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의 근본적 원인 중에 하나는 종파와 에너지다.
종파 대립은 위의 이미지와 같다.
근데 문제는 여기에 에너지, 정확히 말하면 가스관 건설을 두고 이 대립이 더 첨예화됐다.
카타르에서 이라크를 거쳐 시리아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이 불씨를 당긴거다.
카타르는 인구 230만 중 약 70% 이상이 순니파고 정권 또한 순니파다.
천연가스 생산량은 한 3~4위 쯤 되지만 이걸 거의 전부 수출을 하고 있어서 수출규모로는 1~2위 쯤 하는데...얘덜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관 건설을 추진했다.
원래는 카타르에서 순니파 벨트, 즉 카타르-사우디-요르단-시리아-터키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라인이었다.
이는 카타르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는데... 아사드가 이를 거절했다.
이후 아사드는 이 라인을 시아파 벨트로 바꿔 추진했다.
물론 여기에 시아파의 대장 격인 이란의 천연가스도 덤으로 얹어서 말이다.
이렇게 되면 순니파가 쪼그라든다.
그래서 때마침 일어난 '아랍의 봄'에 편승해 순니파의 우두머리인 사우디가 IS에 무기와 돈을 대주면서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한 거다.
IS는 주로 이라크의 소수 순니파와 시리아의 순니파로 구성됐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또 그 확실한 징표가 바로 아래 이미지다.



IS점령지역은 이라크 북서부에서 시리아 동남부로 이어지는데...이는 시아파 벨트의 한 중간이다.
이렇게 사우디를 선두로 한 순니파는 시아파 벨트의 한 중간을 끊어놓으려 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면...시리아 내전은 에너지 가스관을 둘러싸고 벌어진 종파간 대립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곁다리로 유럽과 러시아가 끼어든 거다.
유럽은 어떻게든 가스관을 건설해 유럽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였고, 반대로 러시아는 어떻게든 내전을 질질끌어 가스관 건설을 못하게 막기 위해서 였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러시아 의존도가 높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제대로 관여하기 힘들었었던 점을 고려해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리아 내전이 빨리 종결되길 원했다.
반대로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을 질질끌어 시리아 가스관 사업을 방해하려 했는데...그건 유럽의 천연가스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계산 때문이었고, 여기에 러시아는 터키를 끌어들여 카스피해 가스전과 흑해-터키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에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더욱더 시리아 가스관 건설을 깽판놀 게 뻔하다.
지금 터키가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러시아와 밀착하는 건 바로 이 카스피해 가스관 사업 때문이다.
크림전쟁 때부터 원수처럼 지냈던 터키와 러시가 손잡을 수 있었던 건 에너지,가스관 때문이었다.

이처럼 종교,사상,이념도 무섭지만 더 무서운 건 산업화의 쌀이라고 하는 에너지다.
또 국가간의 관계는 항상 종교,사상,이념보다 실리,이득이 먼저라는 거다.
터키와 러시아가 손잡은 건 실리,이득,국익 때문이지 종교,사상,이념 때문이 아니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