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미래
해방정국
조선혁명 제3기 (1)
민족주의는 반역주의다
염치, 양심, 도리.....그리고 총알 (6)

1.

<민족주의는 반역주의다>를 ..... (개)곤주로 5개 끄적여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곳 ....습하고, 침침하고, 서먹한 골짜기에서 나가는 길 입니다. 민족이면 반역인 곳, 꺼꾸로 그것이 전부인 곳.....그렇게 야(冶 / sexy)하게 .... 두 갈래로 타개진.... 민족얘기를 하다가 보니까...두서, 경황(景況)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형벌 가운데 능지처사(凌遲處死)라는 게 있죠. 정서적으로는 그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 .... 타의에 의해 자행된 조선반도에서의 분단일겁니다.

분단을 이것과 다르게 보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일본식민지 시절을 근대화 시기로 보는 주류강단논리까지 엄연히 있으니까요. <이곳의 지금>에 대해서도 그 의견이 참 거시기 하게 찢어발겨집니다. 그 가운데 <미국식민시대>라는 의견은 (극)소수 의견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발칙한데다 불온(不穩)한 발상이기도 하지요. <여기는 점령지다>...여기가 분명히 출발驛일 텐데........ 그 앞에 접근금지 팻말이 오래전부터 내동 걸려있는 것이죠.

2.

<생각을 막는다>....는 거는 <생각을 무서워 한다>를 의미하죠. 그리고 <정상적인 나라>라고 빡빡 우기면서...<사상의자유(思想의 自由, Freedom of thought), 표현의 자유(表現의 自由, freedom of speech), 양심의 자유(良心의 自由)는 위법이다>고 주장하는 배짱이 참 흥미롭습니다. 그런고로 양심수(良心囚, Prisoner of conscience)문제 ㅡ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 National Security Act)은 ...거뜬히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깜이죠.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의 25시(La Vingt-cinquième Heure)가 투영된 곳, 그 시기가 .... 이곳의 현대사 입니다. 이 진기한 사례는 미군정시대의 빛나는 업적이죠. 이것을 다른 면에서 엿본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커밍스(Bruce Cumings)가 본 한국사람>...이렇게 매듭을 묶어 놓아야 할 거 같습니다. 그는 그들을 .... <양키보다 아메리카를 더 사랑하는 ....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기술했죠. 그러니까 이곳의 지금을 이렇게 놀라운 곳으로 일군 것은 현재까지.... 1) 미군과 2) 커밍스가 본 그래서 추천한 사람들...얘들 둘 이네요.

3.

<25시 현장, 등장인물들>....이러면 .....이곳, 사람들이 설 자리에 별로 여분이 없겠죠. 그만큼 이곳은 개성이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근성을 <(양은)냄비>에 비유하기도 하죠. 어렸을 때 <여기서 사는 거는 ....아녀>...라는 이유만으로 이민을 떠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애가 이민을 떠난지 5년만?에 볼 일이 있어서 잠시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귀국 소감을 이렇게 말하더군요. <착륙하기 30여분 전 뱅기에서 보니까 ....솥단지에 콩을 가득 넣고 볶는 곳...딱 그 거 더랑게>

그 말을 그때는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30여년동안 틈날때마다 그 말을 곰씹었습니다. 이게 내 버릇이기도 한데...나는 어떤 단어, 문장이 이해되지 않는데 맛깔스러우면 ....그것을 따로 저장해 놓고...소가 되새김을 하는 것처럼 맛이 다 우러나고, 그 맛이 온전하게 느껴질 때까지 곰씹는 버릇이 있습니다. 멈추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되죠. 암튼 그래서 이즈음에야 그 말의 맛이 얼추 제맛을 내는 중입니다.

4.

25시현장, 거기 등장하는 사람들....양은 냄비, 콩, 솥단지......이곳, 지금....을 정리해야 할 때... 나는 이 5섯가지 되새김용 글짜들로...그 맛으로 대신합니다. 이런 은유, 상징, 연상을 통한 현장 직시가 무리일게 없죠. 그래서 <그런 지경에 있는 콩알 하나>를 나로 기계적으로 대체합니다.

