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이번 대선에서 어떤 선거전략을 짜낼 것인가?
6·3 대선, 솔로몬의 지혜 (2)

(통일뉴스/ 김광수 / 2025-04-24)

김광수: (북)정치학 박사/ 사, 부산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더 통일> 등의 저자

이번 6·3 대선은 진보 운동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다음과 같은 순서로 ‘새로운 진보운동을 위한 시론(時論)’적 성격의 글을 아래와 같이 연속적으로 기재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필독을 권한다. / 필자 주 1. 총론; 왜 연대·연합 전술인가? 2. 진보는 이번 대선에서 어떤 선거전략을 짜낼 것인가? 3. 진보는 어떻게 민주당과 연대·연합 전술을 실현시켜 낼 것인가?

1. 들어가며: 진보에는 대선은 한계가 있다

변혁운동의 일반론적인 논리 측면에서 보면 ‘선거’가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부르주아 지배계급들이 자신들의 집권 유지를 위한 절차적 민주성 획득이다. 더해서 한국 사회에서 선거가 갖는 한계는 더 크다. 왜냐하면 국가 주권이 그 부르주아에 ‘독자적’으로 있지 않고, 외세-대한민국의 경우 미 “제국”에 있다면 그것은 더더욱 진보가 선거를 통한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주권이 이렇게 외세에 저당 잡힌 국가에서의 선거는 명확한 자기 한계를 갖는다. 연장선 상에서 선거‘투쟁’이 갖는 한계도 명확하다. 결과, 이 땅 대한민국에서 진보가 선거를 통해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을 수 있으나)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아니 더 직설하자면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은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번 6·3 대선도 진보후보의 당선을 위한 선거도, 전선을 명확히 쳐내야 하는 선거 투쟁도 절대 될 수 없다. ‘연장된’ 대중투쟁의 공간이자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에 대한 청사진을 진보의 가치와 기치에 맞게 잘 공약화하여 대선 국면 내내 이 땅의 진정한 주권자인 민중들과 함께 호흡해야 할 뿐이다. 좀 더 현실화하면 시대정신을 잘 제시하여 선거라는 열린 공간에서 (선거) 이후 민중이 주인되는 사회에 대한 청사진, 이를 위한 토론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국민적 동의를 형성, 진보의 정치·조직적 기반 확대의 디딤돌을 잘 놓아야 한다.

그것이 최상의 대선 결과 시나리오이다. 그러려면 이번 6·3대선에서 진보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시대정신에 진보의 가치와 기치를 잘 집약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대정신이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 그 바탕에서 미래가 모색되는 가치의 집약이라고 한다면 여기서-바로 이 지점에서 진보와 민중의 결합 지점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를 좀 더 대선의 의미에 맞게 포장하면 시대정신을 역사와 사회 안에 가둬 그릇된 ‘소음’은 거르고 의미 있는 ‘신호’는 찾아내 그 최대공약수를 민중의 입맛에 맞게 시대정신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외세에 국가 주권이 저당 잡힌 비(非)자주국가의 ‘서글픈’ 운명이고, 변혁적 운동의미에서 선거가 갖는 명확한 자기 한계이다.

그래서 2025년 4월에서 6월까지의 현재. 진보가 이 관점과 목표를 잘 세웠느냐, 못했느냐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2. 진보의 시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한계가 있는 대선, 즉 명확한 자기 한계가 있는 대선에서 그럼, 진보는 어떻게 진보의 자기 시간을 만들며 확장된 대중투쟁의 공간을 잘 활용할 것인가?

내내 물어야 하고, 한번 생각해 보자. 진보와 시민사회는 이번 6·3대선의 목표가 누가 뭐래도 윤 ‘파면’ 광장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는, 그리하여 내란 세력 완전 청산과 사회 대개혁이라는 목표를 보다 민중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을 진보와 시민사회는 그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모든 진보·개혁, 시민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불변의 상수이다. 하지만 문제는 작금의 진보세력은 갈라져 있고 진보정당의 지지율은 1%대이다. 당연히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고, 진보의 분열과 진보정당 1%대의 지지율은 어떻게 이번 6·3대선에 임할까? 계속 묻고, 답을 찾아나가야만 하는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그전에 분명하게 해 둬야 할 것은 이번 윤 파면을 통해 확인된 내란 세력 청산 및 사회 대개혁은 이번 선거 국면과는 상관없이 (대선) 이후에도 진보와 시민사회가 일관되게 가지고 나가야 할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그리고 구호이자 대중운동 차원에서 움켜쥐고 나가야 할 대전제라는 사실이다.

전제를 그렇게 해 놓으면, 그 대전제는 그러한 방향과 전략에서 맞이하는 이 두 달여 기간-6·3대선 기간 동안 ‘어떤’ 선거전략·전술을 가지면서 이를 실현해 나갈 것인가가 당연히 고민될 수밖에 없다.

즉, 내란 세력은 척결되고, 사회 대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이뤄지며 대선의 결과가 진보세력의 단합과 단결, +(더하기) 5~10% 정도의 의미 있는 지지율(5~10%를 ‘의미 있는’ 지지율로 설정한 것은, 적어도 그 정도 지지율을 확보해야만 이후 형성되는 정당 체제와 질서하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과 단일 진보정당 구축이라는 3마리 토끼가 다 잡히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이다.

