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진교훈 압승 김태우 참패 선거결과...서울 민심, 정권심판 확인
(WWW.SURPRISE.OR.KR / 임두만 / 2023-10-12)

▲ 진교훈 후보가 선거 승리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압승했다.

지난해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이번에 참패를 당한 김태우 후보는 당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 50.6%를 얻어 과반득표에 성공한 바 있다.

또 당시 서울시장 선거의 강서구 표심은 오세훈 현 시장이  56.1%를 받아 송영길 민주당 후보(42.1%)를 14.0%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이길 정도로 현 여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랬던 강서구 유권자들은 1년 4개월 만에 여권에게 철저하게 마음을 돌렸다.

선거전이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직감한 국민의힘 지도부나 친 여권 언론과 평론가들은 강서구가 원래 야당 텃밭이라고 미리 예방주사를 놓았으나 지난 선거에서 강서구는 현 여권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준 바 있는 것이다.

그랬던 강서구민들이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로 마음을 돌렸다. 이유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말한대로 국민의 현 여권 심판으로 보는 것이 맞다.

특히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구청장을 사면하고 재출마시킨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과정이야 어떻든 후보가 어떤 잘못을 했든 ‘개발’ ‘지역발전’ 공약이면 된다는 오만이 패배를 부추겼다.

이번 선거 전체 투표율은 48.7%였다. 또 휴일이 낀 사전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대인 22.64%였던 것은 직장인들이 높은 투표율을 보임으로 현 여권 심판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국에서 단 한곳만 치러진 보궐선거임에도 48.7%를 기록한 것은 사실상 매우 높은 투표율이다.

이런 높은 투표율은 정권심판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참고로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강서구 투표율은 51.7%였다.

그래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개표 직전 당 지도부가 모인 단체대화방에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 민생파탄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강서구민들께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는 데 마음을 모아주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발과 지역발전으로 접근했던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5개월 만에 철저하게 버림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 민심으로부터 철저하게 비토를 당했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인 김 후보를 특별사면하고 국민의힘이 그를 재공천했다가 패배한 것은 오만에 대한 국민 심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보궐선거 비용) 40억원은 애교로 봐달라’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막판에 “빌라를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개발과 지역발전을 말했다. 이를 보증한다는 듯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강서구민들은 이러한 대통령과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을 비토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졌잘싸’론도 나오기 힘든 득표다.

따라서 김기현 지도부는 이대로 존속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책임론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 수도권 의원들의 여론은 흔들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패배를 예측한 권영세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당 전체를 흔드는 요소가 될 만한 선거는 아니다”라면서 “특별사면했다고 공천을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김 후보를 공천한 김기현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에 서울의 구청장이란 한곳의 선거 결과지만 한국정치의 판도를 바꿀 태풍의 진원지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