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형사 재판소는 왜 네타냐후 수상의 체포 영장을 청구했을까? ④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9-09)
시모야치 나오下谷內奈緖
도쿄대학 법학부 학사(1998년), 영국 브래드퍼드Bradford 대학 석사(2000년), 도쿄대학 대학원 박사(2017년).
쓰다주쿠津田塾大学 대학 학예학부 국제관계학과 강사.
저서로는 『국제형사재판의 정치학 ― 평화와 정의를 둘러싼 딜레마』가 있으며, 공저로는 『평화학 사전』, 『전쟁과 평화를 생각하는 NHK 다큐멘터리』 등이 있다.
4. 앞으로의 전망
팔레스타인은 국제 형사 재판소가 다루는 사태 중에서도, 특별히 민감한 경우다. 민감하다는 것은 대국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 의미를 정치 압력에 굴복한다고 말해 버리면 할 말이 없지만, 문제는 보다 실천적인 것이다. 미국의 협력을 얻지 못하면, 충분한 증거 수집과 용의자 신병 확보가 곤란하며, 재판의 실현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제 형사 재판소에 가맹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외에도, 국제 형사 재판소의 활동을 지지하고, 협력해 왔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서도, 카림 칸 주임 검사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했던 미군의 범죄가 아니라, “탈레반과 이슬람국가 구성원의 범죄에 초점을 맞추는” 결정을 하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시켰다. 카림 칸으로서는, ‘어린이와 여성’ 피해자를 우선한다는 자신이 내건 기준에 비춰서, 미군의 전쟁 범죄보다 탈레반과 이슬람국가 구성원에 의한 범죄 쪽이 우선도가 높다고 판단했겠지만, 어쨌든 미국을 자극하지 않고 끝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스라엘 수상을 상대로 한 체포 영장 청구로, 미국과의 관계는 다시 긴장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체포 영장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국가 최고위층의 소추는, 미국의 지지를 얻었다고 해도 곤란한 법이다. 이제까지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 대령, 뒤에 케냐 대통령을 지낸 우후루 케냐타와 윌리엄 루토 등에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지만, 어느 쪽 재판도 진전이 보이지 않은 상태로, 완결 전에 종료되어 있다. 용의자가 정부의 요직에 있는 한, 국제 형사 재판소 검사는 입국을 거부당하기 때문에, 신병 구속은 말할 것도 없이, 충분한 증거 수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에도, 하마스 간부는 제쳐두고,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가 체포되는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 그런데도 국제 형사 재판소가 소추를 하는 의의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단기적으로 보면, 이제까지 지적되었듯이, 잔학 행위를 행하는 자에 무법자 딱지를 붙임으로써 범죄 행위의 상승을 억제한다, 억제할 수 없더라도 경종을 울린다, 피해자에 다가가는 자세를 국제 사회가 보이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인 것에 기대하며, 현재는 거의 들려오지 않는 이스라엘 국내의 반전 목소리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내부로부터 변혁을 바라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에게는 이번 체포 영장 청구가, 대국에 의존하지 않는 형태로 국제 정의를 추구하는 시도에 국제 형사 재판소가 한걸음 내딛었다는 점을 내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중앙 집권적인 법의 지배가 아니라, 수평적인 형태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사에 IT를 구사함으로써, 그리고 다양한 관계자를 연대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이다. 중앙집권적인 법의 지배는, 강력한 권력 없이는 기대할 수 없다. 세계 정부가 없는 세계에서는, 그것은 얄궂게도 ‘세계의 보안관’을 자임하는 미국에 기댄 면이 있다.
이리하여 카림 칸 주임 검사가 ‘허브’형으로 부르는 국제 형사 시스템이 성공할지 여부는, 중심에 위치시킨 국제 형사 재판소가 얼마나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는가에 달려 있다. 아카네 도모코 소장은 올해 6월 일본 기자 클럽에서 행한 회견에서,
“국제 형사 재판소는 독립된 중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소로, 거기서 이루어지는 사법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각국이 만드는 것이, 정치적 압력을 억제할 수 있다”고 했다. 힘에 좌우되지 않는 법의 집행이 가능한지의 여부가 시도되고 있다. <끝>
(『세카이』, 202408월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