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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③
  번호 131472  글쓴이 김종익  조회 1685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4-1-30 09:00 대문 0

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③
타이완과 팔레스타인의 오늘을 관통하는 질문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1-30)

고마고메 다케사 駒込武
1962년생. 교토대학 대학원 교육학 연구과 교수. 교육사, 타이완 근대사 전공.
『세계사 속의 타이완 식민지 지배』 『생활 글짓기로 짠 ‘전후사’』 등의 저서가 있다.


또 하나의 막다른 골목

타이완 주민은, 통치자에 대한 ‘원한’과 ‘증오’를 정신 깊숙이 숨기면서 면종복배를 계속하지만, 딸린 식구와 다함께 참살되는 것을 각오하고 무기를 들어야 하는가라는, 막다른 양자택일을 날마다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1920년대에는, 제3의 길이 열리는 것처럼 보였다. 세계적인 민족자결주의 풍조를 배경 삼아, 타이완 의회를 설치해 타이완 사람에 의한 ‘자치’ ‘자결’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돌파구가 정해졌다.

중시된 것인 교육, 그것도 더듬거리는 일본어를 기억하기 위한 초등 교육에 그치지 않고, 자치의 중요성과 권리․의무에 대해 자각을 증진시키기 위한 높은 차원의 교육이었다. 일본 본토로 유학한 신진 지식인이 중심이 되어 1921년 타이완문화협회를 창설하고 자치를 담당할 지도자 양성에 노력하며, 1923년에 ‘타이완 사람들의 유일한 언론 기관’으로 『타이완민보』를 간행했다. ‘타이완 사람’의 의식 확장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그 중심에 가까이 있었던 지식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린마오성林茂生(1887~1947년)을  들 수 있다. 유소년 시절 기독교 세례를 받은 린마오성은, 교회 관계자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일본 본도로 유학, 도쿄제국대학 철학과 졸업 후에 타이완으로 돌아와 모교인 사립 타이난 장로교 중학의 교감이 되고, 1920년에는 관립 타이난 고등 상업학교 교수를 겸무했다. 타이완 사람 최초의 ‘문학 박사’이며, 최초의 ‘고등관高等官’이기도 했다. 총독부는 전체적으로 타이완 사람들의 교육을 낮은 수준에서 막으려고 했지만, 소수 엘리트를 통치 보조로 양성하는 길도 열어 놓고 있었다. 린마오성은 체제에 순종한 엘리트의 대표격인 인물이다.

그런데 린마오성이 ‘타이완 민중의 교육 기관’으로 타이난 장로교 중학을 발전시키려 하는 데 이르러 총독부와 대립, 더욱이 교직원 학생 일동에게 신사 참배를 시켜야 한다는 요구에 저항했기 때문에, 1930년대가 되면 일본인 관헌으로부터 ‘비국민’으로 심한 비난과 공격에 노출되었다. 전쟁 시기에는 학교 관련 직책을 모두 그만두라고 내몰린 데 더해, 전시 동원 조직인 황민봉공회皇民奉公會 간부를 맡게 되었다.  

여기에도 ‘살려 두는’ 일에 이용하는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높은 차원의 교육 보급을 통해 정치적 권리를 획득하려는 제3의 길도 더 이상 나갈 수 없었다.

이 출구 없는 시스템으로부터 해방으로 보이는 계기는 밖에서 찾아 왔다.
1943년,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처칠 영국 수상, 장제스 중화민국 주석이 카이로 선언을 내고 일본 패전 후 타이완을 중화민국에 ‘반환’하는 방침을 정했다. 포츠담 선언 수락에 의해 카이로 선언이 이행되게 되어, 1945년 10월 25일, 타이베이에서 일본 항복 식전으로 이어서 ‘경축 타이완 광복 기념 대회’가 개최되었다.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집한 집회는, 청천백일기와 쑨원 영정에 대한 경례로 시작되어, ‘장제스 주석 만세’  ‘중국 국민당 만세’  ‘중화민국 만세’로 산회했다. 일본 패전 후 타이완대학 교수로 취임한 린마오성은 ‘타이완 성민 대표’로 연설, 중화민국 정부는 타이완 ‘광복’을 축하한다면 1895년의 ‘포기’, 바로 ‘할양’의 책임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중화민국이라는 틀 안에서 ‘타이완 사람’의 ‘고도 자치’를 실현하려고 하는 자세를 내보였다. 린마오성은 또한 탈식민지화를 위한 언론 활동을 전개, 일본 지배하에서 자신들은 ‘인간’이 아니라 단순한 ‘기계’였다, 그 때문에 인격은 분열될 수밖에 없고, 진실을 얘기할 수 없었다고 고발했다. 원리적이고 근원적인 식민지주의 비판이었다.

