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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④
  번호 131475  글쓴이 김종익  조회 1689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4-2-2 15:28 대문 0

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④
타이완과 팔레스타인의 오늘을 관통하는 질문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2-02)

 

고마고메 다케사 駒込武
1962년생. 교토대학 대학원 교육학 연구과 교수. 교육사, 타이완 근대사 전공.
『세계사 속의 타이완 식민지 지배』 『생활 글짓기로 짠 ‘전후사’』 등의 저서가 있다.


타이완 식민지 지배 책임이라는 死角

국공 내전에 패배한 국민당은, 1949년에 중화민국의 수도를 타이베이로 실질적으로 이전하고,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실효 지배 범위는 ‘타이완성省’으로 한정되었지만, 중국 전역을 대표하는 정통 정부임을 표방하고, 입법위원회(국회의원) 개선은 행하지 않고, 중국어를 ‘국어’, 중국사를 ‘국사’로 하는 교육을 행했다. 수도 이전에 앞서 계엄령을 선포, 타이완 독립 운동이나 공산주의 동조자로 간주한 사람을 잇달아 체포․투옥하고, 군법 재판에서 처형, 또는 외딴 섬의 정치범 수용소로 보냈다(백색 테러).

한국 전쟁 발발을 계기로, 타이완과 한국을 냉전의 최전선, 일본을 후방 병참 기지, 오키나와(류큐) 미군을 사령탑으로 하는 지정학적 질서가 구성되었다. 동아시아의 공산화를 막는 것을 지상 명제로 삼는 미국이 일본의 부흥을 우선했기 때문에, 중․일 평화 조약 체결(1952년)에 즈음해, 국민당 정부는 대일 배상 청구권을 포기했다.

그런데 유의해야 할 것은, 거기서 배상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었던 것은 중국 침략 전쟁과 관련한 손해였다. 국민당 정부는 타이완 식민 지배 책임을 추궁하려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물어야 할 타이완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을 이미 살해해, 침묵시키고 있었다. 타이완 사람들에 의한 탈식민지화의 시도를 좌절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본 정부의 면죄에 협력하게 된 것이다.

1987년이 되어 계엄령은 점차 해제, 그 전해에 타이완 독립을 지향하는 민주진보당이 결성되었다. 민진당은 2000년에 처음 정권 교체를 실현하고, 2016년에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을 성립시켰다.

21세기에 접어들어 타이완 사람들 앞에 새로 가로놓인 것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였다. 2005년에 반국가분열법을 제정해 “이 세상에 중국은 하나일 뿐이고, 대륙과 타이완은 같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타이완 독립” 세력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비평화적 방식”을 사용해서라도 저지한다고 정했다. 청나라로부터 팽개쳐졌던 사람들이 일본 정부와 국민당 정부의 연속적인 식민지화를 경험하는 가운데 ‘고도 자치’ 나아가 ‘독립’을 희구하게 된 역사는 안중에 없다. 군사력 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중국 정부의 위협을 접하고, 1895년의 일본군, 1945년의 중화민국군과 동일한 학살, 식민주의적 통치를 전개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공포를 타이완 사람들이 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타이완 고유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몰이해는, 말할 것도 없이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식민지 국가라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배양된 역사 인식이 아직까지 끝 간 데 없이 창궐한다. 자기애적인 역사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타이완을 근대화해 준 일본에 감사하라는 듯한 언설을 무의식중에 계속 내뱉는다.

반면, 리버럴한 입장의 사람들도 타이완 독립파에게 “자중”을 요구하며, 타이완 문제는 일본과 미국과 중국의 외교 교섭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떠들기도 한다. 오늘의 세계 상황에서 타이완 독립이 곤란한 것은 타이완 사람들이야말로 잘 이해하고 있으며, 애당초 독립 시비는 일본인이 입에 올려야 할 일이 아니다. 다만, 대국 간 교섭으로 약소민족의 명운을 멋대로 결정하는 제스처가 제국주의 시대의 ‘세계 분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자각은 적어도 필요하리라. 나아가, ‘타이완 사람들’ 의식이 일본 식민지주의에 대한 저항 속에서 생겨났다는 의식도 요구된다.

전쟁의 비참함이 누구의 눈에도 분명한 것에 반해, 식민지주의적인 억압 구조는 쉽게 알 수 없고, 식민지 지배 책임은 전쟁 책임 속에 애매하게 포섭되어 버리기 쉽다. 독일 현대사 전공인 시미즈 마사요시淸水正義가 논했듯이, 식민지 지배란 “장기에 걸친 완만한 대규모 폭력의 연속”이며, 말단의 실행범으로 피식민지자를 구슬리기 때문에 전쟁과는 이질적인 복잡함이 있는 법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치 독일을 대상으로 도입된 「인도에 반하는 죄」라는 개념을 원용해 식민지 주민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차별, 경제적 수탈, 문화적 멸시와 문화 파괴 책임을 ‘식민지 범죄’로 추급해야 한다고 시미즈는 논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하는 이타가키 류타板垣龍太는, 1961년에 창설된 일본조선연구소의 지론에 입각해 식민지 지배 책임의 계보를 더듬는다. 조선연구소는 한․일 회담 반대 운동을 주도함과 동시에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한 연구를 축적하는 가운데, 식민지 지배란 “일상적으로 끊임없는 전시 점령 상태”에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제기하고, 전쟁 책임과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선연구소도 타이완에 대해서는 ‘한국․일본․타이완 군사 동맹’의 일환으로 비판하는 한편, ‘중국의 일부’인 것을 전제로 ‘한․중․일 세 나라 인민’의 연대를 설파하는 데 머문다.