거기가 ..... 이곳, 지금을 읽어나가는 출발지죠. 그 때문에 금방 슬퍼지지만....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요령으로 콩알 하나, 둘, 셋......하고 연결해 나가면 되는 단순 작업이니까요.

자꾸 이랬싸면....<시방 먼 소리래?>...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진득하게 직접 해 보면...나름 재미가 있고, 소득도 있습니다. 물론 시간과 참을성 낭비는 피할 수 없더군요. 그래도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약간 더 있는 방식이긴 합니다.

5.

여담입니다만... 인산 김일훈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인산죽염>으로 대부분 아는 사람이죠? 그는 항일무투경험이 많습니다. 그리고 6.25무렵 월남해서 충남 논산군 상월면 대명리 신양마을? 인근에서 아내, 애들과 한동안 지냈죠. 논산 상월 대명리에서 대전역까지 걸어서 꽤 멉니다. 당시 그는 지게를 지고 대전역까지 걸어가서 지겟짐질을 한 댓가로 먹을 꺼(당시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 일하는 거는 이틀...이틀에 보릿쌀 2되~ 2되 반 /공치는 날이 다반사)를 장만했습니다.

그렇게 10여년 연명하다가 지리산 자락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들어갔고... 그 즈음부터 죽염 만들기를 시작 했습니다. 죽염을 만들어 팔고, 약재를 체취해서 팔면서 살림이 천천히 피었죠. 하지만 그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구들이 있는 집에 살도록 하고..자신은 구들이 없는 움막에서 죽을 때까지 살았죠.

6.

그 이유를 그는 <친구들이 만주, 연해주....그 언 땅에 묻혀있는데...내가 먼 염치로다가?>...로 메꿨습니다. 같은 이유로 입에 기름진 거, 달달한 거를 대지 않았죠. 껍질이 덜 벗겨진 보리, 기장, 조...를 대강 익혀서 죽염하고 먹는 게 거의 다였습니다. 지금은 윤세, 용세.... 두 아들이 인산죽염을 기업화 해서 입방아에 더러 오르지만.... 죽을 때까지 별로 사업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죽기전에 <가가사인인불이여. 이자. 그 세월이 오고야 마는 겨>...이렇게 예측했습니다. 그의 그 예측이 맞을 거다, 아니다...이 얘기가 아니죠. <염치(廉恥), 선 곳에서 제 할릴>....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꺼낸 여담입니다. 김일훈은 그것을 <염치가 없으면 암것도 도모해선 안 되는 겨. 긍게 염치가 먼저여. 염치땜시 죽을 수 있어야 허고. 죽더라도 까딱하면 장만이 안 되는 게 그게 염치여. 헝게, 염치가 무조껀 먼저여>...이렇게 조언했습니다. <근데, 그게 먼소리?>...그러면 ...아직도 이 이바구가.... 이렇나요?

7.

<혁명사업에서 실천의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단계입니다. 이것을 조선의 혁명소조(동학농민소조, 항일무투소조)를 예로 설명을 하는 게 ... 껄쩍찌근하더라도 어쩔 수 없더군요. 소조원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크게 ....<1) 각성과정 2) 체험과정 3) 훈련과정 4) 경험과정 5) 점검과정 6) 반성과정 7) 총화과정 8) 검증과 승인과정 9) 조직과정>으로 분류됩니다.

개인에 따라서 9개 과정을 통과하는 시간이 다르죠. 그리고 각 단계별 성과치도 다 제각각입니다. 그런 개개인의 차이는 꼼꼼하게 체크 되고...조직에서의 역할과 다음 단계 과정에도 참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이 예비 소조원의 <혁명성>입니다. 우리식으로 하면 ... <민족, 세계, 역사, 혁명에 대한 자기 생각 또는 관점>이죠. 이게 부실하거나.... 문제가 되면 다른 과정에서 보이는 가능성들은 말짱 황! 처리 됩니다.

8.