깊고도 깊은 고민이다.

3. ‘허락된’ 진보의 선거전략·전술에 대한 합의

선택은 해야 한다. 후보의 독자 완주를 통해 진보의 가치와 민중 중심의 대선 공약을 ‘끝까지’ 제기하면서 선명한 진보의 색깔을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후보를 내든, (단일후보를 위해) 중도 사퇴를 하든 내란 세력 척결에 동의하는 모든 제 세력과의 연대·연합을 위해, 혹은 사회 대개혁을 위한 정책 연대(공약연대)를 통해 ‘진정한’ 진보의 희생(?)을 보여줄 것인가?

두 선택지는 언뜻 보면 모순적 결정이 우리 진보 앞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두 전술적 운용은 상호 모순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둘 다 진보의 미래와 ‘진정한’ 역할에 대한 ‘당위성’과 ‘현실성’을 반영하고 있고, 목표와 목적 실현을 위한 방법론, 혹은 전술 운용의 차이이기 때문에 이 차이가 목표와 목적의 실현이라는 본질을 넘어설 수는 없어서다. 변혁운동과 민중 중심의 철학적 원리가 그렇게 작동한다.

해서 분명히 해 둘 것은 이번 6·3대선 국면과 상관없이 진보는 자강력으로 진보를 강화해 내어야 하는 것은 대원칙이고 전제이다. 하지만, 이 원칙과 대전제가 선거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그것도 2개월여 시간만 주어지는 정치적 공간에서 1%의 지지율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선거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아니 달라져야 한다.

독자 후보를 통한 완주가 보수 양당 체제에 나름의 균열을 내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려면 진보정당에 대한 최소 5~10% 정도의 지지율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이것이 이번 대선에서 가능하겠는가? 묻고, 가능하다면 독자 후보 완주도 매우 의미 있는 (선거) 전술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더 나아가서는 그 목표-5~10% 지지율 획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내란 세력 척결과 사회 대개혁의 의제가 (친미)개혁세력과 함께 그 정치적 자산으로 계속 유지해 낼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이후 확장된 정치 공간을 확보하고 진보의 담론적 의제들을 민중들이 수용할 수 있는 유리한 정치적 담론 지형을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이것은 정량적 의미에서의 5~10% 지지율 획득보다 훨씬 더 값있는(혹은, 높은) 정성적 지지율이고, 확장이 가능한 진보의 존재감과 대안적 진보정당으로 안착할 수 있는 ‘좋은’ 결실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구사할 수 있는 진보의 연대·연합 전술은 둘 중 어느 것도 다 운용할 수 있는 전술이지만, 방향과 목적은 내란 세력 완전 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민중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해야 한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봐도 이는 명확하다. 진보의 힘을 키울 수만 있다면 독자 완주면 어떻고, 후보와 정책의 연대·연합이면 어떠하겠는가? 다른 말로는 진보의 힘이 5%~10% 정도까지 갖춰질 때까지는 독자 완주든 연대·연합 전술이든 매우 자유롭게 구사해야 한다. 이유는 앞에서 설명했듯 ‘전술 운용의 차이가 진보의 목표와 목적의 실현이라는 본질을 넘어설 수는 없’기 때문에 이 선택을 너무 교조적으로나 경직되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 두 전술 중 어느 것이 진보의 미래와 힘을 키우는데 더 부합하는지만 판단하고, 그 결과에 집중하면 된다.

했을 때 이번 6·3대선이 후보의 독자 완주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은 분명해진다. 대안적 정치세력으로의 미(未)각인, 외세에 국가 주권이 저당 잡힌 국가에서의 선거 자체가 갖는 한계와 1%의 지지율, 압도적 승리라는 ‘강요된’ 명분은 독자 완주를 통한 진보의 선명성보다 내란 세력 청산에 동의하는 모든 제 세력들과 연대·연합을 이뤄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정치적 효능감이 크고, (대선) 이후 ‘진보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데 그 기대 효과가 크다.

결과, 이번 6·3대선은 윤 ‘파면’ 때부터 함께 쭉 같이 해왔던 (친미)개혁 세력인 민주당 등과 단일후보 전술 및 정책 연합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통의 선거공약을 진보가 강제해 내고, 이를 위해 진보는 우리 후보를 양보하는 대신, 민주당과 내란 세력 완전 청산과 사회 대개혁 의제들을 공동의 선거공약에 담아내게끔, 그리하여 진보 정치가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소수 정당에 대한 비례 대표성 강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및 국가보안법 철폐 공약, 사회 대개혁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내란 세력 일당과 그 배후인 미 “제국”이 추구했던 정책들, 예하면 대북 적대와 침략 책동, 노조 적대와 민중 적대, 헌법 유린과 생존권 파괴, 언론 장악 및 친일 역사 왜곡 등을 파탄 낼 수 있는 공약이 채택되어야 한다. <계속>

필자 약력 저서로는 가장 최근작인 『더 통일』(2025)를 비롯하여 『전략국가, 조선』(2023),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2021), 『수령국가』(2015), 『사상강국』(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 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거쳐, 지금은 부경대에서 ‘강사’ 직위를 갖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민생민주부산시민행동 건설 주도(제안자) 및 상임집행위원/전 6.15부산본부 공동대표·공동집행위원장·정책위원장/전 민주공원 관장/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외 다수가 있다.

출처 :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