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서 눈을 떼지 마! ①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5-09-25)
하미드 다바시Hamid Dabashi
1951년생.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이란 연구 및 비교 문학을 가르치는 이란계 미국인 교수.
이란 남부 도시 아바즈에서 태어나 자란 다바시는, 이란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1984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문화 사회학과 이슬람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
『불만의 신학Theology of Discontent』, 『근본적인 두려움: 유럽중심주의와 이슬람주의 출현A Fundamental Fear: Eurocentrism and the Emergence of Islamism』, 『야만 이후 가자, 대량 학살, 그리고 서구 문명의 환상After Savagery: Gaza, Genocide, and the Illusion of Western Civilization』, 『포스트 오리엔탈리즘 : 공포 시대의 지식과 권력Post-Orientalism: Knowledge and Power in a Time of Terror』 등의 저서가 있다.
* 이 번역글은 분량이 길어 2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 역자 주
17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피란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해안 도로를 따라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하고 있다. 2025.09.18.[가자시티=AP/뉴시스]
이스라엘의 가혹을 극한 팔레스타인 억압, 그리고 이란에 대한 공격. 혼미한 세계 정세는, 이란 출신의 사상가이자 고 에드워드 사이드의 동지 하미드 다바시Hamid Dabashi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오랜 세월 다바시와 친교를 맺고, 그의 저작을 번역해 온 연구자 하야오 다카노리早尾貴紀가 경청한다.
[하야오 다카노리의 해제]
하미드 다바시는는, 이란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이다. 페르시아 문화와 이슬람 문화 및 유럽과 미국의 중동․이슬람 인식을 전문 연구로 삼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및 이란을 중심으로 시사적인 발언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생전의 에드워드 사이드와는 동지이자 동료이며, 다양한 활동을 함께해 왔다. 일본어 번역에는, 이론적 주된 저작이자 고 사이드를 향한 존경의 표시인 『Post-Orientalism: Knowledge and Power in a Time of Terror』가 있으며, 이번 다바시가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영어 웹사이트 『Middle East Eye』에 2023년 10월 7일 가자 일제 봉기 이후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가 진행되는 가운데 게재된 기사를, 제가 일본어판 한 권으로 모아 번역 간행한 책이 『이스라엘=미국의 신식민지주의― 가자 ‘10․7’ 이후의 세계Israel=America Neo-Colonialism ― The World After Gaza ‘10․7’』(2025년)이다. 이 인터뷰는, 이 책의 내용을 근거로 하면서, 또한 이 책 간행 뒤인 지난 6월에 발발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을 맞이해 이루어졌다.
다바시의 특이한 위치는, 경계를 넘나드는 다각적인 시각 및 제3 세계주의라고도 할 수 있는 반식민주의이다. 다바시는, 이란 출신의 이슬람 연구자이자 미국 거주자로, 헤즈볼라, 시리아, 이란을 향한 공격과 연동된 시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서안 지구에 대한 공격 및 유럽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내재적 분석과 거시적 분석 양쪽을 날카롭게 행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 말한 두 권의 번역서에도 프란츠 파농과 말콤X를 참조하면서 강조하는데, 폭넓게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와 연대한 저항 운동에서 ‘세계’를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식민지주의 및 식민자colonizer 식민지인 이스라엘, 그리고 그 식민지성을 은폐하는 이란 공격을, 모두 시야에 넣고 가장 적확하게 멀리 내다보는 시각과 말을 갖추고 있는 인물은 다바시 말고는 달리 없다.
■ 미국의 이란 공격
― 2025년 6월,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개시하고, 미국도 이란에 직접 공격을 가했습니다. ‘핵 개발’을 이유로 한 공격이라는 점에서는, 2003년의 이라크 침공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번 공격은 미국 국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까? 이란의 인권 상황을 왈가왈부하며 이란을 악마화하는 자세도 계속되지만, 체제 전환의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라크 침공과 비교하면, 이번 이란 공격에는 합의가 없어요. 2003년 때도 베냐민 네타냐후 수상이 그 전해에 미국을 방문해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선동한 일이 계기로, 잘못된 전제가 공유되었어요. 그리고 2001년 9․11 사건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시민의 여론은 지지하는 쪽이었어요. 당연히 반대하는 일부 목소리도 있었고, 이곳 뉴욕에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큰 시위가 있어 저도 참석했어요.
