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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의 철학, 그게 철학일까? ②
  번호 131580  글쓴이 김종익  조회 1530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4-4-22 10:44 대문 0

남성들의 철학, 그게 철학일까? ②
페미니스트 철학이 묻다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4-21)

 

고테가와 쇼지로小手川正二郞
1983년생. 국학원 대학 문학부 부교수. 프랑스 근․현대 철학, 현상학 전공.
현상학의 관점에서 성차․가족․책임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실을 풀어헤치기 위한 철학』 『되살아나는 레비나스Levinas ― ‘전체성과 무한’ 독해』 등의 저서가 있다.


3. 남성적 태도의 반문으로서 보부아르 『제2의 성』

사실은, 남성들에게 이러한 질문은, 전후 페미니스트 철학의 발단이 된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1949년) 첫머리에서 이미 제기되고 있었다. 거기서 보부아르는, “여성이란 뭔가”라는 물음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것과 함께, “남성이라면, 인류 속에서 남자들이 차지하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품는 일도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남성 중심적 사회 속에서는, 남성이 표준으로 되는 한편에 여성은 특수로 간주되고, 남성들의 견해가 중립적이라고 여겨지는 한편에 여성들의 견해는 ‘여성다운’ 의견이나 ‘주관적’인 주장이라고 간주되기 쉽다. 그 때문에, 여성인(이라고 여겨지는) 보부아르가 철학을 시작하려면, “나는 여성이다”라고 표명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했던 것에 대해, “남성은 결코 자신이 어느 특정한 성에 속하는 개인이라고 가정하는 것에서 시작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는 “남성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보부아르는, 여성과 남성이 처한 상황의 이러한 비대칭성을 문제화하고, 여성의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함으로써, 그 뒤의 페미니즘 운동에 다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것과 동시에 그녀는, 남성이 처한 상황, 바로 남성인 것이 당연하다고 간주되어 투명화되어 있는 상황을 반대쪽에서 부각시키고, 이러한 특권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져 온 종래의 철학 상태 그 자체를 반문하려고 했다 ― 이 일은, 이제까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칫하면,  보부아르는 여성들이 억압당하는 상황에서 빠져나와 남성들이 놓여 있는 상황 ― 사회에서 자아실현이 가능하게 되는 상황 ― 을 획득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오해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대의 보부아르 연구를 견인하는 마농 가르시아Manon Garcia는, 남성들이 놓여 있는 상황을 보부아르가 최종적으로는 자기기만에 빠진 ‘막다른 길’로 간주하고 있었던 점을 밝히며, 이러한 오해를 바로 잡으려 하고 있다.

보부아르는, 자신의 젠더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일반에 대해 생각하는(고 믿어 온) 남성 철학들의 상황을 결코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남성은 자기 신체를 세계와 직접적으로 정상적인 관계(relation directe et normale)로 파악하고, 자신이 세계를 객관성을 바탕에 두고 파악한다고 믿고 있다. 여기에 대해, 여성의 신체는 그것을 특징짓고 있는 것들 때문에 무디어지고 있으며, 말하자면 장애물이나 감옥이라고 남성은 본다.

남성은 자신의 성적인 신체를 통해 세계를 지각하고, 세계와 어울리는 것을 망각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투명한 매개체로 간주하고, 자신의 신체에 의해 파악된 세계를 객관적인 세계라고 믿어 버린다. 그런 상황은 어떤 점에서 문제인 것일까.

1) 자기 신체의 비가시화
남성의 신체는, 여성의 신체와 마찬가지로, 사물과 세계를 인식할 때 매개체가 되어, 그것들의 출현 방식을 규정한다. 그럼에도 남성의 신체는 투명한 것, 말하자면 출현 방식에 일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매개체로 간주된다. 그 결과, 남성의 신체는 그 자체로서는 비가시한 것이 되어, (장애물이나 감옥으로) 부정적으로 규정된 여성 신체에 대조되는 물체로만 주제화된다.

2) 세계 한 측면의 자연화
남성적인 신체에 나타나는 세계의 한 측면이 마치 세계의 자연이고 객관적인 형상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면, 공공 교통 기관의 여성 전용 차량에 관해 논의할 때, 많은 남성에게는 ‘여성 전용 차량이 없는 상태가 평등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성 전용 차량의 도입이 여성을 ‘우대’한다거나, 남성의 기회를 부당하게 제약하는 것으로 비치기 쉽다. 반대로, 일상적으로 치한의 피해에 시달려 온 여성에게는, 여성 전용 차량이 없는 상태는, 안전하게 전차를 타고 통학․통근할 기회와 자유를 여성만이 두드러지게 제약받는 불평등하고 이상한 상태로 경험된다. 그럴 경우, 여성 전용 차량은, 여성을 우대하는 조치가 아니라, 이러한 불평등을 시정해 전차에 안전하게 탈 기회를 평등하게 하는 조치로 간주해야 하지만,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는 종종 남성 측의 인식이 객관적이고 자연적이라고 간주되기 쉽다.

