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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27
  번호 130810  글쓴이 강진욱  조회 275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2-3-30 09:53 대문 0

[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27
최병효 책 <그들은 왜 순국해야 했는가> 독후기

(WWW.SURPRISE.OR.KR / 강진욱 / 2022-03-30)

27. 동건애국호의 비밀 ①정보 은폐

앞글(22편) ☜ 에서, 전두환네는 ‘버마 사건’을 조작하기 두 달 전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총련)와 북측 화물선 ‘만경봉호’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조만간 자신들이 벌일 끔찍한 사건을 예시했다고 설명했다.  

[안기부는 ... ▲북괴가 해외 무역상사와 외교 공관에 대남공작 전담 요원을 위장 배치해 [강조]해외 공관을 대남공작 전초기지로 ... 일본을 수시 왕래하는 만경봉호를 이동 공작 기지로 이용, 간첩 교육과 함께 공작 활동 직접 지휘 감독하고[강조] ...] (<동아일보> 1983.7.13)

전두환네는 또 만경봉호를 ‘북괴의 대남 공작 전초기지’로 부각시키기 전부터 북측이 금방이라도 대남 테러를 가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측이 10월 초 서울에서 개막되는 국제의원연맹(IPU) 연차 총회를 방해하기 위해 일본을 통해 무장 테러리스트들을 남파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두환네가 ‘북측의 해외공작 거점 = 화물선’이라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선전하는 때, ‘북한 화물선 = 동건애국호’가 실제로 버마에 들렀고(9.15∼24), 전두환네가 버마로 가기 이틀 전까지 또 다른 방문 예정지였던 스리랑카에 머물렀다(9.29∼10.6).

북측이 금방이라도 무슨 일을 저지를 것처럼 떠벌리고 북측 화물선이 ‘해외 공작선’으로 활동 중이라고 동네방네 선전하는 때, 그 북측 화물선이 버마를 머물다 스리랑카로 갔다면, 버마-인도-스리랑카... 로 이어지는 전두환네의 서남아 순방은 애초부터 파토가 나야했다.

‘북측 화물선’과 관련해 전두환네가 연일 발산하는 극도의 경계심과 적개심으로 미뤄 동건애국호가 전두환네의 순방 개시 직전에 버마.스리랑카에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순방 취소 사유다. 

우선 신문과 방송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이 연일 떠들어 온 ‘북괴 공작선’이 대통령의 순방 대상국인 버마와 스리랑카를 돌고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을 것이다. 당장 방문을 취소하거나 미뤄야 한다고 괴발개발 쓰고 떠들었을 것이다.

혹시 동건애국호의 버마 입항 관련 사실을 정말로 몰랐을까? 그래서 뒤늦게 호들갑을 떨었던 것일까? 그랬을 리 없다. “전 대통령의 버마 도착 한 달 전부터 안기부와 경호실 관계관 수 명이 현지에 파견되어 있었고, 도착 1주일 전부터는 우리 경호실과 안기부의 정보팀 등 경호 관계 인원 30명이 랭군에서 정보 수집과 경호 업무에 임하고 있었다.”(최병효 책 105∼106쪽)

이렇게 많은 인원이 북측 화물선의 버마 입항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을 리 없다. 또 전두환네 뒤에는 미국의 CIA도 있었다. 이들이 연일 ‘북괴의 테러’를 입에 달고 외고 있는 상황에서 버마 정부가 먼저 북측 화물선의 입항 사실을 알렸을 것이다. 실제로 버마에 나가 있던 안기부 파견관(강종일)은 버마 정부에 이 배와 선원들의 동향 감시를 요청했고, 버마 정부는 이 배와 관련해 특이 동향이 없다고 알려왔다.

그런데 전두환네는 이 화물선에 관한 정보를 - 일을 당할 때까지 - 전혀 몰랐다는 표정으로 버마에 갔다. 이는 ‘북측 화물선’(만경봉호와 동건애국호)에 대한 온갖 추잡한 언설이 ‘아웅 산 묘소 테러 시나리오’ 각본에 따라 지어낸 말임을 반증한다.

