간섭을 계속하기 위한 구실일 뿐이다. 우리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비대칭적일 수 있는 상호주의 원칙에 근거해 대응할 것이다. 미국의 제재 집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모든 공세를 격퇴하면서 자국의 국가이익을 지속적이고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서방 동료들이 불장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도 2일 <미국과 EU의 우리에 대한 제재에 당연히 대응할 것이다. 누구도 상호주의라는 외교 규정 가운데 하나를 취소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입장을 피력했다. 그리고 3월 3일 중국 외교부(왕원빈 대변인)는 <중국은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나발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완전히 러시아의 내정이다. 주권국가의 내정에 대해 외부세력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 관련 국가들이 일방적인 제재가 아니라 협상과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해서 러시아의 곁을 지켰다.

러시아 문제에 대한 미국, EU의 접근을 <舊 냉전시대의 향수>쯤으로 설명하기엔 주디가 심심하다. 그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낯가림, 대책 없음의 표시다>고 읽는 것이 무난해 보인다. 시대에 대한 낯 설음, 무대책 한 그들의 형편에 대해서는 따로 더 열거할 필요가 없다. 정황이 그것을 지겹도록 가리키고 있고, 그동안 숱하게 블로그들이 지껄여온 탓이다.

러시아 문제에 대한 그들의 새로운 접근들은 중국 문제에 대한 집착이 그렇듯 실무이기 보다는 낯섬과 무기력에 따른 일종의 공허감의 그들식 표현이다. 그들은 먼가를 열씨미 하고 있고, 먼가라도 있는 것처럼 부지런히 아이디어를 공개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이디어가 전선에 대한 실제적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에 그것이 분명하고, 단아하게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전선에 그것을 적용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관련한 행동은 물론 입도 뻥끗하지 않는다.

그런 그들에게 러시아가 <그놈의 입하고, 몸조심해라>고 경고했다.
그것은
<덤빌 상대에게
깜이 되는 건덕지를 갖고
덤벼라>는 의미다.
한마디로 <일 없다>인 것이다.

4.

국제정세는 <외치 보다는 내치가 다급한 지경이고,
그것이 답답하도록 연장되는 국면>이다.
그런 새카만 국면을 타계할 방법으로
외부문제를 손대고 싶어 하는 게 미국과 EU의 현재다.

하지만 <만만한 상대, 게다가 건들면 정세가 들썩거릴만한 대상이 없다>는 게 문제다. 때문에 그들은 부지런히 <안성맞춤인 대상을 물색하는 와중>이다. 그런 그들이 중국, 러시아, 조선, 이란 등을 대상으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모종의 작업을 전개시킬 가능성은 적다. 그들에게 그런 상황과 그 이후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절대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남중국해와 태평양전선을 얼씬거리는 것을 놓고 <이 지역에서 당장 일을 저지르고 싶어 하는 거 아니냐?>고 상상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반면,
<불을 지르고 싶어서가 아니라
불이 나까 봐 안절부절이다>
현재 미국과 EU의 온갖 지랄을 이렇게 단정하는 블로그들도 있다.

그것이 희망인지,
낙관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과 EU에 의해서 난데없이 유린당하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