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수탈 정치에 공감하는 자는 적이다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5-09-30)
미마키 세이코三牧聖子
도시샤 대학 대학원 Global Studies 연구과 교수.
『Z세대의 미국』 『미국의 미해결 문제』 등의 저서가 있다.
■ 반DEI 정책의 귀결
2025년 1월 20일, 대통령에 복귀한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상식의 혁명’을 시작한다고 선언. 이렇게 칭송했다.
“나는 공사 모든 면에서 인종과 젠더를 사회적으로 편입하려 하는 정부 정책을 끝내겠다. 우리는 피부색에 구애하지 않고, 실력주의 사회를 이룩하겠다. 오늘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방침으로, 성별은 두 개만 있다. 남성과 여성이다.”
그날 중에 트럼프는, 연방정부와 정부와 계약한 기업에 대해, 여성과 마이너리티를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일 등을 통해, 마이너리티 차별 철폐를 지향하는 ‘DEI(다양성․공평성․포괄성)’ 시도를 폐지하도록 명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미 이때부터 트럼프 정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었다. 취임 다음 날인 21일, 트럼프가 참석한 워싱턴 국립 대성당 예배에서 설교한 성공회 마리앤 버디 주교는, 트럼프가 마이너리티에 공포를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에게 ‘자비’를 요청했다. 트럼프는 안절부절못한 표정으로 “좋은 예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하며, “예배를 정치화했다”라고 트럼프 지지자들의 비판과 중상이 버디 주교에 쇄도했다.
하기는 이때 얼마큼의 사람이 반DEI를 자신과 관련된 일로 파악했을까.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나와는 관계없다’. ‘트럼프에 기대하는 것은 경제. 경제만 살려준다면 그걸로 좋다’ ― 이렇게 생각한 사람도 적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현실에서는, 트럼프의 공격 대상은, 인종적․성적 마이너리티에 그치지 않고, 모든 약자에게 파급되었다.
백악관 기자 회견에는 오랜 세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통역이 동석했지만, 현 트럼프 정권의 기자 회견에서는 볼 수 없다.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Accessibility’에 대한 백악관의 웹페이지도 삭제되었다. 트럼프 정권은, 장애인과 만성 질환을 지닌 사람들을 보조하는 프로그램의 삭제와 정지도 진행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도움을 받았던 연구에서는, ‘Diversity(다양성)’와 ‘Gender(젠더)’ 외에, 기타 장애를 의미하는 ‘Barrier’나 ‘Disability’와 같은 주제를 탐구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의 반DEI 방침에 위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으로부터 100일째의 트럼프 지지율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대통령으로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지, ABC TV, Ipsos(마케팅 여론조사 기업 – 역주)가 공동으로 행한 조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회답한 사람은 39%이고, 지지하지 않는다고 회답한 55% 가운데 44%는 ‘강하게 지지하지 않는다’이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가 가장 우려를 보인 것이, 트럼프 정권의 대통령 권한 비대화였다. 100일간 서명한 대통령령은 140건을 넘어, 전후 최다였던 바이든 전 정권의 3배에 이르렀다. 현재 상․하원의 다수파를 공화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데도, 연방 의회에서 입법한 법률 수는 최소로, 백악관에 정책의 결정 권한이 집중된 구도는 너무나 뚜렷하다.
법원의 명령에도 공공연하게 이의를 주장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경제적 합리성을 결핍한 관세 정책도, 세계 경제를 혼란하게 만들고, 국민에게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권 기반이 위태로워질수록, 반석 지지층인 백인 남성의 지지를 끌어내려고, 반DEI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DEI가 높이 평가되어, 여성과 마이너리티만 우대를 받고, 백인 남성이 주변화되어 왔다”라고 하는 울분을 품은 백인 남성들은, 트럼프의 반DEI 정책에 환호하며, 트럼프 지지를 더욱 확실히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마이너리티’란 누구란 말인가. 반DEI 정책을 지지하는 백인 남성들도, 다치거나 병을 앓거나, 고령으로 신체의 자유를 잃으면, 또는 일이나 경영에서 실패해 재산을 잃으면, 구제와 보조가 필요한 마이너리티가 된다. 그들은 자신만은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는다고 확신하며, 약자를 구제하는 데 관심이 없는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majority의 갈채를 얻기 위해 마이너리티의 인권을 짓밟는 정권이, 서민 일반에 대해서는 선정을 실행하는 일 따위가 있을까. 다음 절에서 보듯이, 자신은 majority 쪽에 있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트럼프 정권 발족 반년이 지난 지금, 냉엄한 현실을 강요당하고 있다.
