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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착각이 불러올 나비효과
  번호 74351  글쓴이 프레시안  조회 1408  누리 10 (10,0, 4:0:0)  등록일 2018-5-11 12:42 대문 2 [정치개혁] 

홍준표의 착각이 불러올 나비효과
[최창렬 칼럼] ‘보수 궤멸’ 그 이후에는…?

(프레시안 / 최창렬 / 2018-05-11)


한반도 비핵화를 지향하는 동북아 지형의 변화는 단순히 안보군사적 측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장정의 출발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지대의 해체라는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해 통찰하지 않고, 냉전의식과 반공주의라는 구시대적 패러다임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세력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군사정권 시절 권위주의적 방식의 산업화와 군부·재벌·관료의 삼각동맹의 결합은 자본과 권력의 유착을 구조화했고, 노동운동과 정부비판은 이들에 의해 친북 좌파로 매도됐다. 성장제일주의는 정치적 배제와 억압을 정당화했으며 그 결과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지체됐고, 기득권과 수구세력은 안보를 차용하여 보수로 위장했다. 보수의 연원이 산업화와 안보보수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결국 보수의 지리멸렬로 이어졌다. 재작년 늦가을부터 이어진 시민혁명은 권력의 교체를 결과했으나 보수를 대변한다는 제1야당은 그들의 집권 시절 벌어진 헌정문란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깎아내렸다. 나아가 판문점 선언은 “김정은과 우리 주사파의 합의”, “자발적 무장해제”라며, 좌파만이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국민 여론과는 동떨어진 이런 발언을 하는 이유가 지방선거를 의식한 보수층 결집의 선거공학에 있다면 이는 참으로 ‘나쁜 정치’가 아닐 수 없다. 반대로 홍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의 인식이 실제 극우 냉전의식에 토대하고 있다면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반도의 세기사적 대전환의 의미를 읽지 못하는 제1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궤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지 모른다. 이 결과가 오히려 정계개편을 촉발하여 보수로 위장한 수구의 퇴장을 결과한다면 이는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도 그렇게 녹록한 일은 아니다. 

홍 대표도 자신의 발언들이 국민 대다수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거친 언사를 쏟아내는 것은 10-15퍼센트 정도의 극우냉전 세력을 결집시켜 그들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토대로 선거 이후에도 ‘보수 아이콘’으로 남으려는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합리적 보수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함은 물론 극소수 안보극우 세력의 정치세력화는 무모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연합

지난 보수 정권의 국기문란은 권력 내부의 견제 장치의 작동 불능과 진보 진영의 무능 및 분열에 근본 원인이 있다. 권력의 정점에 기생하는 소수의 무리는 최고권력과의 이해관계 일치로 정치와 경제의 부정의한 결탁을 알면서도 이를 제어할 의지도,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 진보진영이라 일컫는 당시 야당은 사회경제적 쟁점에 천착하지 못함으로써 각종 선거에서 패배했다. 여기에 진보의 분열도 한 몫 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권력 내부의 감시의 부재와 상대 진영의 무능은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헌법농단을 결과했다.

보수의 무능과 몰락은 단기적·가시적으로는 진보세력의 확장과 동의어로 인식될 것이다. 그러나 진보 '세력'의 확장이 진보적 ‘가치’의 강화와 동의어는 아니다. 권력은 상호견제가 있을 때 건강해지고 강해지는 법이다. 지난 보수 정권 시절, 한국보수가 일본 자민당의 장기집권의 전철을 밟아갈 것이라는 전망은 그리 엉뚱한 추론으로 여겨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 세력은 몰락했다. 

지금의 한국당의 행태에서는 건강하고 합리적 보수의 재건을 떠올릴 수 없다. 보수와 진보의 양날개가 사회의 평형수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는 편향을 배제하고 형평을 유지한다. 국정농단 세력의 척결과 냉전의 해체가 ‘보수 궤멸’의 원인이 아니라, 시대를 독해하는 능력의 부재가 보수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보다 큰 문제는 보수의 몰락이 진보를 위태롭게 하고 나아가 한국정치와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균형감각을 갖춘 대안세력의 부재는 한국사회와 정치에 재앙이다. 무의식적인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를 이용하여 정치세력화 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96279

http://surprise.or.kr/board/view.php?table=surprise_13&uid=7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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