인산(김일훈)이 염치를 강조한 게 이 때문이고...그것이 뼈에 박힌 자기 버릇이기도 합니다. 인산이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염치가 없으면 혁명전사가 아니다. 전사가 돼서도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조선혁명소조의 훈련프로그램과 소조원 검증-인증 과정에서 절대적으로 중시되는 <혁명성>을 인산은 염치로 해석하고 안 거죠. 그의 단순성이기도 하지만 다르게는 <그의 피에쩔은 염치>이기도 합니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이렇게 놓고 보면...간단하거나, 싸구려같지 않죠. 우리말은 사실 싸구려가 없습니다. 그만큼 역사가 깊고.... 많은 뜻을 스펙트럼처럼 품어온 특성 때문입니다. 때문에 명사 두세개가 달라붙은 짧은 문장 하나를 놓고 ....30년 넘게 오물거려도 그 맛이 다 빠져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좀 과한 경우에는 <조상놈들이 영악스럽게도 우리 말에 역사와 사상을 다 저장해 놓았다. 그 말만 잘 씹으면 역사, 사상을 따로 공부할 일이 없다>....이렇게 주장하기도 합니다. 좀 과장 된 면이 있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죠.

9.

인산은 제 목숨보다 제 염치를 지키는데 일생을 사용했습니다. 요즈음, 이곳 성품으로 보면 ... <병신새끼의 생지랄>이죠. 그게 병신새끼의 개질랄로 보이면 이곳에서는 지극히 정상인 입니다. 그리고 그게 문제일리도 없습니다. 이러한 이곳의 품성이 <염치를 인산만큼 아는 정도로 변하는 게 각성>이죠. 근데... 이게 가능하까요?

이것을 건너뛸 수 없죠. 건너뛰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검증절차를 무시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거치는 게 필순데... <그 과정을 지나갈 수 있겠냐?>..입니다. 그럼 이럴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규정을 따라야 한댜?>....맞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죠. 그러면 자기기 규정을 만들고, 자기가 검증하고...그러면 .... 됩니다. 하지만 어디가서 <나 ~~ 전사야>....라고 하면 그때 문제가 시작 되죠.

10.

이불속에서, 집에서, pc방에서는 아무때고 누구나 통일, 민족, 혁명전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pc방)에서 나와서 살과 살을 접촉하면서..... 조직화에 나서고, 전투에 나서는 것은...그렇게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집에서 나와서 멀 할려면 <염치를 점검하고, 인증받는 절차>가 어떤 형태로든 필요 합니다. 자가점검, 자가인증...이런 편법은 곤란하겠죠.

하지만... <염치과정>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동의 해야 하는 것이 많고, 스스로 닦아야 할 곳.... 것...이 많죠. 미군정시대는 많이 길지 않지만 <염치>를 거세하고....그 자리에 대신 <탐(貪, attachment)>을 전체적으로 강제 이식시켰죠. 그들이 심어놓고....열씨미 중독당한 상태에서 ....몸안에 살이 다 된 그 탐을 끄집어내는 건 재미, 호기, 시험삼아....? 할 수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어쨌든 감염부위를 다 도려내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게 미군정이 이곳...에 심어놓은 그 貪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밑에 <탁류>님이 간략하게 언급했더군요.

11.

밖에서 먼가 해야 한다면...
조선혁명소조의 검증절차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염치, 양심, 도리....정도는
정리가 좀 되고
인증을 받는 노력이 선행적으로 필요하지 않나?>...

이게
80~90년대를 그렇게 떠나 보내고 나서
줄곧
속으로 옹알거려온
생각입니다.

물론 순전하게 개인적
생각이죠.

그래서
결국
<민족주의는 반역주의다>.....이 골짜기를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염치부터 알자.
그게 시작이다.
그게
아니면
걍 디비자라>입니다.

12.

아는것도 없으면서
낄게
지저구다 보니까
결국
밑천이 달랑달랑 합니다.

중간중간
<나같은 놈이
이런걸 지저궈도 되나?>걱정도 됐지요.

하지만
이게
잘 한 짓이든
어만 짓이든
이제
일없습니다.

건강하시고
경자년 새해
무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