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직면한 2중위기와 출로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출로를 열어야
(사람일보/ 김성수 / 2026-05-11)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사회의 파탄 위기’와 ‘남북관계의 파국적 대결 위기’라는 2중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와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이런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출로를 열어야 한다.
한국경제는 단순히 경기가 안 좋은 수준을 넘어, 생산력 자체가 정체된 상태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져 있다. 1990년대 이후 호황을 누렸던 한국경제는 2020년대 초 코로나 재앙 이후 쇠퇴하기 시작해 2026년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악화와 그로 인한 경제사회 파탄의 위기가 회자되고 있다.
또 다른 위기는 6.25전쟁 이후 70년여간 대결중에서도 열려 있던 남북대화의 길마저 막히고 이제는 조선에 의한 평정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경제사회적 파탄이든 조선과의 파국적 대결이든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단말마적인 2중 위기는 아직 지하의 용암과 같은 상태에 있어 한국의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정치계나 학계, 언론문화계 인사들도 지금까지의 세상은 굴곡이 있을 뿐 그런대로 굴러갈 것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2중위기는 불안정하고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언제든 폭발할 수 있으며, 그 대책 마련은 시급하다. 현시점에서 상정할 수 있는 대책은 생산관계의 변혁과 연방제통일 실현이라는 출로로 집약된다.
한국의 경제사회 파탄위기
최근 한국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빠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경제적 재앙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생산력 정체의 후과 현상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생산력은 떨어지는데 물건값은 올라가는 현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92%, 올해 1,71%, 내년에는 1,57%로 계속 저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생산력은 점점 하강하는데 물건값은 계속 상승하는 형국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값의 상승과 임금 등에 의한 생산비의 상승에 연관되어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3고(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고는 국가, 사회, 개인부채의 상승과 연관되어 있다. 물가상승률은 3%대, 환율은 1500원대로 2009년 이후 최고, 금리는 2022년 기준금리 1.25%에서 2026년에는 3.5%(기업에는 5~6%, 개인에게는 6~8%)로 높아진다. 3고 충격이 악순환으로 얽히면서 ‘한국경제를 복합위기 터널에 진입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2026년 4월의 국가부채는 6500조, 가계부채는 2000조, 개인부채는 3000조로 국가 전체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비율로 상당히 높다. 이 부채의 심각성에 대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4월에도 한국을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국가로 지목했다.
한국의 경제전문가들도 이러한 경제상황을 '일시적 또는 순환적 경기변동의 현상'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현재의 반도체 호황은 일시적이며 착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상황에 대한 대책으로 주로 '구조개혁'이 거론된다. 조중동은 일제히 4월 27일 사설에서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15년째 내리막 잠재성장률, 구조개혁 미뤄 온 탓"(조선일보), "잠재성장률 1,71%, 구조개혁 없인 성장회복 못한다"(중앙일보) , "한(국) 잠재성장률 15년째 하락. 구조개혁 없이는 '백약이 무효'"(동아일보).
그러나 한국의 스태그플레인션과 그 후과로 닥칠 사회적 재앙은 “구조개혁이나 산업경쟁력 강화”나 “새로운 경제 체질”, “규제혁신”, 금융재정적 대책 정도로는 생산력을 높일 수 없는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 온 것이다.
국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기반한 생산관계로는 노사갈등의 불가피, 3대 생활영역인 교육, 의료, 주거의 고비용으로 인한 생산비와 서비스비용의 끊임 없는 증가, 유리한 노동생활조건을 찾아 떠나는 고급인재의 해외유출과 외국노동자의 계속증가, 자원부족과 수출의존 심화, 내수의 한계 등을 극복할 수 없으며, 생산력 발전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이제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기반한 생산관계의 변혁이 시대적 요구란 것을 인식하고 실천할 때가 된 것이다. 이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구는 촛불시위의 위력으로 가능하게 된 새로운 정부와 시민사회, 여러 정당들이 공동으로 구성해 활동을 시작한 ‘사회대개혁위원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위원회가 “정책, 제도개혁을 통한 사회구조적 불공정과 불평등 해소”로 대응하고 만다면 시대적 요구에 제대로 부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조선의 평정정책
조선은 2023년 12월 당중앙위원회 8기 9차전원회의 보고와 2024년 1월15일 14기 10차최고인민회의에서 70년 오랜 전통의 대한 정책을 파격적으로 전환했다.