■ 부유층의 과두 정치
트럼프의 미국을 나타내는 말로서, Tech 업계에서 성공한 부유한 남성을 의미하는 ‘Tech Bro’와 과두정을 의미하는 ‘Oligarchy’를 조합한 ‘Broligarchy’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정치가 지향하는 바가, 극소수의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한층 그 부와 권력을 늘리는 한편에, 서민은 지금 가까스로 가지고 있는 것마저 박탈당해 가는 과두 정치라는 사실이 점점 명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Broligarchy’로 변해가는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 실업가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의 밀월 관계이다.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진영에 거액의 헌금을 한 머스크는, 트럼프 정권 발족 뒤, 민간인이지만 ‘특별 정부 직원’이라는 지위를 부여받고, 정부 지출 2조 달러(그 뒤, 1,500억 달러로 수정) 삭감을 내걸고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도맡았다. 트럼프 승리 뒤, 머스크가 최대 주주이기도 한 전기자동차 대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한 일 등으로, 그의 개인 자산은 급증해, 지난해 12월 시점에서 4,470억 달러(약 623조 원)라는 전인미답의 액수를 달성했다.
머스크는 X라는 거대 언론 공간의 소유자이기도 하며, 2억 명이 넘는 팔로우 수를 과시하는 전파력도 절대적 무기다. 이미 머스크의 투고 열람 수는, 트럼프와 연방 의회 의원 총수의 열람 수를 능가한다. 이윽고 트럼프와 양립하는 ‘공동 대통령’으로조차 불리게 되었다. 세계 최고 부호가 재산의 힘을 배경으로, 정치권력에 깊이 파고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머스크는 권력에 다가가는 한편, 사회적 약자에는 철저하게 냉담한 자세를 유지했다. “서양 문명의 근본적 약점은 공감이다.” 권력의 절정기에 있었던 2월, 머스크는, 세계 유수의 시청자 수를 자랑하는 조 로건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내뱉었다. 합법적 체류 허가를 갖지 못한 불법 이민자에게도, 저소득자용 의료 보험을 제공하는 캘리포니아주의 시책을 언급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었다. 머스크는, 공감 그 자체는 부정하지 않고, 동정도 소중하다고 유보하면서, 약자에 의해 공감이 ‘무기화’되고, 이용되어, 사회와 제도를 파괴하는 현상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머스크가 문제시한 것은 불법 이민자만이 아니다. 1조 달러 삭감 목표를 내걸면서 생각처럼 정부 지출 삭감을 진행할 수 없는 초조함에서, 정부효율부가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것이, 65세 이상 고령자용 공적 의료 보험 Medicare와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 의료 보험 Medicaid였다. 대통령 선거 중, 트럼프는 이들 보험금은 삭감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었지만, 머스크는 X로 “연방정부의 보험금(사회보장, Medicare, Medicaid, 생활 보험, 장애인 보험 등)과 관련한 사기 규모는, 지금까지 들었던 모든 민간 사기 합계액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100% 확신한다”라며, 보험금의 ‘부정 수급’ 문제를 대대적으로 떠들어댔다. 더욱이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현실에는 있을 수 없는 고령의 인간이 사회보장 보험금을 수취하는 것처럼 보이는 출처 불명의 표 따위도 대대적으로 확산시켰다.
Medicare와 Medicaid에 대해서는,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층은 80% 이상이 지지하고, 공화당 지지자와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마저, 60% 이상이 지지한다. 이 제도들에 도움을 받아,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당파를 불문하고 많다. 5월 말, 머스크는, ‘특별 정부 직원’의 임무를 마치고 정보효율부에서도 떠나게 되었지만, 지출 삭감의 큰 방향성은, 중간 선거를 위한 알짜 정책으로 트럼프 정권이 내걸어, 7월 초반에 성립한 세제․세출법안에도 새겨졌다.