북측과 버마 사이의 긴밀한 관계와 예년의 교류에 비춰 동건애국호가 9∼10월 경 남아시아 각국을 돌 것이라는 정보는 일찌감치 입수됐을 것이고, 이를 토대로 버마 공작 개요를 짰을 것이다. 그리고는 이 배가 순방 대상국들을 돌았다는 사실을 애써 숨긴 채 버마에 가 이 배를 타고 온 테러리스트들이 대통령을 시해하려 했다는 각본을 완성한 것이다.

( 동아일보 1983.10.13)

당시 순방과 관련한 외교부 실무자였던 최병효 전 대사(당시 서남아과 서기관)는 전두환 일행이 버마행 비행기에 오르는 날인 10월 8일 아침 이계철 주버마대사가 보내온 동건애국호의 버마 입항 관련 전문(電文, 10.7일 자)을 받았고, 이 문건을 들고 비행기에 올라가 상관인 아주국장(김병연)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동건애국호는 ... 9.17-24 간 랭군항에 기항하였었다. 10.5자 주(駐)스리랑카대사의 보고를 통해 그 배가 버마를 거쳐 스리랑카에 들어와 있다는 보고를 받고, 나는 10.6 아주국장의 결재를 받아 전문으로 동건애국호가 버마에 최근 기항하였다는데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주버마대사[이계철]에게 문의 ... 버마대사는 그제서야 동건애국호가 9.17-21간 랭군항에 기항하여 그 선원들이 랭군 시내에 외출하였었으나 생활필수품을 구입한 이외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10.7 보고해 왔다. 버마 대사의 보고가 10.7 저녁 늦게 혹은 버마 향발 날짜인 10.8 새벽에 외무부에 도착하였기에 그 전문을 10.8 아침 일찍 외무부 외신과에서 내가 수령하여 공항으로 갔고 김병연 아주국장이 특별기 안에서 이범석 장관에게 보고한 것이다.] (최병효 책 101쪽)

이 중차대한 보고가 순방 개시 당일 아침에야 전달된 데 대해서는 최 전 대사도 매우 수상히 여긴다.

[대통령의 버마 방문 경호 조치의 일환으로 안기부에서는 대사관 내 안기부 파견관인 강종일 서기관 외에도 사전에 추가 인력을 파견하여 북한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여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 외무부에서 스리랑카대사의 보고를 인용하여 동건애국호의 랭군 기항 사실을 10.6 알려줄 때까지 주버마대사는 이에 관한 보고를 외무부에 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병효 책 101쪽)

강종일 안기부 파견관은 일찌감치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를 입수했지만, 버마대사관의 참사였던 송영식은 서울 외무부 본부로부터 동건애국호의 버마 입항에 대한 보고 요청을 받고서야 강 파견관에게서 관련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송영식 참사관의 회고록에는 대통령의 버마 방문 전후 사정과 사건 현장 기록, 사후 처리 내용이 상세히 언급되어 있는데, 유독 이[동건애국호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최근 그에게 확인하니 자신은 동건애국호 랭군 기항 사실을 외무부 본부에서 알려줄 때까지 몰랐었다고 한다. 그 일은 대사관의 안기부 파견관 강종일 서기관(박원용 무관 협조)의 업무인데, 그에게 물어서 본부에 회신한 것이며, 그가 언제 동건애국호 관련 사항을 파악했는지는 모른다고 한다.] (최병효 책 101쪽)

혹시 안기부 파견관 강종일이 고의로 관련 정보 보고를 미뤘거나 실수로 누락했을까. 그랬다면, 그래서 진짜로 ‘1983 버마 테러를 당했다’면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강종일 파견관이 져야 했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강종일 씨는 ‘버마 사건’이 이북의 소행으로 정리된 뒤 슬그머니 안기부를 떠나야 했다. 그 이유는 뒤에 밝힌다.)

[강종일 서기관에게서 송 참사관이 파악한 내용이라는 10.7자 주버마대사의 전문에는 “... 특이 동향은 없었고, 버마 관계기관에 동 선원들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해 주도록 요청한 바 있다”고 되어 있다. 이 보고를 보면 강 서기관과 우리 정보.경호 요원들은 동건애국호의 랭군 기항 중에 이미 이를 알고 선원들의 동태를 감시해 달라고 버마 측에 요청하였고, 버마 측으로부터 선원들이 랭군 시내에 나갔지만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파악한 것으로 되어 있다.] (최병효 책 103쪽)

강종일 파견관은 자신이 버마 정부 당국에 요청해 받은 위와같은 상세한 정보를 계통을 밟아 상부에 보고했을 것이다. 강 씨는 또 현지 대사 이계철에게도 자신이 파악한 정보를 성실히 보고했다고 이야기한다.

