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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코피 작전’과 전술핵이 만나면?
  번호 63290  글쓴이 프레시안  조회 603  누리 5 (5,0, 2:0:0)  등록일 2018-2-11 17:46 대문 1

트럼프의 ‘코피 작전’과 전술핵이 만나면?
[정욱식 칼럼] 트럼프의 NPR (하)

(프레시안 / 정욱식 / 2018-02-11)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작전’이 화제다. 이 작전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고안한 것으로, 북한의 핵시설이나 미사일 발사 시설에 제한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덩치가 압도적으로 큰 미국이 덩치가 작은 북한의 코피를 터트려도 북한이 대들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그런데 싸움판은 북미 양측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이 북한에 제한적인 공격을 가하면 북한은 미국의 동맹국들인 한국이나 일본에 반격을 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2500만 명이 거주하는 수도권과 3000만 명이 사는 도쿄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조차 ‘코피 작전’은 위험천만한 도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트럼프 행정부가 핵 태세 검토(NPR) 보고서를 통해 대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키로 하고 먼저 미국의 핵무기 증강 계획부터 살펴보자.

전략핵 ‘삼축’과 전술핵 ‘삼축’

미소 냉전 시대에 미국의 핵 전력은 크게 전략 핵무기와 비전략 핵무기 두 축으로 이뤄졌었다. 메가톤급 폭발력을 보유한 전략핵은 주로 상대방에게 ‘종말’의 두려움을 안겨줌으로써 적대국의 핵공격을 억제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이에 반해 전술(tactical), 혹은 전역(theater) 핵무기로도 불렸던 비전략핵은 폭발력을 낮추되 유사시 상대방의 군사력이나 지휘부를 겨냥하는 제한적인 목적을 띠었다. 전략핵이 전술핵보다 압도적으로 위험해보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실전에서 사용 가능성은 전술핵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소련이 전략핵 감축 협상에 앞서 전술핵에 해당하는 중거리핵미사일폐기(INF) 협정부터 체결했고, 미국이 냉전 종식 이후 전술핵을 대거 폐기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NPR를 통해 전술핵의 부활을 선언했다. “효과적으로 핵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냉전 시대의 유산을 재편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전략 삼축 체계(nuclear triad)를 대폭적으로 현대화하고, 냉전형 무기로 불렸던 “비전략 핵무기” 보유를 다시 추구하며, 국방비에서 차지하는 핵무기 관련 예산을 대폭적으로 늘리는 것을 펜타곤의 “최우선 순위”로 삼기로 했다.

전략핵 삼축 체계 현대화 계획은 핵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SSBN),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그리고 전략 폭격기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먼저 SSBN과 관련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14척의 오하이오급을 2042년까지 점차적으로 12척의 컬럼비아급으로 대체키로 했다. 또한 ICBM 분야에서는 400기의 미뉴트맨-Ⅲ를 2029년까지 지상배치전략억제미사일(GBSD) 프로그램으로 대체키로 했다.

전략폭격기 분야에선 46대의 B-52H와 20대의 B-2A를 2020년대 중반부터 B-21로 대체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B-52에 장착되는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이 “노후화되고 적대국의 방공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장거리 스탠드-오프(LRSO) 순항 미사일 개발에 착수키로 했다. 

B-2A는 중력 핵폭탄 계열인 B83-1과 B61을 주로 장착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B61-12로 대체될 예정이다. 또한 B-21 전폭기가 전력화되면, “중력 핵폭탄과 LROS 두 가지 모두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어온 삼축체계 가운데 하나는 폐기해도 된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삼축 가운데 하나가 없어지면, “적들은 공격 계획을 수립하기가 훨씬 용이해지고, 나머지 두 개의 축을 파괴하는 데에 자원과 관심을 집중하게 만들 것”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다. 오히려 전략핵 삼축 체계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비전략 핵무기 개발 및 보유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개념적으로 전술핵에 해당하는 ‘비전략 핵무기’개발 계획 역시 삼축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비전략 핵무기는 노후한 B61이 유일하다며 이를 대체할 B61-12 개발 및 생산·배치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B61의 운반수단으로 F-15E를 사용하고 있고, B61이 배치된 나토 회원국들은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번갈아가면서 탑재할 수 있는 “이중 능력 전투기(DCA)”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을 F-35로 대체해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미국 및 나토 회원국 일부의 핵심적인 핵전력은 B61-12를 탑재하는 F-35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계획은 오바마 행정부 때 수립된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계승하면서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 3월까지 B61-12의 초도 생산을 달성하고 2024년까지는 기존의 B61를 모두 B61-12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일부를 저강도(low-yield) 핵탄두로 대체하고 해상발사순항핵미사일(SLCM) 개발 계획도 밝혔다. 저강도 SLBM 핵탄두는 “적대국의 방공망을 뚫을 수 있는 신속한 대응 옵션을 확보하게 해준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게 단기적인 계획이라면, 중장기적으로는 SLCM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SLCM 계발 계획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검토되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NPR를 통해 취소키로 했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이러한 능력을 확보하는 데에 착수키로 했다.”