이타가키가 날카롭게 지적하듯이,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는 조선연구서도 냉전적인 사고 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상적으로 끊임없는 전시 점령 상태’에 처한 타이완 ‘인민’의 모습은 사각이 되어 있었다. 조선연구소는 한국사와 관련된 연구를 거듭하는 가운데 식민지 지배에 고유한 문제를 찾아낸 셈이지만, 국민당 지배하의 타이완에서는 타이완 현대사 연구나 교육은 금기이며, 정보량의 압도적인 결락이 타이완 식민지 지배 책임의 자각을 곤란하게 해 왔다.

더욱이 중국 침략 전쟁과 관련된 죄책 의식이 타이완 문제에 걸려 중국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데 방해가 되어 온 것은 아닐까 한다.

타이완 정치학자 우루이런吳叡人은, 제국주의 피해자였던 중국이 대국화해 주변의 약소민족을 위협하는 데 이른 경위와 홀로코스트를 이겨낸 시오니스트가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고 생존을 추구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인에게 가해자가 된 경위의 비슷함에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한나 아렌트의 논거에 의거하면서, 예전의 가해자 ― 예를 들면 유대인 문제에 관련된 독일인, 중국 문제에 관련된 일본인 ― 는, 예전의 피해자가 새로운 가해자가 되었을 때 이것을 비판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약소자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모든 피압박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설령 그것이 감정상으로 아무리 어렵더라도”라고 논한다.

현실은, 예전의 가해자의 감정적 장벽이 사상 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가자에서 하마스에 의한 봉기가 일어났을 때 독일 브란덴부르크 문은 이스라엘 국기 색으로 조명이 연출되었다. 홀로코스트 가해자로서의 죄책 의식이, 방금 이스라엘이 가한 가해에 대한 비판을 곤란하게 만든 것처럼 보였다. 장기간에 걸친 이스라엘에 의한 ‘일상적으로 끊임없는 전시 점령 상태’에 처해 온 팔레스타인인의 존재는 사각이 되어 있다. 이런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식민지주의자란 누구인가? 그것은 나 자신이며, 당신이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와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내거나 타이완 식민지 지배 책임을 묻는 행동에 참가할 가능성은 는 열려 있다. “당신들도 식민지주의자지?”라는 질문은, 「인도에 반하는 죄」라는 보편적 원리에 기초해 모든 식민지주의의 극복을 시도하자는 호소이기도 하다. <끝>
(『世界』, 202401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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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육 질 저하 없다? 우리 병원 와보라” 캐나다... 청년의사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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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끔찍한 가족 권총찬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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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2024 의료대란 원인진단 집중해부 신상철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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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참회해야 하는 이유 kenosis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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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과 국가적 정신질환 kenosis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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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신천지의 연결고리들, 이세창과 이영수 kenosis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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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람’이 ‘바라봄’과 연결될까? (1) 박한표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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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직무수행평가, 긍정 33% 부정 58%...정당지지 國 3... 임두만 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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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조국(祖國) (3) kenosis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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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한국의봄 권총찬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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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인간의 정의가 도전 받으며, 인간 다움을... 박한표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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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의 노변정담] 군인과 검사, 그리고 정치 두꺼비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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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4월총선 지각변동, 개혁신당 · 조국신당 ... 신상철 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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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극즉반(物極必反):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 박한표 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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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참회록 kenosis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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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노한다. kenosis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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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을 ‘파우치’로 만든 KBS...‘죄송’소리 ... 임두만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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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김경율 사퇴의 배경-J. 앙투아네트의 저주... 신상철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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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비싼게 꽃이다. kenosis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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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결단은 촛불의 점화(點火)이다. kenosis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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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도, 민주당 35% 국민의힘 34%...이낙연·이... 임두만 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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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디올백‘’건넨 최 목사, ‘주거침입’ 수사 착... 임두만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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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④ 김종익 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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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맹세 지켜라 kenosis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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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尹·韓갈등?] 본질은 김건희 특검 신상철 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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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③ 김종익 1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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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인터뷰 : 한반도 위기... 한겨레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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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 31% 부정평가 63%...부정... 임두만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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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균열과 진보대연합의 마지막 기회 kenosis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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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② 김종익 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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