조선은 한국을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력량을 동원하여 남조선(한국)전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 하겠습니다.”고 천명했다.(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전원회의 확대회의)
6.25전쟁 이후 동족과 동질성에 기초한 협의와 교류를 통한 민족통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입장을 포기하고, 무력적 평정을 통해 “대한민국영토를 평정(점령)”하고 “대한민국 족속들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조선과 한국은 남북 분단을 평화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차례 최선의 방안을 내놓고 협의를 통해 성공시키고자 끊임 없이 시도해 왔다. 예를 들면 7.4 남북공동성명(1972, 박정희), 남북기본합의서(1991, 노태우), 615 남북공동선언(2000년, 김대중), 10.4 남북정상선언(2007, 노무현), 판문점선언 (2018, 문재인), 9월 평양공동선언(2018, 문재인) 등이다. 이러한 판국에 2022년에 새로 집권한 윤석열내란정권이 무인기를 평양에 날리고 선제공격까지 공언하면서 대조선 적대시정책에 집착했다.
조선은 이러한 역사적 전과정에 대한 결속으로 한국은 적대국가이며, 한국의 정권을 교류와 협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으며, 평정의 대상으로 확정한 것이다.
이런 평정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 조선은 핵무력과 재래식 무기를 병진해서 속도전으로 강화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고도화하고 있다.
미국을 향해서는 2024년과 2025년 대륙간탄도미싸일9화성포 17과 18, (핵)잠수함과 잠수함 발사 탄도핵미사일, 군함과 항구를 폭파할 수 있는 강력한 수뢰, 정찰위성 ‘만리경 1’ 등으로, 한국을 향해서는 2025년과 2026년 600미리 방사포, 중단거리 이스칸테르 KN-23, 근거리 탄도미사일 CRBM 화성11 라형을 통한 전자기탄, 집속탄과 산포지뢰 또는 전술핵, 드론정찰기와 다목적드론, 잠수함, 구축함, 지대함미사사일 등으로 평정의 임계점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다종의 무기로 한미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 계룡대, 항만, 비행장 등 군사시설들을 타격 무력화하고 동시에 전자기, 전기, 통신, 철교, 고속도로 등을 초토화, 무력화를 성공시키며, 그 다음에는 20만의 특수부대가 지상, 공중, 해상을 통해 침투해 “대한민국족속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평정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한국의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하듯이 “왜 외국군 없으면 자체방위 어렵단 불안감 갖나” 하면서, 한국은 “군사력 순위 세계 5위, 한국의 국방비 지출이 북한 1년 국민 총생산의 1.4배, 방위산업 수출 세계 4위”를 근거로 하여 한국의 우세를 표명하고 있다.(4월 28일, 청와대 국무회의)
물론 초음속 순항현무미사일, 항공, 미사일방어 천궁미사일, K-9 자주포, KF-21 전투기 등은 세계적으로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전선이 협소할 뿐 아니라, 군사나 산업시설들이 거의 전반적으로 지상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23개나 되는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들이 지상에 있어 방사포와 미사일, 드론 공격에 치명적이다.
‘평정’이 촉발될 “유사시”는 다음 3가지 계기 중 하나일 수 있다. 한미동맹이 이란의 경우처럼 조선에 선제도발하는 경우, 중국과 대만의 전쟁이 코리아반도로 연쇄작용이 벌어지는 경우, 미국 또는 한국에서 경제파탄과 정치분쟁으로 사회가 마비될 경우.
여하튼 우리 민족에게는 물론 세계인류에게도 가장 이상적인 바람은 전쟁의 승패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날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2가지 출로
한반도의 미래는 조선의 평정정책을 불문에 부치더라도 한국의 가까운 미래는 생산관계의 변혁 그리고 연방제 실현에 의한 반외세 자주 평화통일 실현이라는 두 가지 출로 중 하나가 선택지로 되는 것 같다.