[해외 공관 업무가 처음은 강 서기관으로서는 ... 안기부장 뿐 아니라 현지 공관장에게도 긴밀히 보고해야 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미약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 그는 ... 모든 사항은 모두 바로바로 대사관 내 다른 직원들과 서로 공유하였다고 주장한다.] (최병효 책 103쪽)

강종일 안기부 현지 파견관은 지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했고, 자신이 입수한 관련 정보를 먼저 안기부 윗선에 보고했을 것이다. 또 현지 대사에게까지도 충실히 보고하려 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계철 주버마대사가 관련 정보를 서울 외무부 본부에 보고한 일이 없다는 사실로 미뤄, 이 대사는 강 파견관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최 전 대사도 그렇게 생각한다.

[강 서기관은 언제 어떤 경로로든 동건애국호의 랭군 기항 동향을 파악한 후에는 즉시 이를 안기부장과 또 당시 선발대로 랭군에 나와 있던 정보와 경호 선발팀에 알렸을 것이다. 그러나 송 참사관이 10.6까지 동건애국호의 랭군 기항 사실을 몰랐다고 하니, 그때까지 이계철 대사에게는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최병효 책 101∼102쪽)

[이 대사가 ... 어느 시점에 강 서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도, 특이 동향이 없었다[느]니, 안기부나 경호실장에서 알아서 처리했겠지라고 생각하며 이를 대통령 방문 업무를 총괄하는 송 참사관에게 알리지 않고 외무부에도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상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다.](최병효 책 102∼103쪽)

이범석 외무장관의 부인 이정숙 씨가 1995년에『슬픔을 가슴에 묻고』를 쓸 때 확인한 내용도 비슷하다. 이 씨는 이계철 대사가 서울 외교부 본부에 보낸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는 안기부 보고를 참고한 것이며, 그것도 너무 늦게 전달됐다고 썼다.

[이범석 장관의 부인 이정숙 여사도 사건 후 자신이 파악한 바를 근거로 회고록에서 “주버마대사관 실무진은 동건호 관련, 승무원들이 생활필수품을 구입한 이외에 별다른 행동을 취한 것 같지 않다는 전문을 보낸 것은 대통령의 버마 방문 중 경호를 담당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돼 있던 타 관계부처에서 자기네 본부에 보고한 내용을 참고하여 답신을 보낸 것이라고 하며, 그 보고도 출발 직전에 수령하였다”(이정숙 책 232, 235, 238쪽)고 적고 있다.] (최병효 책 101쪽에서 재인용)

중요한 것은 강종일 안기부 파견관이 이계철 대사에게 보고를 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가 서울 외무부 본부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 이유다. 우리는 충분히 그 이유를 추리해 낼 수 있다. 한 마디로 정보 통제 즉 정보 은폐다. 세 가지 정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울의 안기부장은 ‘허수아비’ 신세였고, 그를 대신해 - 그를 제끼고 - 해외담당 2차장 박세직이 버마 관련 정보를 독점하면서 전두환의 버마 행각을 위한 공작을 총괄했을 정황이 그 하나(노신영 안기부장이 ‘허수아비’ 신세였다는 사실은 16편 글 참조). 박세직 차장이 안기부 해외공작국장(이상구 제3국장)을 사건 발생 한 달 전부터 버마에 파견했다는 사실이 다른 하나(9편, 26편 참조). 여기에 전두환 정권의 안기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외무부를 쥐락펴락했다는 공공연한 비밀을 추가해야 한다.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는 형식상 외무부 소속으로 전직되어 파견된 정부 각 부처의 주재관들이 있는데, 이들은 흔히 인사권을 가진 자기 소속 부처에만 중요 업무를 보고하고 공관장인 대사나 총영사에게는 보고하지 않음으로써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 해외 공관 업무가 처음은 강 서기관으로서는 ... 안기부장 뿐 아니라 현지 공관장에게도 긴밀히 보고해야 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미약했었을 수도 있다.] (최병효 책 102쪽)
 