3) 사회 구조의 비가시화
남성들이 자신의 젠더와 신체를 굳이 문제로 삼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명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은, 남성 중심 사회 속에서 남성의 신체가 표준으로 간주되고, 여성의 신체가 특수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런 사회 구조도, 예를 들면 남녀의 생물학적인 상이 등으로 유래하는 ‘자연 발생적인’ 것이라고 간주됨으로써 드러나지 않게(비가시화) 되어 버린다.

1)~3)의 연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해 ‘자립적인 바람직한 모습’을 예로 생각해 보자. 『제2의 성』에서는, 유․소년기에 남자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몸을 움직이는 자립적인 바람직한 모습을 추천받고 장려받기 쉬운 데 반해, 여자 아이는 반대로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고 평가될까에 의존한 바람직한 모습을 강요당하기 쉽다는 것이 지적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보부아르가 단순히 여성도 남성과 같은 상황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남성이 자신은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고 있다고 여기면 살고 있을 때, 그것은 다음과 같은 자기기만에 빠진 상태일지 모른다.

① 자신의 신체를 다만 목적 달성 수단으로서만 이용하고, 신체의 ― 매일 돌봄을 필요로 하고, 환경의 좋고 나쁨에 좌우되는 ― 의존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

② 자신이 실제로는 다양한 여성들(어머나, 파트너, 일을 돕는 여성 등)에 의존하고 있는 데도, 자립적으로 살고 있는 자신만이 모르고 있는 것이다.

③ 남성이 스스로 자립을 바람으로써, 의존보다도 자립을 좀 더 바라는 본연의 자세가 되어, 남성에게는 무엇보다 자립을, 여성에게는 자립보다도 남성의 지원을 바라는 사회적 관점이 드러나지 않게(비가시화) 된다.

이런 형태의 자립 추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의존을 무시하는 자기기만에 빠진 막다른 지경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다면, 보부아르가 겨냥했던 것은, 의존을 끊은(끊는다고 결심한) 자립이 아니라, 타자와 사회에 의존하는 것을 자각하면서, 그것들에는 종속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의 자립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투명화되어 있던 ‘남성’의 젠더를 가시화함으로써, 기존 철학에서 반쪽만 명백하게 인식되어 온 개념적 틀(자립, 동의, 신체의 자기 소유 등) 자체가 의문시되고, 변용을 강요당하게 된다. <3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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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악마전 권총찬 1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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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경제학․생태 경제학의 시각 김종익 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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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희재 우영희, 소나무당과 송영길의 비상(飛翔) (1) kenosis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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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술자리] 법무부 한동훈 알리바이 제출 불가 ... kenosis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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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주가조작, 동부증권 53만주 은폐한 윤석열 kenosis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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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형 도대체 뉴탐사 한테 왜 그랬어요? kenosis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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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당, 진정한 파이터 정당 (1) kenosis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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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히틀러와 의대증원 전투... 임두만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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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을 이길 수 없는 3가지... 신상철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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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체아씨 이제 진실의 무대에 서셔야 합니다. kenosis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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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를 리플리증후군 환자로 몰아가는 이제일 변... kenosis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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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구나 이제일이 개국본 일을 보고 있다고… kenosis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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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은 너무 길다. 윤석열 탄핵사유 kenosis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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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술자리 2차공판]한동훈 알리바이 입증 포기 kenosis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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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예측 4가지 지표 kenosis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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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장과 박근혜 측근의 공천거래 녹취파일 (1) kenosis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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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참관 요령, 투표함 봉인 스티거 이상이 있을 때 ... 시골목사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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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익진(鶴翼陣)의 진영을 허물고 있는 자들은 누구인... kenosis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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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에게 듣는다 4] 尹 중대본 회의 발언에 대... 임두만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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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진실이 승리한 날이다. kenosis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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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국혁신당의 ‘돌풍 원인’은 국민의 ‘검찰... 윤재만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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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2024 의료대란 CASE STUDY 신상철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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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에게 듣는다 3] “의료파국이 뻔한 정부의 ... 임두만 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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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첼리스트의 고백 - 내가 첼로를 못하는 이유 - kenosis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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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평가할 때 함께 보아야 할 것 박한표 1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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