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은 어떻게 미국 문화의 일부가 되었을까? 上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묻다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9-20)

Interviewee : 에릭 립턴Eric S. Lipton
1965년생. 워싱턴 포스트를 거쳐 2004년부터 뉴욕타임스 기자로 일한다. 현재는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로비 활동 등의 기사를 쓰고 있다.
2015년, 워싱턴 주 법무장관과 의회 로비 활동에 관한 보도로 탐사 저널리즘 부분 퓰리처상 수상.
2017년,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 개입 보도와 러시아의 은밀한 권력 투사 보도로 국제 보도 부문 퓰리처상 수상.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보호 조치 후퇴 보도로 컬럼비아 대학으로부터 환경 보도 부문 존 B. 오크스상 수상.

Interviewer : 데이비드 마틴 데이비스David Martin Davies
텍사스, 국경, 멕시코 지역을 취재한 지 30년이 넘는 베테랑 저널리스트.
Texas Public Radio의 KSTX 89.1 FM- San Antonio에서 방영되는 1시간 분량의 생방송 뉴스 프로그램 「The Source」진행자.  
2020년, 2021년, 2022년에 Public Media Journalists Association에서 뉴스/공공 업무 부문 1위, 2019년에 성매매를 폭로한 라디오 다큐멘터리로 National Edward R. Murrow Award를 수상, 2019년에 「The Source」가 Public Radio News Directors Inc에서 최고 토크쇼 선정.
2008년 휴스턴 프레스 클럽으로부터 올해의 텍사스 라디오 기자상 수상, 2019년 전문언론인협회 포트워스 지부로부터 수정헌법 제1조상 수상.
저서로 만화 『San Antonio Secret History』가 있다.

* 이 번역글은 분량이 길어 2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 역자 주

■ 역사상 가장 빠른 합법화

Davies
2018년까지, 미국의 거의 모든 곳에서 스포츠 도박은 위법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위법이 전국에서 행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뉴욕타임스』의 연재 기사 「위험한 도박A Risky Wager」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스포츠 도박이 가능하게 된 후,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르게 합법 도박이 확대되었다는 겁니다.
최근까지,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 주 등 제한된 장소를 제외하고는, 스포츠 도박은 연방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어요. 각종 스포츠 리그도 오랫동안, 시합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도박과는 관련되고 싶지 않다고 했죠?

Lipton
맞아요. 피트 로즈Peter Edward Pete Rose(전 프로 야구 선수. 감독이었던 1989년에 야구 도박 관여가 발각되어 영구 추방되었다) 사건 외에, 약 100년 전에는 도박을 위해 월드 시리즈 시합에서 일부러 졌던 사건까지 있어, 스포츠 관련 도박 건을 합법화하면 시합이 불순하게 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프로 스포츠 리그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피하고 있던 분야이며, 로즈도 포함해, 선수와 코치가 위법 도박에 참가하면 영구 추방되었지요.

Davies
그게 어떻게 번복되었죠?

Lipton
이른바 Daily Fantasy Sports(DFS)를 합법화하기 위한 운동과 함께 시작된 대장정이었어요. 가공의 시합에 내기를 하는 DFS는 상당히 인기를 얻고, 그 이면에 있던 사람들은 처음부터, DFS를 합법화하면, 현실의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어요. DFS 운영 회사가 각 주에 로비해 DFS 합법화를 진행하던 무렵, 그것과는 별도로, live game에 돈을 거는 스포츠 도박을 오랫동안 금지했던 연방법을 무효라고 제소하는 재판도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DFS에서는, 플레이어가 선수를 선택해 상상의 팀을 만들고, 자기 팀의 승패를 거는 겁니다. 이길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선수들로 팀을 꾸리는 데 솜씨를 발휘하는 거지요.

Davies
DFS에서 플레이어가 팀에 들어가는 선수는 실재하는 선수라는 점을 덧붙이죠. 현실의 선수를 바탕으로 상상의 팀을 편성하는 거예요. 시합의 승패도, 실재하는 선수가 실제로 그 주에 어떤 성적을 올렸는가에 따르고요. 스포츠와 운에 좌우되는 게임의 중간에 있는 거죠?

