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대법원의 이재명 유죄판결...윤석열 임명 대법관 10명의 합작(?)
(WWW.SURPRISE.OR.KR / 임두만 / 2025-05-02)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는 1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원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과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거쳐 확정되게 됐다. 그러나 일정상 다음달 3일 치러지는 대선 전까지 이 같은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은 희박해 이 후보의 대선 출마가 제한되는 건 아니지만, 대선 본선 링에 오른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게 됐다.

정확하게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일단 이날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으므로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내려가서 다시 고등법원에서 심리 후 선고를 해야하는 절차가 남았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일은 6월 3일, 물론 파기환송심은 통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되지만, 법적으로 ‘2주 안에 선고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특히 유죄취지의 파기환송일 경우 고등법원 재판에서 피고인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며 검찰의 기소내용을 탄핵할 수 있으므로 재판이 1~2회로 끝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주 1회의 재판을 진행다고 해도 심리에서 판결까지의 기간이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 서울고법에서 유죄가 다시 선고되더라도, 피고인 측은 또 대법원에 재상고가 가능하다. 여기서 대법원이 이번처럼 신속처리 안건으로 처리한다해도 다시 1개월 이상은 걸린다.

결국 이런 모든 점을 감안했을 때 6월 3일 대선 전까지 이 후보의 유죄가 ‘확정’되어 피선거권을 박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민주당이 후보를 교체하지 않는 한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대선을 치르게 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을 계속하여 현직 대통령의 직을 박탈할 수 있는가이다. 당선 이후엔 대통령 불소추 특권(헌법 제84조)이 있으므로 형 집행이 불가하다는 해석이 다수여서 임기 동안은 법적으로 아무 제약 없이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해석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기존 범죄에 대한 것은 아니므로 임기 중이라도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위해서는 탄핵 논의가 나올 수 있지만, 국회 3분의 2 동의 + 헌재 인용이라는 높은 장벽도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법적절차를 누구보다 잘 아는 대법관들이 왜 이러한 판결을 내린 것인가? 이 때문에 오늘 판결을 두고 ‘법기술자들의 대국민 테러’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대법원은 대법관 13명과 대법원장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이들 대법관 중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이 있다. 이중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에 오늘 대법원 판결은 현재 대법관 14명 중 13명이 참여해야 했으나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선관위원장으로 공직선거법 재판에 참여할 수 없다며 회피신청을 냈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총 12명의 대법관이 재판에 참여했다.

그런데 유죄의 다수의견을 낸 10명의 대법관은 공교롭게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권한대행이 임명한 대법관들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무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대법관을 겸직하고 있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임명자의 정치 성향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결국 대법관들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균형은 현재 제도로는 전혀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러니 당연하게 법기술자 윤석열이 임명한 또 다른 법기술자들이 국민들의 대통령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헌법을 개정한다면 이같은 정파적 법기술자들을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서 아예 배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