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주택 가격 ― 금융화하는 내 집 마련 주택 정책 ②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6-09-28)
히라야마 요스케平山洋介
셋난 대학 현대 사회학부 특임 교수이자 고베 대학 명예 교수. 주택․도시 계획을 전공. 저서로 『내 집 너머로 ― 주택 정책의 전후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임시 거처’와 전후 일본 ― 본가 살이․ 임차 살이․가설 주택 살이』 등이 있다.
■ ‘부채 인간’ 만들기
주택 가격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급 측 요인은 여러 가지다. 금융 완화는 땅값을 급등시켰고, 이는 곧바로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분양 가구 수는 택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감소했다. 2013년에는 2만 8,340가구였으나 2025년에는 8,264가구로 줄어 약 3분의 1이 되었다. (부동산경제연구소 조사)
공급 감소는 가격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건축비도 크게 올랐다. 2022년부터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축 자재의 가격이 상승했다. 건설․운수 업계의 전례 없는 인력 부족은 인건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주택 가격의 상승 폭은 공급 측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수요 측에 주목해, 높은 가격에도 집을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주택 가격 급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원인으로 부유층의 초고가 주택 구입과 해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투자가 지목되었다. 도심 아파트 시장에서는 단기 전매를 노린 투기가 늘어났다. 실제로 금융 자산을 1억 엔 이상 보유한 부유층은 2023년에 165만 3,000가구로, 2005년에 비해 90퍼센트 증가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 조사)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분양받은 아파트를 인도 전에 되팔 경우, 계약을 해제하는 등 전매 제한 조치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업체 차원의 조치는 아파트를 인도받은 뒤 이루어지는 재매각에는 미치지 않아, 투기를 줄이는 실질적인 효과가 거의 없다.
도쿄의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런던․뉴욕․홍콩․타이베이․싱가포르․상하이․베이징․시드니 등보다는 낮다. 여기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해외 투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쿄의 부동산으로 몰렸다.
그러나 부유층의 초고가 주택 구입과 해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매입, 단기 전매를 노린 투기만으로는 아파트 가격 급등을 일부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부동산 등기 정보를 활용한 국토교통성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도쿄 도심 6구에서 신축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 가운데 해외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7.5퍼센트였으며, 수도권 전체에서는 1.9퍼센트에 그쳤다. 도쿄 23구에서는 구입한 지 1년 안에 되파는 단기 매매가 늘었지만, 2024년 1∼6월에 구입된 신축 아파트 가운데 단기 매매가 이루어진 비율은 9.3퍼센트에 머물렀다.
주택 시장을 움직이는 중심적인 힘은 두터운 ‘일반 가구’의 주택 수요이다. 주택 대출 금리는 1990년대 중반부터 극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1999년에 ‘제로 금리 정책’을, 2016년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장단기 금리 조작’을 도입해 금리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묶어 두었다.
초저금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출 조건을 개선한 다양한 주택 대출 상품이 개발되었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도 ― 비록 그중 상위 계층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 고가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변동 금리형 주택 대출의 기준 금리는 버블 경제기에는 7∼8.5퍼센트로 높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2퍼센트대에서 움직였다. 우대 혜택을 적용한 금리는 2021년에 1퍼센트 아래로 내려갔다.
따라서 매달 갚는 주택 대출금만 놓고 보면, 현재의 주택 가격이 버블 경제기보다 높다고 해서 주택 구입자의 부담까지 반드시 더 크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택금융지원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 4∼9월에 실행된 주택 대출 가운데 ① 적용 금리가 1퍼센트 이하인 초저금리 대출을 이용한 비율은 66.5퍼센트, ② 대출 당시 금리가 낮은 변 동금리 대출을 이용한 비율은 75.0퍼센트, ③ 주택 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이 90퍼센트를 넘는 대출은 36.1퍼센트, ④ 상환 기간이 35년을 넘고 50년에 이르는 사례도 있는 초장기 대출은 23.4퍼센트였다. 또 20대 부부 가운데 ⑤ 부부가 각각 주택 대출을 받는 페어론을 이용한 비율은 35.3퍼센트, ⑥ 부부 등의 소득을 합산해 대출받은 비율은 21.3퍼센트였다.
