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교향악단은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관록있는 예술단체이다.
악단의 매혹적인 연주는 관중들을 신비한 음악세계에로 깊이 빠지게 한다.
특히 관현악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가 연주될 때면 관중들은 환희로 들끓는 청산벌을 방불하게 보는 듯하여 요란한 박수갈채로 재청을 하군 한다.
수십년세월이 흘렀어도 나날이 커다란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을 감흥시키는 이 노래를 작곡한 김옥성에 대한 추억을 안고 본사기자는 얼마전 그의 안해 은영남과 마주앉았다.
기자: 년세가 어떻게 되는지 퍽 정정하다.
김옥성작곡가에 대하여 알고싶어 찾아왔다.
은영남: 내 나이 이제는 80고개를 넘고 남편이 세상을 떠난지도 어언 40여년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그가 작곡한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를 비롯하여 전시가요들 그리고 전후에 작곡한 많은 작품들이 오늘까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것을 보면서 그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지금도 두툼한 오선지묶음이 든 배낭을 지고 흰눈덮인 청산벌로 나가던 50여년전의 남편의 모습을 잊을수가 없다.
남편은 청산리사람들이 부르는 타령을 들으며 악상을 익혔고 현실을 깊이 체험하는 과정에 풍작을 이룩한 농민들의 기쁨을 그대로 선률에 담아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를 창작하였다고 자주 외우군 했다.
노래의 첫시작이 그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선률이라며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곡상을 생각했는가고 물었을 때 족답기 돌아가는 소리에서 령감을 얻어 창작한것이다, 특별한 재간이 아니라 땅의 주인이 되고싶어하던 농민들의 세기적숙망이 실현된 공화국의 현실, 농민들의 기쁨이 오선지에 그대로 옮겨졌을뿐이라고 그는 말하군 했다.
그의 가슴속에는 조국과 인민에 대한 사랑이 꽉 차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은 황금이삭이 설레는 무연한 벌을 끝없이 바라보면서 나의 손을 꼭 잡고 언제든지 농촌에 대한 교향곡을 쓰겠다고 했는데 그때 유난히도 빛나던 그의 눈빛을 오늘까지 잊을수 없다.
기자: 김옥성작곡가에게 남다른 천부적인 음악적기질이 있지 않았는가?
은영남: 아니다. 공화국의 품이 그를 유명한 작곡가로 키웠다.
조선에 대한 일제의 군사적강점시기인 1916년 6월 30일 황해도 송화군 풍해면(오늘의 황해남도 과일군 읍)에서 가난한 가정의 둘째아들로 태여난 그는 해녀였던 어머니가 자주 들려주는 구슬픈 노래를 들으며 성장하였다.
음감이 트면서 음악공부를 하고싶었으나 생활난으로 그 꿈을 이룰수 없었다.
그러던 그에게 나라의 해방(1945. 8. 15)과 함께 새 생활의 봄이 찾아왔다.
위대한 김일성장군님께서 찾아주신 조국의 벅찬 현실은 그에게 창작의 나래를 달아주었다.
남편을 일찍 잃고 눈물로 자식을 키우며 겨우 생계나 유지하던 자기 어머니와 같은 녀성들이 해방조국건설에 떨쳐나 참된 삶을 누리는것을 보면서 그는 《녀성의 노래》를 작곡하였다.
그의 열정은 가렬한 조국해방전쟁(1950―1953년)의 나날에 더욱 뜨겁게 분출되였다.
종군작곡가로 최전선으로 달려나가 락동강전투, 무명고지전투 등에 참가한 그는 불타는 고지에서 김일성장군님께서 찾아주신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바쳐 싸우는 인민군용사들의 모습을 보며 《결전의 길로》, 《전호속의 나의 노래》를 비롯한 유명한 전시가요들을 지어 군대와 인민을 승리에로 적극 고무하였다.
평소에 조용하고 말이 적었던 남편이 열정의 인간이 되여 좋은 작품들을 내놓게 된것은 인민이 주인이 된 참세상을 펼친 공화국의 현실이 있었기때문이다. 하기에 그가 일생동안 창작한 100여편에 달하는 작품들이 다 조국의 벅찬 현실을 그대로 오선지에 떠올린것들이다.
불처럼 뜨거운 인간이였던 그는 불치의 병으로 침상에 누웠을 때에도 끝없이 사랑하는 조국에 대한 찬가를 더 짓고싶어 오선지와 펜을 그러쥔채 49살에 삶을 마감하였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재간있는 아까운 동무를 잃었다고 하시며 그의 장례식을 온 나라가 다 알게 국가장의로 하도록 은정깊은 조치를 취해주시였다.
백두산절세위인들의 크나큰 믿음과 사랑속에서 그는 나라의 첫 공훈예술가, 인민예술가칭호를 수여받았으며 그의 유해는 애국렬사릉에 안치되여 오늘도 영생하고있다.
기자: 아버지의 대를 이은 자식들이 있는가?
은영남: 맏아들, 맏며느리, 맏손자, 셋째손자 모두가 국립교향악단을 비롯한 예술단들에서 재능을 꽃피우고있다.
앞으로 우리 가문에서 제2, 제3의 김옥성이 나왔으면 하는것이 나의 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