Lipton
맞아요. 휴대 전화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인기를 끌었어요. 합법으로 내기를 하기 위한 도구로서 휴대 전화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말하자면 도박의 ‘Uber화’였어요. 물리적 도박 가게를 운영하던 사람들은 DFS를 보고, 휴대 전화라는 테크놀로지로 새로운 고객이 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했어요. 이것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리고 live sports도 거기에 편입돼야 한다고.

Davies
뉴저지 주는, 대다수가 곤경에 처해 있던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를 다시 일으키려고, 소송을 걸었어요. 그 재판에서 연방최고재판소가, 연방법으로 스포츠 도박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슨 이유였을까요?

Lipton
네바다에서는 스포츠 도박을 인정하는 데 다른 주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다, 라는 거였어요. 재판이 거의 끝나갈 무렵, 연방최고재판소가 뉴저지 쪽 주장을 지지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프로 스포츠 리그가 (DFS를 운영하는) 팬듀얼FanDuel(스포츠 북,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경마 및 온라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미국 도박 회사 – 역주)이나 드래프트킹스DraftKings(미국의 일일 판타지 스포츠 콘테스트 및 스포츠 베팅 회사 – 역주)와 보조를 같이 하며,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되면 참여하려고, 보다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그 시점이었어요.

Davies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는 모두 스포츠 도박 회사의 큰손입니다. 오랫동안 시합의 신뢰성이 손상되기 때문에 스포츠 도박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스포츠 리그가 참여를 결정한 것은, 그걸로 돈벌이를 할 입장에 있었다는 건가요?

Lipton
연방최고재판소의 재판 당사자였던 복수의 스포츠 리그(MLB와 NBA 등)가, 법정에서는 “스포츠 도박 합법화는 프로 스포츠의 신뢰성을 손상한다”고 주장했었는데, 무대 뒤에서는,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에 고용되어 있던 로비스트들과 교섭하며, 스포츠 도박의 합법화를 위해, 제휴하려고도 했던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어요. 판결이 내리기 전, 연방최고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보이기 시작했던 무렵에 이미 입장을 바꾸고 있었다는 겁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에 참가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도박이 어떻게 합법화되는지, 그 조건이나 규칙의 결정에 관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2편 계속>

■ 로비 활동 실태

Davies
연방최고재판소 판결로 미국 전역에서 스포츠 도박이 합법이 된 것이 아니라, 합법화할 권리가 각 주에 부여된 겁니다. 누구든 스마트폰을 가지고, 인터넷으로 도박을 할 수 있게 되자, 상황이 크게 바뀝니다. 주머니에 카지노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니까. 스포츠 도박이 아직 금지되는 주에 사는 사람이, 그 주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인터넷으로 도박하는 게 가능한가요?

Lipton
불가능합니다. 누군가 스포츠로 도박을 할 때에는 매번 반드시, 미국의 어디에 있더라도, 그 이면에서 소프트웨어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작동하고 있는 것은 GeoComply라는 청부업자로, 이 업자의 소프트웨어에 의해, 도박하는 사람이 있는 위치를 특정합니다. 도시의 어느 쪽에 있는지 위치까지 정확하게 말입니다. 예를 들면 스포츠 도박이 합법인 워싱턴 DC에서도, DC 안에 있는 국립공원에 있다면 도박을 할 수 없어요. 그런데 연방 땅이 아닌 장소라면 도박이 가능해요.

GeoComply는, 사람이 도박을 할 때마다, 그 도박이 인정받았는지 여부를 순식간에 판단합니다. 그래서 도박을 하고자 (뉴욕에서) 강을 건너 뉴저지로 가는 사람이 있었던 거지요. 뉴욕 주가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하기 전에는, 도박하고 싶은 사람은 주 경계인 다리를 건넜습니다. GeoComply 같은 업자가, 도박하는 사람의 위치를 매우 정확히 특정하기 때문이지요. 어느 주나 도박 회사도, 도박하는 사람의 위치를 확인하는 업자에 기대고 있어요.

Davies
스포츠 도박을 금지하는 연방법의 규정이 위헌이라고 되어, 어느 주에서든 스포츠 도박의 합법화가 가능하게 되고, 합법화를 위한 규칙이 정해지게 되자, 왕성한 로비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Lipton 씨는 기사에서 주로 캔자스 주의 로비 활동을 다뤘는데요, 어떻게 정보를 수집한 겁니까?

