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우수(2월 18일)를 지나친 날씨가 들쑥날쑥입니다.
아직은 냉이, 망초, 개미나리.... 정도가 채취 가능할 만큼
대가리를 내밀었을 뿐입니다.
양짓머리를 기웃거려 봐도
쑥은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경칩(3월 5일) 전-후라야 양짓머리부터
쑥이 가여운 얼굴을 내밀 겁니다.
그렇게 쑥이 가여 울 때
뜯어다가
된장.....을 넣고 끓여 놓으면
입천장~~ 배대지가 시원한
국이 만들어집니다.

보릿싹, 올갱이....국의 시원함과
쑥국의 그 시원함은 다르죠.
이번 봄
경칩, 춘분(3월 20일), 청명(4월 4일) 즈음까지
여린 쑥을 뜯어서 그런 국을 끓여 먹을 만 할 겁니다.

곡우(4월 20일), 입하(5월 5일)가 지나면서
쑥은 떡으로나 먹어야 할 만큼
억세 지고, 쓴 맛이 도드라지기 시작 합니다.

그런 쑥이
밭에 들면 금새
<쑥대밭>을 만듭니다.

<완존 죠졌다>는 의미로 그 말을 썼는데
농사를 짓다보니까 <왜 그랬는지> 알겠더군요.
쑥은 뿌리를 모두 캐내서 밭 밖으로 끄집어내야 합니다.
실오라기라도 남으면
도로 싹이 돋고,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탓입니다.

그래서
쑥처럼 (어디 한 번) 질겨질 요량에 오랫동안
밥상에 올렸던 모양입니다.
쑥은
마늘과 함께
가장 오래된 반찬꺼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경칩이 다가오니까
이상하게 쑥국이 땡깁니다.
그걸 먹고 쑥처럼 질겨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무능한 조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서둘러 쑥으로 기어 나오고 싶어선지 모르겠습니다.

참고 /임방울 - 쑥대머리  https://www.youtube.com/watch?v=RozuRv_P8P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