그러나 사태는 이윽고 암울하제 바뀌었다.
전후에 중국 국민당과 함께 새로운 지배자 집단으로 타이완으로 건너온 사람들 ― 외성인外省人으로 불렸다 ― 은, 타이완을 팽개친 책임을 직시하기는커녕, 기존의 타이완 사람들을 통틀어서 ‘중화 민족’의 배신자, 일본인의 노예가 된 존재로 간주했다. 중국 대륙에서 신산한 항일 전쟁을 막 겪고 온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어는 할 줄 알면서 중국어는 할 줄 모르는 타이완 사람들은 ‘쪽발이’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노예화되었던 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는 전제로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일본 시대와 마찬가지로 타이완 사람들의 참정권을 제한했다. 경제적 수탈을 효율적으로 행하기 위해 전매 제도도 계속 유지했다.

타이완 사람들에게 식민지 국가로부터 해방되었다고 여겼던 사태의 기쁨이 컸던 만큼, 변함없이 식민지주의적인 폭력에 노출된 사태에 대한 환멸은 한층 컸다.

1947년 2월 28일, 국민당 정부의 압제에 분노한 사람들은, 징을 두드려 울리면서 타이베이 길거리에서 시위를 반복해 펼쳤다. 이 시위를 상대해 정부 기관이 기관총을 연달아 쏘아댄 사건을 계기로 타이완 전역에서 반란이 발발하고, 중부 지역에서는 민중이 국군의 총을 탈취해 거리를 점거하는 사태도 생겼다(2․28 사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조직된 2․28 사건 처리위원회는 미국 영사관 앞으로 요청서를 제출, 미국 대통령도 참가한 카이로 선언이 자신들을 ‘생지옥’으로 몰아넣었다고 미국의 책임도 추궁하면서, 유엔의 신탁 통치를 거쳐 ‘타이완 독립’ 실현을 요구했다. 난징 주재 미국 대사는 이 요구서를 미국 정부에 넘기지도 않았다.

3월 8일, 장제스가 파견한 지원군이 미군 함선을 타고 상륙, 섬 전역에서 가혹한 진압 작전을 전개했다. 실제로 반란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불문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지식인을 표적으로 정하고 연행해 처형, 희생자는 2만 명 남짓에 이르렀다. 린마오성도 미국 영사관 앞으로 보낸 요청서에 관여해 ‘타이완 독립을 망상한 죄’로 자택에서 연행되어, 처형되었다.

연행되기 전날 밤, 린마오성은 아들 린종이林宗義을 마주해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일본인은) 일반 대중의 생활수준을 개선했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을 관리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았다. 더욱 불행한 일은, 타이완 사람들이 다만 한 종류의 정치 체제밖에 몰랐던 사실이다. 그것은 식민 정부다.”

자치 부정, 정치로부터의 소외 때문에, 외래자의 생각과 의도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사태야말로 식민지주의의 핵심적 문제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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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2024 의료대란 원인진단 집중해부 신상철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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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참회해야 하는 이유 kenosis 1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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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과 국가적 정신질환 kenosis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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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신천지의 연결고리들, 이세창과 이영수 kenosis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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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람’이 ‘바라봄’과 연결될까? (1) 박한표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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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직무수행평가, 긍정 33% 부정 58%...정당지지 國 3... 임두만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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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조국(祖國) (3) kenosis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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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한국의봄 권총찬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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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인간의 정의가 도전 받으며, 인간 다움을... 박한표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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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의 노변정담] 군인과 검사, 그리고 정치 두꺼비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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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4월총선 지각변동, 개혁신당 · 조국신당 ... 신상철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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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극즉반(物極必反):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 박한표 1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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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참회록 kenosis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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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노한다. kenosis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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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을 ‘파우치’로 만든 KBS...‘죄송’소리 ... 임두만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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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김경율 사퇴의 배경-J. 앙투아네트의 저주... 신상철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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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비싼게 꽃이다. kenosis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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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결단은 촛불의 점화(點火)이다. kenosis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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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도, 민주당 35% 국민의힘 34%...이낙연·이... 임두만 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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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디올백‘’건넨 최 목사, ‘주거침입’ 수사 착... 임두만 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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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④ 김종익 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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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맹세 지켜라 kenosis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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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尹·韓갈등?] 본질은 김건희 특검 신상철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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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③ 김종익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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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인터뷰 : 한반도 위기... 한겨레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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