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일본 측의 삽질이 계속 그들의 발목을 스스로 붙잡고 있군요. 뭐, 덕분에 고마운 일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일본에 어떻게 경제적으로 종속돼 있었는가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도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그런 상황을 극복해 왔었는가를 보여주며 스스로 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이같은 오판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의 자존심을 일깨워주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신뢰도마저 크게 상승시켜 놓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국산 삼익스포츠의 양궁 활을 쓰는 이들이 많습니다. 원래 양궁 관련 제품은 미국의 호이트 사의 제품을 최고로 쳐 줬습니다만, 이곳의 스포츠 전문 샵인 빅 5 등에 가면 삼익의 활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삼익 사의 양궁 활은 원래 없었던 겁니다. 링크해 놓은 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 때 미국 호이트 사가 한국에 자국산 활을 제공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미국에 양궁 금메달을 내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되자 삼익 사에서 국산 활을 계속 연구해 생산해 낸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양궁협회도 국산 활만을 쓰도록 규정을 바꿨지요. 그런 상태에서 우리는 그 다음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 몰이를 했고, 피나는 개발 과정을 거쳐 만든 이 활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2015년 삼익스포츠가 부도를 맞게 됐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을 붙여줘야 살 수 있게 됐다고들 하지요. 안타깝습니다. 어쨌든, 일본의 대한 소재 및 부품 수출 규제는 그때처럼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분명합니다. 계속해서 자발적 불매운동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고, 무엇보다 그것이 사회 저변의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면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카톡으로 들어오는 No Japan 관련 운동 로고에서 저는 최근 스와힐리 어 버전과 인도네시아 어 버전, 그리고 폴란드 어 버전 등이 들어오는 걸 보면서 '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즐겁게 촛불을 함께 들었던 국민들답게, 우리는 나름대로의 재미들을 찾아내면서도 일본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노저팬이라는 사이트에서 일본산 물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해 주면서 참가자들이 스스로 정보와 의견을 더할 수 있도록 해 주어 참가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이게 우리의 모습이지요. 박근혜를 평화적으로 끌어내렸던 우리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이런 이야기도 들립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 의도된 테러를 가해 일본상품 불매 운동 자체의 방향을 돌려버리려 할 거라고. 하도 군부독재 정권과 이명박근혜 정부의 깨알같은 공작을 견뎌낸 국민이라 그럴까요. 저들의 불순한 의도와 기획을 미리 알아보고 이런 이야기를 퍼뜨림으로서 미리 저들의 공작에 초를 치는 것까지도 배워버린,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뉴스를 들으니 조선일보 등이 드디어 국민들의 여론이 안 좋다는 것을 인정하고 살짝 자기들의 논조를 완전 친일의 방향에서 돌렸다는군요. 그러면 용서해줄 줄 알고? 이미 그들로 인해 드러난 우리 안의 친일부역 세력들은 제대로 응징해야죠. 이 자발적 반일 운동이 계속되면 저들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뒤집으려 할 겁니다. 저들의 그런 움직임을 잘 감시해야 합니다. 친일적인 기사, 반민주적이며 거짓으로 도배된 저들의 주장들을 보면, 우리가 모두 그걸 뒤집을 수 있는 근거들을 들어 반박할 수 있어야지요.

​일본의 오판이 우리에게 새로운 국운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남북미가 한 자리에서 만나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시대에 내가 살 수 있을 거라고 기대는 했었지만, 그것이 이리도 빠른 속도로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분단과 그로 인한 고통의 근원인 일본, 이제 우리의 역사에서 확실히 지울 수 있는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같이 손 잡고 한발짝씩 더 갑시다. 우리의 자존심, 우리의 자주 경제, 그리고 평화가 함께 찾아오는 길이 바로 그 길이니까요.

​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