최 전 대사는 강종일 안기부 파견관의 보고 누락에 무게를 두지만, 안기부 해외공작국장이나 안기부 서울 본부의 요구에 따라 이 대사가 외무부 본부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을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전두환이 갑자기 이범석 외무장관에게 ‘버마 일정 추가’를 명령하고, 이에따라 외무부 본부와 이계철 대사가 대통령의 버마 방문 관련 전문을 주고받을 때부터 이계철 대사의 처신은 이미 정상적이지 않았다.

버마 사정이 어떤지 보고하라는 외무부 본부의 전문(5월 20일 자)을 받은 이계철 대사는  바로 다음날(5월 21일) ‘노 프라블럼!’ 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최병효 씨는 이 대사가 전통의 버마 방문 계획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면서도 ‘대통령의 버마 방문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는 전문을 보낸 것을 두고 “스스로를 속이는 회신을 했다”고 지적했다.

( 최병효 책 50쪽)

최 전 대사는 이 대사가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을 두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어떤 비선(秘線)이 개입돼 있었을 것이라고 추리했다. 현재 대사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비선’이라면 정보를 통제, 조작, 은폐하면서 버마 대사가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무책임한 답신을 보내게 만들 수도 있고, 강종일 파견관이 입수한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가 서울 외무부 본부에 전달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상기할 것이 있다. 당시 전두환이 “노[신영 안기]부장은 국제외교 관계에 밝아 제2차장[박세직] 소관은 보고를 안 들어도 훤히 알고 있기 때문에 국내 문제에만 진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는 사실(박철언 『바른역사를 위한 증언-1』116쪽). 박세직 차장은 안기부 파견관(강종일)에게서 해외공작국장(이상구)를 통해 올라오는 버마 관련 정보를 안기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것이고, 대신 전두환에게 직보했을 것이다.

그러면 저들은 왜 강종일 안기부 파견관이 버마 정부에게서 입수한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가 서울 외무부에 전달되지 못하게 했을까? 강 씨가 입수한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는 한 마디로 ‘동건애국호 관련 특이 사항 없음’이었다. 전두환네는 이 배를 ‘해외 공작 거점’이라고 우기며 ‘북측의 대남 테러’를 기정사실화하려 했지만, 버마 정부가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이 배는 그냥 화물선이었고 그 선원들을 의심할만한 아무런 정황도 없었다.

그러나 ‘버마 음모’를 획책한 전두환 패거리에게 이 정보는 절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전두환의 버마 행각을 탐탁잖게 여기는 이범석 장관의 외무부에도 전달되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전두환네에게 동건애국호는 ‘아웅산 테러의 현지 거점’이어야 하고, 자신들이 저지를 사건을 이 배를 타고 잠입한 ‘북괴 공작원들’의 소행으로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나리오가 짜여 있었는데, 버마 정부가 일찌감치 ‘동건애국호와 그 선원들 행적에 특이사항 없다’고 확인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되겠나.

강종일 파견관이 버마 정부로부터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가 사건이 일어난 지 37년 간, 최병효 전 대사가 2020년 1월 책을 통해 자세히 공개하기 전까지 안기부-국정원 캐비닛 속에 꽁꽁 숨겨져 있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사건 발행 전에 버마 정부가 강종일 안기부 파견관의 요청으로 동건애국호 선원들에 동태를 감시했으며, 이들의 행적에 특이사항이 없었음을 확인해 줬다는 사실은 ‘1983 버마 사건’이 북측의 소행이며 정보 실패로 인해 테러를 당했다는 전두환네와 그 후예들의 주장이 거짓임을 반증하는 중요한 근거 자료다. 최 전 대사는 자신이 이 정보를 처음 공개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지니는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