정리하자면,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미국의 비전략 핵무기의 삼축으로 B61-12를 장착하는 F-35, 저강도 핵탄두를 장착한 SLBM, 그리고 SLCM을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갖출 때 비로소 “미국 핵 능력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30년까지 연간 80개 이상의 플루토늄 피트를 비롯해 고농축 우라늄, 그리고 리튬과 삼중수소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코피 터진 북한이 반격하면 미국은 핵공격?

트럼프의 NPR이 가장 비중 있게 다룬 나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북한이다. 2010년 NPR에선 4번 언급되었던 반면에 이번에는 50번이나 언급되었을 정도다.

2018년 NPR은 “북한이 핵탑재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수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핵 폐기를 재확인”했다. 

북한의 핵보유가 미국 및 동맹·우방국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핵확산 위험도 명시했다. “2007년 파괴된 시리아의 핵발전소 건설을 북한이 도왔다”는 사례를 상기시키면서 “수평적 확산 위협”, 즉 “다른 나라나 테러집단에 핵무기 및 핵물질을 이전할 잠재적인 원천”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제시했다. “북한은 정권의 생존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며, “미국의 억제 전략은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우방국에 대한 핵 공격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나 물질, 그리고 전문지식을 다른 나라나 비국가 행위자에게 이전시 그 책임을 전적으로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북한의 지하 시설을 겨냥해 “이들 시설을 탄착지로 삼는 재래식 및 핵 능력을 계속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존하는 B61 및 개발 중인 B61-12의 우선적인 대상이 북한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아울러 한국 및 일본과 함께 MD 능력을 대폭적으로 강화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앞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NPR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 가운데 하나는 동북아에 비전략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비전략 핵무기의 배치는 미국이 확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전진 배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잠재적인 적대국에게 보내는 확실한 억제 신호”라며, “필요할 경우, 미국은 동북아와 같은 (유럽이외의 다른) 지역에도 비전략 핵무기와 그 운반 수단을 배치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최고위 핵정책 문서인 NPR을 통해 동북아에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게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고안해낸 대안의 요체이다. 미국이 ‘코피 작전’을 강행할 경우 북한도 반격을 강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러한 북한을 상대로 미국은 핵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고 위협함으로써 코피 터진 북한이 반격을 못하도록 하겠다는 논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전술핵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전략핵은 그 폭발력과 지정학적·윤리적 파장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미국도 실제 사용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르고 북한도 미국이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폭발력을 크게 낮춘 전술핵은 실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이라고 여긴다.

2월 7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브리핑 내용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그는 NPR에 담긴 비전략 핵무기 개발 및 확대 계획이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핵 억제이다. 핵 억제에서 우리는 일부 국가, 특히 한 나라가 재래식 전투에서 소형 폭탄을 사용할 경우 우리가 초대형 폭탄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저강도 폭탄을 만들어 ‘오판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매티스가 언급한 ‘한 나라’가 북한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의 NPR의 핵심적인 요지 가운데 하나는 코피 작전을 비롯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옵션을 가장 강력한 군사적인 힘, 즉 핵무기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지도부에게 최대한의 공포심을 불어넣어 북한의 군사 행동은 억제하고 미국의 군사 행동의 자유는 증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핵 일방주의야말로 북핵을 키워준 핵심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85629

http://surprise.or.kr/board/view.php?table=surprise_13&uid=63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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