동 법안에는 확실히 노동자용 알짜 정책으로 제시되어 온 ‘팁 수입 비과세’가 포함되었지만, 저소득층에게는 의료와 식품 같은 분야에서 지원이 깎이는 고통이 훨씬 크다. 의회 예산국의 추산에 따르면, 이 법안의 성립으로 정부 채무는 10년간 3.1조 달러 확대되어, 2029년 시점에서 고소득층의 소득이 3% 증가하는 반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4% 감소한다. 실질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부유한 사람들로 돈을 이전시키는 내용이다.
■ 버림받는 개발도상국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개발도상국에 인도 지원을 해 온 USAID(미국 국제 개발처)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지출’이라며 대대적으로 메스를 가했다. USAID는 미소 냉전 시대, 인도적 지원을 통해 빈곤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창설된 기관으로, 냉전 종언 뒤에는, 개발도상국의 의료 지원과 식량 지원 외에, 러시아와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시민 단체나 독립 미디어 지원에도 공헌해 왔다.
이러한 USAID의 역사나 실적을 무시하고, 2월 3일 트럼프 정권은, “USAID는 불필요한 낭비 기관이다”라고 제목을 붙인 웹페이지로 고쳤다. “150만 달러가 세르비아 직장의 DEI 촉진에 할애되어 있었다” “47,000달러가 콜롬비아의 「트랜스젠더 오페라」 상영에 할애되었다.” 등 DEI 관련 항목을 특별히 강조하고, ‘허비’와 ‘낭비’ 기관이라고 대대적인 비판을 전개했다.
정부효율부 수장을 지낸 머스크도, “USAID는 범죄 기관이다”라고 연일 USAID 비판을 전개했다. 결국 USAID는 사실상 해체되어, 국무성에 통합되게 되었다.
USAID의 연간 예산은 400억 달러 정도로, 정부 지출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머스크가 이렇게까지 USAID 해체에 의욕을 불태웠던 것은, 틀림없이 공감을 ‘무기화’하는 약자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리라. 해체의 귀결은 막심하다. USAID는, 결핵과 HIV/AIDS, 말라리아 감염 방지, 안전한 음료수의 접근 확보, 백신 접종 같은 사업을 통해 세계에서 무수한 생명을 구해 왔다. 그런 기관의 해체로, 세계 각지에서 의료와 식량 지원이 끊기고, 인도적 영향은 이미 괴멸적이 되어 가고 있다. 네이처지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국제 보건에 지원해 온 연간 120억 달러가 끊기는 것만으로, 앞으로 15년 동안에 2,500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USAID의 해체가 초래하는 파멸적 귀결을, 개인 자선가가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고 있다. 5월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신이 설립한 자선 단체 ‘게이츠 재단’을 통해, 2045년까지 모든 재산을 개발도상국의 공중위생 개선 등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재단의 기금 등을 합해 약 2,000억 달러(약 278조 원)나 되는 돈을 집어넣게 된다. 이 발표와 동시에, 게이츠는 ‘정부 효율화’를 내걸고 정부 지출의 삭감을 진행해 온 머스크를 언급하며, “세계 최고의 부호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들을 죽이고 있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라고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게이츠는 특히 머스크가, 미국 정부가 오랜 세월에 걸쳐 관여해 온 HIV 구제 활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점을 비판하며, “그가 예산을 삭감한 탓에 HIV에 감염된 어린이들을 만나러 가기를 바란다”라고도 얘기했다. 머스크는 “USAID는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에 콘돔을 나눠주고 있다” 따위로 USAID를 공격했지만, 그런 사실은 없고, 실제로는, 모잠비크의 가자 지구에서 어머니로부터 아이가 HIV에 감염되는 것을 막는 프로그램이었다.
게이츠 세대의 자선가에 비해, 머스크 세대의 새로운 부유층은, 재력과 지위에 혜택을 받은 사람은, 거기에 상당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고귀한 자의 의무)’라는 관념이 희박하다. 오로지 자신의 특권과 부를 추구하며, 그 부를 정치권력에까지 연결하는 데 주저함도 없다. 이러한 이기적 부유층이 트럼프 정치를 떠받치고 있다.