‘동건애국호 문제 없음’에 관한 사전 정보를 버마 정부와 안기부가 공유했다는 사실에 근거해 더 많은 정보와 정황 증거를 확보하고 그에 관한 합리적 추리를 거듭하면 필시 ‘1983 버마 사건’은 전두환네의 자작극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최 전 대사는 이런 결말이 두려웠는지 자신이 공개한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의 신빙성을 스스로 부정한다. 모든 합리적 의구심과 자신이 갖고 있는 각종 증거 자료의 의미를 조작된 결론에 끼워 맞추려다 보면, 강 씨가 사건 발생 전에 버마 정부로부터 확보한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는 ‘애초부터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범인들 체포 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 강 서기관이나 우리 측 정보.경호 관계자들이 북한 공작선이 기항 중임을 당시에 이미 알고 있었고 버마 당국에 주의까지 요청했다는 보고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우리 요원들은 ... 몰랐던 것이 확실하다.] (최병효 책 103쪽)

최 전 대사의 이 말은 자신이 확인한 두 가지 사실과 상충한다. 10월 7일 자 이계철 주버마대사의 전문에는 동건애국호와 관련해 “특이 동향은 없었고, 버마 관계기관에 동 선원들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해 주도록 요청한 바 있다” (최병효 책 103쪽)는 사실과 이 10월 7일 자 전문은 송영식 버마대사관 참사관이 “안기부 파견관 강종일 서기관(박원용 무관 협조)에게 물어서 본부에 회신한 것”(최병효 책 101쪽)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급기야 그는 ‘우리 요원들의 무능’을 입에 올린다.

[버마나 우리 요원들의 동건애국호에 대한 관심과 감시가 매우 부실 ... 우리 측에서 버마 측에 사전에 동건애국호 선원들의 동태를 감시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버마 측이 아무런 감시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참사를 막지 못하였다면 이는 버마 측의 더 큰 책임과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사안 ... 하지만 우리 측 사건 조사단이나 누구도 이 문제를 사건 조사 중이나 재판 후에 버마 측에 제기한 바가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모르겠다.] (최병효 책 104쪽)

안기부 파견관이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를 버마 정부로부터 들었다는 사실은 물론, 그에 앞서 동건애국호 선원들의 동태를 감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조차 없었던 이야기 즉, 거짓말로 치부한다. 버마 측에서 처벌을 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아, 우리 측에서 감시 요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억지고 비약이다. 그의 억지는 급기야 강종일 파견관이 동건애국호 관련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처벌받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강 서기관, 안기부 본부의 지역 담당 과장과 부국장 등에 대한 문책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 결국 현지에서의 북한 동향에 관한 정보 수집과 조치 과정에서 결정적 문제가 생긴 것을 안기부 스스로 인정한 것 ... 그 결정적 문제란 범인들의 동건애국호를 통한 랭군 잠입 사실을 몰랐던 사실과, 버마 측에 동건애국호 감시 요청을 했다면 어느 선에서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최병효 책 104쪽)

틀린 이야기다. 강종일 씨가 이 사건 직후 안기부를 떠난 것은 맞지만, 그가 정보 임무 실패로 처벌받았다는 말은 최 전 대사의 상상이다. 강 씨는 안기부를 나온 뒤 약 20년 간 두 개 한국 대기업 임원을 역임하며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고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해, 지금은 ‘남북 중립화 통일론’을 주창하며 연구와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1983 버마 사건’이나 사건 당시 자신의 역할 또는 임무에 대해 입을 열려 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에 충실했고, 정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입수해 본국(안기부 본부) 및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려)했지만, 그가 확보한 정보는 어느 선에서 차단당해 외무부에는 전달되지 못했다. 그가 안기부를 떠나 대기업 임원으로 간 것은 - 어쩌면 문책 비슷한 형식을 취하면서 - 자신이 평소 원했던 일자리를 택한 것으로 본다.

