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평등하게 적용하지 않으면, 종으로서의 인류는 붕괴한다 ①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7-24)

Interviewee : 카림 칸Karim Khan 국제형사재판소 주임 검사
Interviewer : 크리스티안 아만푸어Christiane Amanpour CNN 앵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주임 검사는, 5월 20일, 하마스 간부와 이스라엘 수상에 대해, 인도에 반하는 죄와 전쟁 범죄 용의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헤이그 ICC 본부에서 이루어진, CNN과의 독점 인터뷰를 소개한다.

■ 뉘른베르크 재판의 자식

― 통상 청구되기보다 높은 기준을 채운 증거에 기초해,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인데요, 어떤 증거인가요?

체포 영장 발행에는,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해요. 그런 이유가 있는지 없는지를 예심 재판부가 판단합니다. 저는 주임 검사가 되고 나서, ICC가 다루는 모든 사태(ICC에서는 수사 중인 안건을 situation, 바로 사태라고 한다)에 대해, 검찰국 안의 각 팀의 장에게, 체포 영장을 청구할 때에는 유죄 판결이 나올 현실적 전망이 있는 것을 근거와 함께 제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ICC가 다루는 안건에서는, 체포 영장 발행을 충족시키는 증거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최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해요. 하마스 지도자 3명에 대해 청구된 체포 영장에 관해서도, 네타냐후 수상과 요아브 갈란트 국방 장관에 대해 청구된 체포 영장에 관해서도, 유죄 판결이 나올 현실적인 전망이 있다고 저도 판단했고, 팀 내부의 의견도 일치했어요. 물론, 그것이 합당한 것인지, 우리의 분석이 맞는지 여부는 재판관이 판단합니다.

― 이번 ICC의 움직임이 정치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이미 네타냐후 수상은, 체포 영장이 발행되면 역사에 남을 스캔들이 되고, 사법에 영원히 남을 오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국제법에 대한 이스라엘의 충성은 흔들림이 없다고도 했고요. 그는 또 체포 영장 발행은 반유대주의의 증오 범죄hate crime라고도 했어요. 한편, 하마스에서는 아직 아무런 반응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온갖 방면에서 소추해라, 또는 소추하지 마라, 라는 압력이 가해진 일은 없었는가요?

ICC는 뉘른베르크 재판(제2차 대전 후, 연합국이 나치 독일의 전쟁 범죄를 재판했다)이 낳은 자식인 거지요. 지금도 우리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쇼아Shoah(쇼아는 ‘홀로코스트’를 나타내는 히브리어이다 - 역주)와 가스실의 소름끼치는 정경, 그 뒤 발칸 반도의 국가들에서 일어난 일 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지만,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설립되었습니다. 아무튼 증거를 볼 필요가 있어요. 제가 아주 단순하게 하려고 하는 것은, 증거를 본다, 이루어진 행위를 본다, 피해자를 본다, 그리고 관계자의 국적을 air brush로 지우는 일입니다. 그 다음에, 범죄가 저질러진 것이라면 소추를 진행해야 합니다. 법을 초월해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출신이나 출입 허가증, 종교, 국적, 피부색을 근거로 면죄를 받는 사람들, “우리에게 법률은 적용되지 않으니까”라고 말하며 특별 대접을 받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시도하는 것은, 감정의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시간을 들여, 가능한 효율 좋게 움직이는 것, 다만 증거에 의해 인도되는 겁니다. 살해된 아기는 누구든, 하마스에 잔혹하게 납치된 아기든, 폭격으로 살해된 아기든, 가자에서 전기도 물도 식료품도 없기에 인큐베이터 안에서 사망한 아기든, 그 가족과 인류에게는 비극입니다. 그래서 재판소가 있는 겁니다. 법을 평등하게 적용하기 위해서요. 어떤 집단보다도 나은 집단은 없습니다. 어디에 있든 인간은 성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의 행위에 합법성이라는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겁니다. 체포 영장을 청구한 것은 그 때문이고, 영장 청구가 타당한지 아닌지는 재판관이 판단하겠지요.

■ 미국, 이스라엘의 협박

― 미국에서 강한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미국도 이스라엘도 ICC 가맹국이 아니에요. 체포 영장이 청구될지도 모른다는 정보가 나오자마자, 미국의 연방의회 상원의원인 톰 고튼Tom Cotton, 미치 매코넬Mitchell McConnell, 테드 쿠르즈Ted Cruz, 마코 루비오Marco Antonio Rubio 등(전원 공화당 소속)이 칸 검사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인용하겠습니다.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당신을 표적으로 삼겠습니다. 보도되는 내용의 조치를 취하면, 우리는 미국의 ICC 지원을 모두 종료시키고, ICC 직원과 협력자에게 제재를 부과해, 당신네들과 당신네 가족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이것은 경고입니다.”
이것은 협박이죠?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렇겠지요. 그런데 분별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고요, 분별 있는 정치가와 지도자도 있습니다. 나라의 헌법 등, 자신보다 큰 존재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도 있어요. 결국 중요한 것은 법의 지배입니다.

