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의료대란 '전공의 탓' 발언에 젊은 의사들 "책임 면피용"
(청년의사 / 김주연 기자 / 2024-09-04)

박단 “국무총리 현실 인식 유감”…전공의들 “책임 피하려고”
개별 사직·휴학 부정에도 “자발적 선택” 선택 강조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 의료시스템이 어려운 이유가 전공의 사직 때문이며, 전공의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이 개별적 선택이 아니라고 밝히자 젊은 의사들이 반발했다(ⓒ청년의사)

응급의료 위기 상황 등의 원인이 사직한 전공의에게 있다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에 젊은의사들은 정부의 현실 인식이 “현장과 동떨어졌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의료·연금 개혁 등 종합정책 질의’에서 현재 불거지는 의료시스템의 어려움에 대해 “1만명에 가까운 전공의가 환자 곁을 떠난 데서 출발한다”고 했다.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에 대해서도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총리의 발언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국무총리의 현실 인식에 유감을 표한다”는 말을 남겼다.

사직 전공의들은 한 총리가 현 의료사태의 책임을 전공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전공의의 개별 사직이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발언도 "분열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도 했다.

사직 전공의 A씨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현 사태의 원인을) 전공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본인도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사주를 받아 사직한 게 아니다. 정부가 주동자를 만들어 현 사태의 책임을 지우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개별적으로 사직했기에 지금도 사직 전공의의 10%는 복귀해서 일하고 있지 않나. 정부는 책임을 묻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고 했다.

사직 전공의 B씨도 “전공의가 사직한 이유는 이제까지 당하고 있던 ‘가스라이팅’이 깨졌기 때문이지 누가 시켜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사직 전공의 C씨는 “커뮤니티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하자는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 총리의 발언은 내부 분열을 유도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이를 반박하려면 100개의 진실이 필요하다. 정부는 매일 근거 없는 선동을 일삼는데, 1,000개의 진실을 제시해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 설득을 포기했다”고 했다.

의대생들도 현 의료대란의 원인이 전공의 사직이 아닌 이제까지 쌓여온 문제가 정부의 강압적인 태도로 터진 결과라고 했다.

휴학 중인 의학과 1학년 의대생 D씨는 “전공의들이 사직하기 전부터 수가도 낮을 뿐 아니라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도 계속됐다. 그런데 전공의 사직이 출발점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계속해서 곪아왔던 문제가 정부의 강압적인 태도로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학과 4학년인 의대생 E씨도 "정부는 이제까지 전공의 수련에 한 푼도 보탠적이 없으면서 왜 이제와서 잘못을 따지는가"라며 "정부가 권리를 제한하면서 책임만 떠넘기려고 하니 전공의들이 사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의대생 휴학이 개별적인 결정이 아니었다는 발언에도 반박했다. D씨는 “휴학을 신청할 때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로 활동했는데, 교수님이 ‘절대 선배들이 강요하는 형태가 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설명회를 열어 휴학할 경우 발생할 리스크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예과 1학년생의 경우 휴학을 신청할 수 없기에 최대한 자발적인 선택을 존중했고, 투표 결과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행동이 정당성을 갖게 된 이유도 누군가의 강압이 아닌 자발적 행동이기 때문이기에 (한 총리의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출처: https://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0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