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사권과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을 모두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검찰 권한이 이렇게 막강해진 건 우리의 경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제시대 ‘순사’들이 신생 대한민국의 치안 담당권을 맡으며 그들의 과거 죄악을 숨기기 위해 독립운동가들을 위해하는 사건들이 넘쳐나고, 이런 경찰의 힘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임시로’ 검찰에 수사권을 준 게 여기까지 온 겁니다.
게다가 노태우 정부 초기 ‘범죄와의 전쟁’은 검사들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해 줬지요. 아무튼 검찰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는 기구로서 활동했고, 여기서 ‘빛을 발한’ 정치검사들은 결국 정치의 길로 입문했습니다. 지금 국회에 있는 수많은 검찰 출신의 의원들 중 상당수가 이런 케이스지요.
그리고 자신의 상관인 법무부장관을 여러 번 들이받았던 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 당선자가 되는 사태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검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방해공작을 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개혁의 요지는 분명합니다. 이들에게 집중된 권력을 없애고, 이들이 받는 전관예우의 싹을 잘라야 국민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점입가경입니다. 이 문제도 그렇고, 검찰총장 출신의 당선인이 꾸려낸 내각을 보면 이 검찰제국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 너무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보면 선거는 ‘기분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곧 돌아올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다시 지방자칭단체에서까지 권력을 장악할 경우, 민주당이 기득권 정당이라며 돌아섰던 여러분들은 ‘더 멋진 신세계’를 볼 겁니다. 있는 자들이 더욱 강해지는 세상, 없는 자는 더욱 밟히는 세상.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은 그런 게 아니었겠지만, 여러분의 투표는 그런 세상을 가능하게 만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