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보니 천안함 사건 발발 12주년이 됐더군요. 2010년 3월 26일 일어난 천안함 사건은 아직도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에 묻혀 있는 사건이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가장 먼저 밝혀줬으면 했지만, 결국 다시 MB시대 인물들이 정권에 돌아옴으로써 몇 년간은 다시 그 진실이 떠오르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해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주길 바랬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습니다. 광주의 진실조차 완전히 밝혀진 게 아니고, 그 참상을 주도했던 자는 천수를 다 누리고 편안히 죽어 버렸지요.
그 수많은 ‘의문사’들, 수면 위로 제대로 떠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들이 얼마나 되나 세어보면 그 숫자는 미미하기 그지없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그 뒤로 일어난 세월호 사건과 맞물려 대한민국을 갈라 놓은 사건들 중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숨겨지는 진실들을 하나하나 추리해 나가며 가슴이 짓눌리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악몽에 시달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년이란 세월이 훅 지나가 버렸군요. 그리고 우리는 다시 그 진실을 짓눌렀던 자들이 집권하는, 정말 악몽과 같은 일을 겪어내야 합니다.
여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 기대했던 것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다면 바로잡아줄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진실이 이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프랑스가 오늘날 현대민주주의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하게 된 기저엔 프랑스를 절반으로 갈라 놓았던 드레퓌스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진실이 드러나는데도 수십 년이 걸렸듯,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는데도 그만큼의 시간이 흐를 겁니다.
진실은 무당굿을 해서 드러나는 게 아닙니다. 결국은 그 진실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12년 전, 처음 천안함 사건을 대하고 나서 가졌던 의혹과 공포가 다시 생생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그 진실을 더욱 알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일 겁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엔 그 진실이 밝혀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