그만 그런게 아니었다. 그의 상관이었고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부터 버마를 오가며 관련 정보를 중간에서 통제했을 이상구 해외공작국장도 사건 직후 안기부를 떠나나 척 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안기부 산하 <내외통신> 사장이 됐다(1984.4). 그는 이후 국회의장 비서실장(1988.3), 안기부 2차장(1989.7), 말레이시아 대사(1992.3)로 승승장구했다. 그가 말레이시아 대사로 나갈 때, 버마 사건 뒤 외무부 본부에서 근신 비슷하게 한직을 떠돌던 송영식 참사관도 드디어 대사 자리를 얻으면서(트리니다토바고 대사) ‘버마의 족쇄’에서 풀려났다. (28편에서 계속)

<1983 버마> 저자 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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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 70% 넘겨… 취임 100일 이전... 임두만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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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좀 잡아 죽여주십시오 (1) 박형국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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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 아이디어 (6) 박형국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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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33 강진욱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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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울산시 ‘부울경’의 한 축 · 공업도시 신상철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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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와 데모크라시, Big Tech와의 싸움 ⑤ 김종익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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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의 언론, 시민언론 열린공감이 있다. kenosis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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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는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kenosis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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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와 데모크라시, Big Tech와의 싸움 ④ 김종익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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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열 지지율 28%, 정권이 위험하다 임두만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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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와 데모크라시, Big Tech와의 싸움 ③ 김종익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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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창원시 마산합포구·회원구 - ‘91.9%’ ... 신상철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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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尹 “내부 총질 당대표” 李 “양두구육” 與,... 임두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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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와 데모크라시, Big Tech와의 싸움 ② 김종익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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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전 7월 27일 맺은 협정은 정전인가 휴전인가? 김용택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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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와 데모크라시, Big Tech와의 싸움 ① 김종익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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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춘보 칼럼] 권성동 대표연설 “우린 무능합니다” ... 심춘보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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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구걸을 한다. kenosis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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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민주가 사는 법-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 신상철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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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불장난을 막고 평화를 지키자” 사람일보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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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통일을 못하는 이유는... 김용택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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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수원특례시 4개 구 모두 압승.. 그러나 미... 신상철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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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 ‘문파’, “잘못했습니다” 사과 후 문 ... 임두만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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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시즌 2 유감 뉴스프로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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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어버린 진보유튜브들 kenosis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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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코리언의 삶, 증오에 저항하는 길 ④ 김종익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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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오늘은 수원 권선구 - 장안구 보다는 낫지... 신상철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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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칼럼] 민간인에 대통령 행보 기밀노출은 국기... 임두만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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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경기도 안산이 어떤 도시인가 - 민주당 총... 신상철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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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코리언의 삶, 증오에 저항하는 길 ③ 김종익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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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주권(主權)을 빼앗긴 국민-재검표? 본질은... 신상철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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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진으로 보는 국가원수, 권위는 상대가 인정... 임두만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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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코리언의 삶, 증오에 저항하는 길 ② 김종익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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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코리언의 삶, 증오에 저항하는 길 ① 김종익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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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TV] [경찰의 아들] 함안정기편 신상철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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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32 강진욱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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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사건 진실규명은 현재진행형” 사람일보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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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사건, 대법원 판결과 또다른 시작 신상철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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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경찰의 아들] 함수편 신상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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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과 찬사 강기석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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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 영상은 이스라엘 잠수함이 아니다 - 신상철 오류 (9) 아이에스2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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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경찰의 아들] 함미편 신상철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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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성기 정치학과 짤짤이-딸딸이 논쟁 kenosis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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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t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② 김종익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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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와 이종원이 열린 심장에 칼을 꽂고, 침을 뱉는... kenosis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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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대한민국 경찰여러분! 신상철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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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t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① 김종익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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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칼럼] 한동훈은 성역? 누가 ‘내로남불’을 ... 임두만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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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15 남북 공동선언 22주년입니다 김용택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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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TV] ‘不便한 眞實’의 歷史 신상철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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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31 강진욱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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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칼럼] 윤석열 공격, 가짜뉴스로는 안 된다 임두만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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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과 맷집의 거리, 폭력과 고통에 관한 고찰 김종익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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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상품(商品)인가 공공재(公共材)인가 김용택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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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가 열린공감이 돈가지고 싸운다네 kenosis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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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전 위원 천안함 좌초충돌 주장 명예훼손 무죄... 미디어오늘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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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천안함 좌초설 명예훼손’ 신상철, 대법원서... 머니투데이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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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 것인가? 신상철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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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춘보 칼럼]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은 ... 심춘보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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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남원시장 예비후보 총 66편의 유튜브 정책홍보... 이주연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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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윤석열엔 ‘신속’ 조국엔 ‘하세월’ ... 임두만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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