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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복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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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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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
분단체제 프레임 전쟁과 과학 논쟁 (한겨레 오철우 기자)
논  쟁   문재인정부   천안함   세월호   최순실   검찰개혁   국방개혁   정치개혁   일반   전체 
이국종 교수는 ‘김종대’가 아니라 기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번호 56731  글쓴이 아이엠피터  조회 773  누리 0 (5,5, 2:1:1)  등록일 2017-11-24 10:31 대문 1

이국종 교수는 ‘김종대’가 아니라 기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WWW.SURPRISE.OR.KR / 아이엠피터 / 2017-11-24)


언론마다 이국종 교수와 김종대 의원 간의 뉴스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 귀순병사를 치료한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를 응원하는 글도 계속 올라옵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지적도 의미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정치인들도 각자 자신들의 주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그리고 사건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국종 교수가 진정으로 말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얘기했는데, 해석은 제멋대로’

지난 15일 이국종 교수는 귀순 북한군 병사의 수술 경과를 브리핑했습니다. 브리핑 과정에서 이 교수는 “처음 수술이 진행될 때부터 복강 내 분변,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여서 향후 합병증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껏 국내 환자에서는 볼 수 없는 수준의 기생충이 많이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환자 복부에 있는 분변과 기생충 등의 각종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우려했습니다. 당연히 의사 입장에서 수술 이후 벌어질 환자의 ‘합병증’ 발생 여부는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합병증’ 대신에 ‘기생충’만 강조해서 보도했습니다. 마치 보건 전문가처럼 북한의 식습관과 영양 상태 등을 ‘기생충’ 하나로 판단하고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정치인들은 북한에 구충제를 보내야 한다는 대북 지원까지 말했습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회충 문제는 이번 병사 한 사람이 아니라 북한 주민 전체 문제다. 북한 주민들의 장 위생은 바른정당이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구충제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환자를 수술한 의사의 말을 해석보다 있는 그대로 보도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에 언론이 멋대로 규정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관음증을 유발하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면 본질인 ‘생명’은 사라지게 됩니다.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것만 보도하는 언론’

지난 8월 이국종 교수는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CBS) 797회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편에서 세월호 침몰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저는 이해가 안 가요. 이날(2014년 4월16일) 오전 11시 반에 (침몰 현장)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배 보이세요? (세월호 주변에서) 대한민국의 메인 구조헬기들은 다 앉아 있잖아요. 왜 앉아 있을까요? 거기 있던 헬기들이 5천억원어치가 넘어요. 저만 비행하고 있잖아요. 저는 말 안 들으니까”

“구조·구급은 고사하고 의료진이 탄 헬기에 기름 넣을 곳이 없었어요. 목포에 비행장이 얼마나 많은데 왜 구급헬기에 기름이 안 넣어질까요? 공무원이 나빠서 그럴까요? 해경만 나빠요? 이게 우리가 자랑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냥 우리 사회의 팩트라고요”

이국종 교수가 지적한 것은 해경이나 공무원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구조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비판한 것입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대다수 언론은 ‘정부의 보도자료’를 근거로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데 동참했습니다. 단편적인 기사, 자극적인 보도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언론이 심층적으로 다뤄야 할 사건의 본질은 사라졌습니다.


‘기자의 역할을 강조한 이국종 교수’

지난 22일 이국종 교수가 북한군 귀순 병사의 상태에 대한 공식 브리핑을 했습니다. 지상파는 물론이고 종편까지 앞다퉈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을 생중계했습니다. 이 교수가 마지막에 언론인의 역할을 강조하자, 언론사는 중계 화면을 서둘러 마무리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은 이 교수의 말이 아닌 자신들의 생각을 제멋대로 말했습니다.

이날 이 교수는 “기자분들 시간을 너무 많이 뺏어서 정말 죄송하고 바쁘신 분들은 그냥 중간에… 그리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아마 많으실 겁니다.”라며 언론의 포커스와 자기가 생각하는 점이 다르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동아일보에 박민우 기자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때 석해균 선장님 때였는데 그때 여기서 단편적인 기사나 백그라운드를 보지 않고 굉장히 지엽적인 글만 쓰는 것을 노력하는 것을 보고 제가 그렇게 하지 말고 백그라운드를 봐야 된다고, 이면을 보고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고 야단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잘 성장해서 카이로 특파원으로 가서 있는데.”

이 교수는 기자라면 사건의 배경과 이면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보도해야 한다는 점을 과거 석해균 선장 사례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영웅주의’나 자극적인 보도가 오히려 생명을 살리는 중증외상센터 설립의 목적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 교수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북한 병사나 대한민국 청년을 떠나 그 누구라도 ‘골든아워 내에 환자의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지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셔야 되는 분들이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언론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마지막까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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