Lipton
미국에 있는 사람의 약 절반이, 스포츠 도박이 합법인 주에 살고 있어요. 합법화된 주는 33개 주이며, 그 가운데 24개 주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해 도박을 할 수 있어요(2024년 5월 현재, 38개 주 및 워싱턴 DC에서 합법, 이 가운데 대부분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 해마다 여러 주에서 합법화의 시비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캔자스 주를 취재했어요. 장기에 걸쳐 주의회 의사당에 죽치며, 로비스트들과 얼굴을 트고,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기 위해 다양한 주의회 의원에게 로비하는 모습을 관찰했어요.

『뉴욕타임스』 기사의 앞부분에서 묘사한 것은, 캔자스 주의회가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하기 직전, 법안이 가결되기 이틀 전에 열린 리셉션 광경입니다. 법안에 대해 활동하고 있던 로비스트들이 연 것으로, 저도 초대장을 받아 리셉션장에 들어가자, 주의회 의원이 많이 와 있었고, 법안을 제출한 하원 위원회의 위원장이 보였어요. 한쪽 손에 시가를, 다른 손에 위스키를 들고, 웃는 얼굴로, 특별한 위스키가 준비되어 있었기에 신명이 나 있었어요.

위원장은 제게, 리셉션 주최자가 득을 보는 규정을 법안에 넣었다고 했어요. 로비스트의 로비로, 도박 회사가 몇 백만 달러치의 무료 Bet(Free Bet)를 제공해도, 거기에 대해 과세되지 않는 규정이 법안에 담겨 있었어요. 세수의 80%가 프로 리그용의 새로운 스타디움 건설에 맞춰지게 되어 있었어요. 도박 중독Problem Gambling(게임gamble 습관으로 인해 학업이나 직업, 가계, 인간관계, 건강 상태 등에 문제가 생기는 상태)을 방지하기 위한 자금 등, 캔자스 주민을 위해 사용되는 돈은 매우 소액이었어요.

Davies
리셉션장에 있던 로비스트와 의원은, Lipton 씨가 『뉴욕타임스』 기자인 것을 알고 있었네요?

Lipton
로비스트와 의원으로 구성된 클럽 같은 세계는 많은 주의회에 있으며, 어느 것이든 매우 좁은 세계예요. 모두 서로 잘 알고 있어요. 로비스트의 대다수는 전직 의원이고요. 게다가 그 지방 기자가, 주의회에서 심의되는 법안에 대해 우리처럼 몇 주에 걸쳐 하나의 기사를 쓰는 일도 없고요. 그래서 리셉션장의 사람들은, 제가 기자로 거기서 보고 들은 것을 기사로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거지요.

Davies
도박 업계나 특정한 부동산 업자에 유리한 규정이 막판에 가서 법안에 추가된 것에 대해, Lipton 씨는 관여한 사람들 전원의 이름을 기사에서 밝혔습니다.

Lipton
기사가 나오자마자, 주지사가 법안을 재검토하고 싶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주가 얻을 수입의 80%가 스타디움 건설에 돌려진 규정을 고치고 싶다고. 그 규정은, 스타디움이 건설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의 땅을 관리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압력이 가해져서 추가되었어요. 캔자스 주민이 받을 혜택이 적은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는 심정이 다소 있었던 게 아닐까 해요.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된 뒤 캔자스에서는 11억 달러 상당의 도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주에 들어오는 세수는 50만 달러 정도에 불과해요. 11억 달러의 도박에서 세수는 270만 달러지만, 태반이 스타디움 건설 자금이 되기 때문입니다. 로비스트들의 로비로, 캔자스 주민을 위해 얼마 안 되는 법안이 성립한 게 됩니다. 다만, 아직 수정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주에서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10억 달러 치 이상의 Free Bet를 나누어주는 마케팅 방법이 채용되고 있어요. 스포츠 도박을 시작하도록 500달러 치, 1,000달러 치, 주에 따라서는 수천 달러 치의 ‘무료’ Bet를 제공하는 거지만, 스포츠 도박 회사는 이런 제공과 관련해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下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