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이미 칼에 베인지도 모르게 상대를 베는 칼잡이는 고수다. 그 보다 더 진짜 고수는 칼을 쓰지 않고도 상대를 제압하는 무사이다. 단지 칼만 사람을 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칼을 맞지 않고도 우리는 칼을 맞은 것처럼 쓰리고 아플 때가 있다. 때로는 봄날의 꽃잎이 칼이 되어 피를 흘리게 할 수도 있고, 한 소절의 노래가락만으로도 식음을 전폐할 수 있다. 한마디 스쳐 지나가는 말이 우뢰가 되어 천지개벽을 일으킬 수도 있다.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상대로 하여금 싸울 의욕을 잃고 무릎을 꿇게 만드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고수의 검법이라 할 수 있겠다. 정치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소잡는 칼로 회를 뜨겠다고, 백정의 칼질로 암환자의 환부를 도려내겠다고 설쳐대는 정치인이 있다. 그는 결국 상대를 죽여야만 속이 풀리겠다는 속내를 몰래 감추고 있는 지도 모른다. 칼을 든 상대 앞에서 덜컥 겁이 난 것이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도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조바심 탓인가? 노무현의 죽음을 보고 타산지석의 시절을 거쳐온 이재명으로서는 진심으로 그런 그를 말리고 싶어한다. 그렇게 해서는 이 싸움이 결코 끝날 수 없다. 나의 죽음으로도, 당신의 죽음으로도 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모두를 살리는 싸움을 해야지 모두를 죽이는 싸움을 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전 국민들을 희생시키는 사망유희의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된다. 당신은 지금 역모를 꿈꾸는 장돌뱅이로서 관군을 마주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청래당의 청래야.
김윤아(자우림) - 야상곡 (夜想曲)
https://www.youtube.com/watch?v=QA6_lJ2r8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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