정부와 은행은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으로 1970년대부터 주택 대출 조건을 거듭 완화했고, 2020년대 들어서는 그 조건을 더욱 완화했다. 이 ‘금융화의 순환’ ― “살 수 없다면 살 수 있게 될 때까지 빌려준다” ― 속에서 기존의 대출 조건으로는 집을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조건으로 더 많은 자금을 빌려 더 비싼 주택을 손에 넣었다.
그 결과 나타난 것은, 주택 가격 전액을 대출받아 50년에 걸쳐 갚는 부채를 짊어진 채, 마치 자신의 인생을 담보로 잡히듯 집을 사는 모습이다. 주택 대출의 판매 과정은 이탈리아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마우리치오 라자라토가 말한 ‘부채 인간’을 만들어내는 공정이 되었다. (Lazzarato, 2011)
주택 대출 잔액을 증가시킨 주된 요인은 대출 이용자 한 사람이 짊어지는 부채 규모가 커진 데 있다.
대형 주택업체 등으로 구성된 주택생산단체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주문형 단독 주택을 마련할 때 받은 평균 대출액은 2000년도 2,629만 엔(약 232백만 원)에서 2024년도 6,372만 엔(약 563백만 원)으로 2.4배 늘었다. 연 소득 대비 대출액의 배율도 같은 기간 2.9배에서 5.6배로 뛰어올랐다.
■ ‘미개척지’로서의 여성과 고령자
주거의 금융화를 가속시키려면 ‘미개척지’가 필요하다. 사상가이자 혁명가인 로자 룩셈부르크가 1913년에 썼듯이, 자본 축적은 자본주의화되지 않은 경제를 자본주의화하고, 시장화되지 않은 영역을 시장화해 가는 운동이다.
자본주의의 운동은 ‘외부’가 있어야 비로소 성립하며, 그 외부를 ‘내부’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장화할 새로운 영역이 사라져 ‘외부’가 고갈되면 자본주의 사회는 존립 조건을 잃고 위기에 빠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택 대출 사업의 ‘개발’은 ‘미개척지’에 진출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주택 대출 상품이 만들어졌다. 부부의 소득을 합산하여 한 사람이 주택 구입 자금을 빌리고 다른 배우자가 연대 보증인이 되는 방식이 고안되었다. 나아가 부부가 각각 주택 대출을 받는 페어론(joint mortgage)의 판매도 늘어났다.
과거에는 여성이 취업해 있더라도 계속 일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이유로 주택 대출의 고객이 되기 어렵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맞벌이가 보편화되고 아내가 장기간 일하는 사례가 늘면서 여성 대상 주택 대출 상품의 판매도 증가했다.
주택 금융 시장의 ‘미개척지’였던 여성을 대상으로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일은 내 집 판매를 유지하는 유력한 수단이 되었다. 노동력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여성의 지속적인 취업을 지원하는 실천과 이를 높이 평가하는 담론이 늘어났다. 이는 사회와 경제의 탈젠더화를 촉진하리라 기대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새로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 때로는 상당 부분이 주택 대출 시장으로 흡수되었다.
마찬가지로 고령기에 들어서도 주택 대출을 계속 갚는 사람이 늘어났다. 만혼의 증가, 주택 구입 시기의 지연, 주택 가격 상승, 퇴직금 감소 등이 주택 대출의 완납 시기를 늦추었다. 노동력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고령자를 노동시장에 계속 머물게 하는 정책도 추진되었다. 이전에는 고령자에게 부채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여겼지만, 연금과 근로소득을 합하면 대출 상환 부담을 견딜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초장기 주택 대출 상품이 개발되었다.
대부분의 주택 대출 상품은 단체 신용 생명 보험, 곧 일본에서 ‘단신(団信)’이라 부르는 보험에 가입할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따라서 고령 채무자가 사망하더라도 은행이 그 위험을 떠안지는 않는다. 보험회사에는 주택 대출의 채무 불이행이 적은 데다 단체 신용 생명 보험 판매도 중요한 수익원이 된다. 고령기에 접어들기 전에 대출을 모두 갚는 것을 표준으로 삼았던 주택 대출 사업에서, ‘미개척지’였던 고령자가 새로운 채무자로 ‘개발’된 것이다.