■ 권위주의 국가로 바뀌는 미국
트럼프는 6월 14일,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는 성대한 행진을 벌였다. 걸프 전쟁의 종결을 축하했던 1991년을 마지막으로 행해지지 않았던 군사 행진 개최는, 정권 1기째 이래 트럼프의 간절한 염원이다. 당시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등의 반대로 실현할 수 없었다. 병사 6,600명 외에 M1 Abrams 전차, M2 Bradley 보병 전차, 헬리콥터 등이 선보이게 되어, 비용은 최대 4,500만 달러(약 62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날은, 트럼프의 79세 생일이기도 했다. 특별한 날에 군사 행진으로 무력을 과시해, 정치적 권력을 다진다는 수법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선호하는 수법이다. “미국은, 소련과 북한과는 다른 나라라는 사실을 늘 자랑해 왔던 바이다”(켄터키주 랜드 폴 상원의원)라고 공화당 의원조차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임을 정체성으로 삼아 온 나라에 태어난 지도자지만, 트럼프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에 긍지를 품고 있지는 않다. 이런 일은, 트럼프가 실업가 시절부터 일관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을 칭찬해 온 사실도 분명하다.
트럼프가 푸틴에 심취한 모습은,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경쟁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진영이 러시아와 공모한 것은 아닐까, 라는 ‘러시아 게이트’ 의혹이 일어나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에는, 2007년 푸틴이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일을 축복하는 트럼프의 편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편지에는 “당신은 정녕 그럴 만합니다. 아마 들으신 바와 같이, 저는 당신의 열렬한 팬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2013년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스 유니버스 콘테스트가 모스크바에서 개최되자, 푸틴에게 주빈으로 참석을 요청하는 편지도 보냈다. 대통령을 지향하는 과정에서도, 푸틴을 ‘강한 지도자’로 몇 번이나 칭송했다. 트럼프에게 푸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거대한 권력을 손에 넣은, 가장 성공한 지도자로, 칭찬이나 동경할 만한 존재였다.
이미 군사 행진에 앞서, 트럼프와 군의 관계에는 무시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6월 10일,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주 Fort Bragg 기지를 방문해, 연설했다. 그 연설은 평소처럼, 전임자 바이든을 헐뜯는 내용이었지만, 트럼프가 바이든을 비판할 때마다 청중인 군인들로부터 호응하는 소리가 일어나, 마치 선거 집회 같은 양상을 드러냈다.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할 군 행사에서 당파적 응원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 뒤 Military.com의 취재로, 이날 트럼프 연설의 내막이 밝혀졌다. 연설이 전국에 방송되었을 때 트럼프가 최대한 돋보이도록, 카메라에 잡히는 것이 허용된 군인들은, 체형부터 정치적인 사상에 이르기까지, 면밀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미디어에 유출된 내부 메모는, “뚱뚱한 병사는 사절”이며, “만약 병사들이 현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청중 속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상부에 신청해 교체해야 한다”라는 기록도 있었다.
권위주의적 지향을 강화하는 트럼프 정치에 반대하는 시민의 걱정은 착실하게 높아지고 있다. 군사 행진에 맞춰서, 미국 전역 2,000곳에서 권위주의적 지향을 드러내는 트럼프 정권에 반대하는 “No King” 시위가 개최되어, 전체 참가자 수는 5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여겨진다. 군사 행진의 날에 대대적인 반트럼프 시위가 개최되는 것에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시위 참가자가 군사 행진을 방해하는 일이 있으면, “매우 강력한 힘으로 대항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결국, 군사 행진은 큰 혼란 없이 거행됐지만, 트럼프가 말하는 ‘강력한 힘’이 실력 행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보증은 없다. 트럼프 정권 1기째도, 트럼프가 시위 진압을 위해 군을 동원하려고 시도한 일이 있었다.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폭력적으로 살해된 일을 당해, 인종 평등을 요구하는 Black Lives Matter(BLM. 흑인에 대한 폭력과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국제적인 운동 – 역주)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었을 때, 트럼프는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군의 동원을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의 국방부 장관 마크 에스퍼는, “미군이 시민에게 총을 겨누는 사태는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트럼프에 이의를 제기해, 해임되었다. 에스퍼는, 트럼프에게 항의자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받고, 거부한 일도 술회했다.
대조적으로 2기째 트럼프 정권에, 군 최고위층의 양식은 기대할 기미조차 없다. 현 트럼프 정권은, 1기째 군 최고위층의 반항을 당한 일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능력이나 양식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중시해 내각이 꾸려졌다. 현 국방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FOX 뉴스 사회자였다가 충성심이 높이 평가되어, 국방부 장관이라는 요직에 기용되었다. 트럼프가 시민의 시위 진압을 위해, 군을 동원하려 했을 때, 제동을 걸지, 여부는 의심스럽다.