좋은 움직임도 있어요. 이 2년 반, ICC는 바이든 정권과 매우 긍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어요. 우크라이나와 다르푸르Darfur(수단 공화국 서부의 주 - 역주) 등, 다양한 사태에 함께 몰두해 왔어요. 저는 미국 연방의회 의원이나 바이든 정권에, 로마 규정(보통 로마 규정으로 부르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은, 국제 범죄에 대한 형사 처분을 위해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한 다자조약이다. 1998년 7월 17일 로마에서 채택되어 2002년 7월 1일 발효되었다 - 역주)이 내거는 이념은 본질적으로 미국이 내거는 이념과 같은 것이라고 말해 왔어요. 둘 다 전제專制에 반대합니다. 가장 약한 처지에 놓인 사람에 대한 무제한의 권력에 반대합니다. 개인의 권리와 존엄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아기 보호도 중요합니다. 이것들은 미국의 기본 이념이기도 하며, 민주, 공화 양당의 지지를 받는 좋은 겁니다.

팔레스타인 사태는 안타깝게도, 국제 정치와 전략적 이해의 산 안드레아스 단층(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북북서에서 남남동에 걸쳐 종단하는 우로 기운 대단층계. 많은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 – 역주) 바로 위에 있는 겁니다. 어느 유력한 의원으로부터 “이 재판소는 아프리카와 푸틴 같은 악당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매우 노골적으로 들은 적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견해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ICC는 뉘른베르크 재판의 유산입니다. 인류의 한심한 상태를 내보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재판소는, 잡을 수 있는 것을 잡아라, 갖고 싶은 것을 가져가라, 좋을 대로 하라고 하는 권력과 폭력에 대한 법의 승리를 나타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협박이나 그 밖의 행동을 이유로 단념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는, 검사로서, 검찰국에서 일하는 남성과 여성으로서, 재판관으로서, 서기국으로서, 자신보다도 큰 것, 바로 정의에 대한 충성이라는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공연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다양한 형태의 협박에 좌우되어서는 안 됩니다.

■ 보완성의 원칙

―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사법 제도와 법 집행 기관이 있고, 선거로 선출된 지도자도 있어요. ICC와 마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체제가 이스라엘에 있을 데, ICC가 소추를 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저도 계속 이스라엘이 하는 게 좋다고 여겼어요. 말씀하신 대로, 이스라엘에는 훌륭한 최고재판소가 있어요. 매우 능력이 있는 뛰어난 법률가도 있고요. 그런데, 최근 공개된 정보를 읽으면 ― 예를 들면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로넨 버그만Ronen Bergman과 마크 마제티Mark Mazzetti의 기사(2024년 5월 16일자 「처벌받지 않는 자들The Unpunished」) 외에,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Karp Report」(서안 지구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정착민 폭력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 조사 보고서 - 역주)가 있습니다. Karp는 이스라엘 사법부 차관으로, 이스라엘에는 점령 지역의 범죄를 수사할 의도도 능력도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Sasson Report」(2005년 3월 8일 발행된 공식 이스라엘 정부 보고서로, 이스라엘 국가 기관이 수백만 셰켈을 은밀히 빼돌려 이스라엘 법에 불법인 서안 지구 정착촌과 전초 기지를 건설 했다고 결론지었다 - 역주)도 있고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예루살렘에 있던 미국의 삼 성 장군도(입식자에 의한 폭력 등에 대해) 이스라엘은 책임을 전혀 묻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이스라엘 영역 내에서는 법이 적용되고 있어도, 안타깝지만 점령 지역과 가자에서의 법 적용에는, 열의도 성실함도 볼 수 없다는 것이 단순한 진실입니다. ICC가 일을 진행해야만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이스라엘에 반론이 있다면, 말하자면 체포 영장이 청구된 인물과 그들의 행위, 그 근거가 되는 정책을 이스라엘이 수사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이스라엘은 ICC의 재판관 앞으로 이의를 신청하면 되는 거지요. 저도 그렇게 권할 거고요. 그런데 이 사태에서 법의 경시와 정책, 수상과 국방 장관에게서 나오는 발언이, 우리가 다양한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증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단순한 진실입니다.

― 보족하면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기사는, 이스라엘의 경찰과 법과 군의 체제가, 점령하에 있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아랍계 팔레스타인인을 처벌하는 한편, 입식자는 벌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것으로, 8년에 걸쳐 취재되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