생산관계의 변혁
1945년 분단과 1950년 6.25전쟁 이후 한국에서 4.19혁명, 87년 대중항쟁, 두 차례 집단적 촛불시위 등은 정권교체라는 정치지형의 변화를 실현했으나, 생산관계의 변혁을 통한 체제변혁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은 미국의 주도하에 그 추종세력의 협조로 반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시장경제를 정착시켰다. 자본주의사회 건설의 ‘쇼인도우’가 된 한국은 짧은 기간에 생산력을 급속도로 성장시켰다. 20세기 후반에 시작하여 21세기 초반에 경제발전에서 세계 순위 10위가 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세계 유행을 계기로 생산력은 정체하고 그 저력은 약화의 길로 들어섰다. 이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과 지속되는 고환율로 이전의 생산력 회복 가능성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21세기 한국의 핵심적인 진보세력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생산력을 활성화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생산관계의 전환에 큰 비중을 둘 때가 된 것이다. 이것은 시대적 요구이고 이를 추진할 사회적 추동력을 키울 수 있는 조건과 잠재력이 성숙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생산력의 뚜렷한 감퇴로 노동자와 농어민 등 생산종사자들은 일상생활의 피폐를 경험하면서 진보진영과 일체감을 쉽게 갖게 될 상황에 처했다. 진보진영이 생산력 발전을 위한 새로운 생산관계를 제시하면 생산종사자들뿐 아니라 학계, 문화언론계, 대학생 청년들의 대대적인 지지세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세력은 한국의 정국을 좌우하는 주도세력이 되어 생산관계의 역사적 전환을 추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과 대화와 협상의 문이 열릴 것이며, 통일은 평화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지금 유럽에서 재래의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극우(?) 라는 대안 정치세력은 정당역사가 20년 내지 10년으로 일천하지만 독일, 프랑스 등에서 100년 이상 또는 80년의 역사를 가진 기성정당을 제치고 제1당으로 급성장하는 추세이다. 이 현상은 유럽도 생산관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증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제도개혁 정도에서 헤매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제통일 추구
연방제는 남북정상간에 여러 번 합의한 평화적인 통일실현 방안이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6.15공동선언 2항)
연방제 통일방안은 압축해서 1민족, 1국가, 2체제 그리고 2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연방제 통일방안은 김대중 정부 이후에도 노무현과 문재인 정부도 그 실현을 추구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보도 전진하지 못하고 현재는 완전히 좌절상태에 놓여 있다. 그 주된 원인은 한국이 한미동맹에 결박되어 있는 것이다.
좌절된 연방제안을 다시 추구하기 위해서는 동학의 ‘척양척왜’ 반외세 자주정신과 몽양 여운형선생의 ‘좌우합작’, ‘우리 민족끼리’ 정신을 계승하여 실천하는 지혜와 용기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동학은 통치권이 부패무능하면 외세를 끌어들여 연명하려는 반민족적 만행을 간파한 것이다. 건준회장이었던 여운형선생은 해방정국에서 나라의 좌우이념집단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민족의 단결력으로 나라와 민족의 분단 위험을 막아보자는 것이었다.
동학정신은 130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80년이 다 되어가는 여운형선생의 시대정신은 조선과 사회주의체제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해소하고 비극의 분단을 끝장내는 보검으로 된다.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현재의 이재명정권이 남북정상의 합의선언인 연방제안과 동학과 여운형선생의 정신을 다같이 실천한다면, 여기에 평화 애국 진보세력이 집단적으로 지지 지원할 것이다. 올해 4.19혁명 66주년 선언문은 '반제자주평화 애호세력의 총단결'을 외치고 있다.
이 총단결의 위력은 연방제 통일을 실현해 '한라산-백두산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기적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했다는 기상천외의 역사적 성취가 될것이다.
<김성수 철학박사 / 재독민주통일원로 / 독한문화원 전 원장>
출처: https://www.saramilbo.com/23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