■ 다른 미국에 대한 희망
트럼프의 무자비한 정치에 대해, 시민의 분노는 착실히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상징적 존재가 있다. 로마 교황이다.
5월 8일, 로마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에 수반하는 교황 선거를 통해,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리보스트 추기경을 새 교황으로 선출하고, 교황은 레오 14세를 칭하게 되었다. 레오 14세의 탄생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은, “더할 나위 없는 명예, 만남을 기대하며”라고 SNS로 축하의 뜻을 보였지만,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인인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미국’을 체현하고 있다. 특히 대조적인 것은, 이민에 대한 대응이다.
트럼프 정권은 ‘사상 최대의 강제 송환’을 내걸고, 합법적 체재 자격을 갖지 않은 이민자의 강제 송환을 진행하고, 이민 관세 수사국은, 학교와 교회, 직장 등도 예외로 하지 않고 수색을 개시했다. 6월에는, 이러한 이민 당국의 단속 강화를 둘러싸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 이 시위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가 주지사의 요청도 거치지 않는 상태로, 주 방위군 4,000명과 해병대 700명을 동원하는 사태로 발전해, 헌법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레오 14세의 생애 대부분은, 이민과 가난한 사람과 함께였다. 20대 후반에 사제가 된 뒤, 남미 페루로 건너가, 약 20년간 그곳에서 활동에 온 힘을 다하고, 2015년에는 페루 국적도 취득했다. 교황으로 선출된 뒤, 첫인사 때, 레오 14세는 이렇게 청중에게 호소했다. “다리를 놓고, 대화를 구축하고…대화와 사랑이 필요한 모든 사람을 받아들이는 교회가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다리를 놓는다”라는 표현은, 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1기째 트럼프 정권이 이민을 배척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벽을 건설하는 일을 비판했을 때 쓴 말이다.
지역적 차원에서는, 과두 정치에 대한 시민의 저항은 확실히 시작되고 있다. 6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행해진 시장 선거의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놀랄만한 사태가 있었다. 기반도 지명도도 없는 약관 서른세 살의 조란 맘다니가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 전 주지사로 발군의 지명도와 풍부한 정치 자금을 자랑하는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를 상대로 12%p라는 큰 차이로 승리했다.
맘다니는, 지향하는 정치에서도, 존재에서도, 모두 트럼프와 대조적인 정치가다. 인도계 부모하에 우간다에서 태어나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이슬람교도이고, 대학에서는 아프리카학을 전공했다. 트럼프 정권이 적대시하는 다양성의 상징 같은 존재다. 주민과의 대화를 중시하고, 치솟는 집세와 생활비 대책을 첫째로 내걸고, 집세 고정과 시영 버스 무료화, 공영 슈퍼마켓 설립 등을 제시해 왔다. “억만장자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라고 공공연하게 부유층을 비판하고, 보다 공평한 세금 부담을 요구해 왔다.
논쟁적인 주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정권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 취지도 표명. 나아가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에서 학살을 계속하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하는 등, 트럼프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주류파에 대해서도 강렬한 NO를 들이밀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정치에 대한 대결 자세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60% 이상의 민주당 지지자가 새로운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곧바로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액 헌금을 받지 않고, 금권 정치와 자본주의를 비판해 두각을 나타내 온 맘다니에, 민주당의 중진들은 당혹하는 모양새다. 맘다니 같은 인물이 민주당을 바꿔 가는 걸까. 또는 민주당에 그도 압도되어 가는 걸까. 민주당도 앞으로, 얼마큼 진짜로 과두 정치에 저항하려 하는지, 냉엄하게 추궁당하게 되리라.
트럼프로부터 보편적 가치를 지켜 나가려는 투쟁에, 일본도 국외자가 아니다. 일본 정부는, 미일 동맹을, 보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가치 동맹’으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이제는 이러한 미사여구는, 미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후퇴하는 현실로부터 눈을 돌리기 위한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 아래, 자국 제일주의라는 껍데기에 틀어박혀, 약자에 대한 관용을 잃어버리는 미국이지만, 다른 ‘미국’을 믿고, 추구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존재한다. 시민 사회가 가져오는 미국의 복원에 대한 기대를 품으면서, 한동안은 미국을 대신해 자기 자신이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다는 기개가, 점점 일본의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
(『세카이』, 202509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