■ 서브프라임 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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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프라임 프런티어’는 도시 학자 아난야 로이가 『빈곤 자본』(2010)에서 체계적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기존 금융 시장에서 배제되었거나 상환 능력이 불안정한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 영역을 새로운 대출과 투자의 대상으로 편입하는 금융 자본의 개척 영역을 뜻한다. 라켈 롤닉은 이와 맞닿은 문제 의식을 주택과 도시의 금융화로 확장했다.
이 글은 이 개념을 일본의 주택 금융시장에 적용하여, 기존에는 주택 대출의 주요 고객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여성과 고령자를 새로운 채무자로 편입하고, 페어론·초장기 대출·고비율 대출 등을 통해 대출 시장을 확대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는 여성과 고령자 자체를 신용도가 낮은 집단으로 규정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 집 마련 시장의 새로운 영역이 줄어들수록 금융시장이 더 큰 부채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확대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 역주 |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초저금리․초장기․고비율 대출을 이용하는 가구는 고가 주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훨씬 큰 부채와 여러 위험을 떠안았다. 초저금리가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변동 금리형 주택 대출은 주택 구입 당시의 금리가 고정 금리형보다 낮아 널리 이용되었지만, 금리 변동 위험이 따른다. 일본은행은 10년 넘게 계속된 ‘차원이 다른 금융 완화’를 2024년 3월에 전환하고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의 정책 금리에 연동하는 변동 금리형 주택 대출의 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변동 금리형 주택 대출을 고정 금리형으로 갈아탈 수 있다. 그러나 장기 금리에 연동하는 고정 금리는 변동 금리보다 먼저 상승한다. 따라서 고정 금리형으로 갈아타면 상환액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대출 갈아타기에 나서는 사람이 많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초장기 주택 대출의 이용도 늘어났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 상환 기간에는 기업의 도산, 실업, 정리 해고, 일정 연령에 이르러 보직에서 물러나는 일과 그에 따른 급격한 소득 감소 등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초장기 페어론으로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맞벌이 가구가 그처럼 오랜 기간 높은 소득을 유지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육아․전근․노부모 돌봄․이혼 등 잇달아 닥치는 ‘고난’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주택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혹은 주택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집을 사는 사람들은 부동산 자산의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 그러나 특별히 유리한 입지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주택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자기 자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대출 비율이 높은 주택 대출을 이용한 채무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보유 주택의 시장 가치가 남은 대출금보다 낮아지는 ‘잔존 채무 초과’ 상태에 빠진다.
젊은 부부가 대출 비율이 높은 초장기 페어론을 이용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구입한 주택의 시장 가치가 상승하고, 이를 되팔아 더 유리한 조건으로 새로운 주택을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대출 비율이 100퍼센트 또는 그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 젊은 부부는 곧바로 그 시나리오의 붕괴에 직면한다.
내 집 마련 시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금융화의 ‘미개척지’를 찾아내어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된다. 그러나 무리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프런티어는 이미 사라졌다. 새롭게 구축되는 프런티어의 채무자들은 반드시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이 아니며, 더 무거운 부담과 더 많은 위험을 떠안는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풍경’은 점차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경제의 세계화 아래 주택의 금융화가 진행되었다.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는 노숙인의 존재가 일상적인 현상으로 굳어졌고,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슬럼이 확대되었다. 주택․도시 계획 연구자이자 실천가인 브라질의 라켈 롤닉은 ‘금융 제국’이라는 틀 안에서 도시가 부동산 개발업자와 은행에 팔려 넘어가고, 사람들의 주택과 공동체가 자본주의의 마지막 ‘서브프라임 프런티어’가 된다고 썼다. (Rolnik, 2019)
글로벌 사우스와 일본의 주거 상황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금융화의 ‘미개척지’에서 새로운 프런티어를 찾아 나서는 ‘개발’ 운동이 결국 서브프라임 프런티어만을 남기는 경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글로벌 사우스와 일본의 주거 상황은 다르다. 그러나 금융화의 ‘미개척지’에서 프런티어를 찾는 ‘개발’ 운동이 결국 서브프라임 프런티어만 남게 만드는 경향은 자본주의 사회에 공통된 보편적인 경향이다. <3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