그러나 당시 부시 대통령은 ‘네오콘’(신보수주의)의 영향 아래 있어, 후세인이 화학 무기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완전한 허위 첩보와 선전에 근거해 이라크 공격을 결단했어요.
2025년 현재, 상황은 다릅니다. 미국인의 압도적 다수는, 더 이상의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정권을 떠받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의 대두입니다. 그들은 주로 기독교 내셔널리스트로, 고립주의자이며, 미국의 글로벌한 전쟁 관여를 반대하고 있어요. 이스라엘이 집요하게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일도 비판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고 공격 참여 검토에 며칠이 필요해 지체된 사실, 공격은 단 1회 공중폭격(세 곳)에 그친 사실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란의 국내 문제, 예를 들면 여성과 마이너리티의 인권 문제는, 이란 사회 내부의 문제입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979년의 권력 장악 이래, 이 문제들과 항상 마주해 왔어요. 불만을 품은 약 9,000만 명의 국민은, 학식도 높고, 다른 나라에 지시를 받는 일을 싫어합니다. 경제와 사회와 문화 등 어떤 요인이든, 이란인은 일관해 거리로 반복해 나와서, 변화를 요구해 왔었어요. 여성들은 ‘여성zan. 생명Zendegi, 자유Azadi’로 불리는 운동을 시작해, 봉기의 선두에 서 왔었어요.
이 봉기들은 이란 사회 내부 사정인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체제 전환을 가져온다는 가정은 완전히 허위이며, 실제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어요. 다름 아닌 이란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모두 고향을 지키기 위해 일어나게 되었어요.
■ ‘저항 핵심’의 현재
― 2023년 10월 7일 이후, 결과적으로 헤즈볼라, 시리아, 이란과 같은 ‘저항 핵심’은 힘을 잃어 이번 미국, 이스라엘의 무력행사에 대해, 유럽 국가들과 일본은 굳건하게 반대하지 않았어요. 이런 일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압도적 힘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겠죠?
⇒ 확실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란이 무방비 상태라는 건 아닙니다. 과거 30년 정도에 이란은 특히 탄도 미사일과 드론 분야에서 독자의 군사 능력을 현저하게 발전시켜 왔어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원 없이, 12일간에 걸쳐 텔아비브와 하이파에 있는 이스라엘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어요. 요르단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소심한 아랍 국가들과 미군․영국군이 이스라엘 방위에 협력했는데도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저항 핵심이 패배했다”라는 가정은 잘못되었어요. 미국, 이스라엘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뭐든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한편, 헤즈볼라와 하마스, 후티파 같은 그룹과의 전투에서는, 질과 양 두 가지 측면에서 다 서로 다른 전술에 의한 ‘비대칭 전쟁’이 되고 있어요. ‘저항 핵심’에 대해 말하자면, 확실히 헤즈볼라도 하마스도 후티파도 중대한 손해를 입고, 지도부가 괴멸당했어요. 그러나 이들 저항 핵심은, 그 지역에 깊게 뿌리내린 문제의 현상이 나타나는 방식이며, 문제의 근원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하는 한, 또 다른 형태의 저항을 낳겠죠.
그런데 ‘저항 핵심’은 다른 모양으로도 존재해요. 우리는 문제의 진정한 근원, 곧 팔레스타인 땅의 탈취, 팔레스타인인의 제노사이드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남아프리카가 국제 사법 재판소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제소한 일도 저항의 한 형태예요. 또한 일본에서 나가사키 시장이 2024년에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 피해의 평화 기념 식전에 이스라엘 대표를 초대하지 않았던 일도 저항의 일종이고요.
프란체스카 P. 알바네세Francesca Albanese 유엔 팔레스타인 지역 특별 보고자의 두 개의 획기적인 보고서 ― 「제노사이드 해부Anatomy of a Genocide」와 「점령 경제에서 제노사이드 경제로From economy of occupation to economy of genocide」― 에도 주목해 주세요. 더욱이 유럽에서도, 스페인이 현재 아일랜드와 협력해 이스라엘에 제재를 부과할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게다가 그것은, 정권의 의사가 아니라, 국민의 압력에 따른 겁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그룹도 이스라엘 제재를 의논하고 있어요. 또 전 세계의 긍지 높은 유대인 커뮤니티가 계속해 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해 저항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우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저항 핵심에 승리했다’라고 하고, 또한 영국과 독일의 지배층도 거기에 편승해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그런 선전의 덫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