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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①
  번호 131461  글쓴이 김종익  조회 1870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4-1-15 10:59 대문 0

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①
타이완과 팔레스타인의 오늘을 관통하는 질문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1-15)

 

고마고메 다케사 駒込武
1962년생. 교토대학 대학원 교육학 연구과 교수. 교육사, 타이완 근대사 전공.
『세계사 속의 타이완 식민지 지배』 『생활 글짓기로 짠 ‘전후사’』 등의 저서가 있다.


피로 얼룩진 식민주의자의 손

2023년 11월 3일, 텔아비브를 방문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무 장관은 이스라엘 엘리 코헨Eli Cohen 외무 장관과 회담하고, 하마스 공격은 “테러”이며,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대통령실이 X(옛 트위터)로 이 회담 모양을 내보내자, 일본을 비판하는 방대한 메시지 투고가 전 세계에서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에는 “식민지주의자가 예전의 식민지주의자와 만났다.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일본이여 부끄러움을 알라”  “일본은 제국 시대를 그리워한다”  “일본의 한국․중국 지배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마찬가지다”라는 목소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식민지주의자’라는 메시지는, 눈앞에 펼쳐지는 처참한 정경의 맞은편에, 그 원인이기도 한 시스템을 투시하고 있다. 군사력에 의한 점령을 전제로 하면서, 점령자 우위의 정치 체제를 고정화하는 식민지주의다. 이 시스템의 빼놓을 수 없는 구성 요소인 인종주의가, ‘테러리스트’ ‘야만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일정한 인간 집단에 각인함으로써 차별과 모욕, 나아가 살육조차도 정당화한다.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는 왜 저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을까, 국제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왜 무시할 수 있을까, 의아스럽게 여기는 사람은 스스로를 돌이켜 보면 된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전시하戰時下 성노예제에 관계되는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용인해 온 것은 누구인가? 제3자가 보면 거의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수용하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이 아닐까?

세계 각지에서 “제노사이드를 멈춰라!”라고 절규하는 사람들은, 일본 사회의 다수가 ‘식민지주의자’인 것을 간파하고 있다. 식민지 지배 책임을 직시하지 않고 회피해 온 이 나라에서는, 인종주의적이고 배외적인 ‘살의殺意’가 지층 밑에서 흐르는 물처럼 계속 흐르고 있다. 지금 바야흐로 무차별 살육을 진행하는 국가의 외무 장관과 일본이라는 나라의 외무 장관이 웃는 얼굴로 악수하는 모습은, 지층 밑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이 물이 지표에 나타난 노출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들의 손도 또한 피로 오염되어 있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피로 얼룩진 손과 손의 악수를 어떻게든 뿌리쳐야만 한다. 그런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소원하면서, 타이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소행溯行을 시도해, ‘식민지주의자’의 피로 얼룩진 손을 다시 응시한다.

식민자와 피식민자, 격절된 세계

1930년 10월 27일, 타이완 중앙 산간 지역에 위치한 우서霧社(타이완 타이베이 중부 난터우南投현 런아이샹仁爱乡에 있는 마을 - 역주)에서, 시디크Seediq(Seediq는 시디크어로 ‘인간’을 의미 - 역주)라고 자칭하는 타이완 선주 소수 민족이 반란을 일으켰다. 일본인이 다수 모이는 연합 운동회와 주재소를 습격해 134명을 살해, 당시 우서에는 적지 않은 한인漢人도 거주하고 있었는데, 반란자들은 일본인만 표적으로 삼았다.

오늘날에는 ‘타이완 우서 봉기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당시 신문은, “타이완 야만인의 폭동‘으로 보도되었다. 보도 방식은, 오늘의 이스라엘 프로파간다와 매우 흡사하다.

『도쿄아사히신문』 지면은 「다수 본국인 참살되다/ 우서 마을은 전멸」(10월 29일)이라는 보도를 시초로, 「가련, 소아 30명 참살 사체를 수습하다/ 발견 사체 총수 84구」 「순사 2명 전사」 「사경을 헤매며 도망친 자매/ 들기에도 눈물의 조난 이야기」(30일), 「타이완 수비대, 마침내 흉악한 야만인 토벌령 발령」 「야생 원숭이 같이 야만스러운 적/ 토벌은 쉽지 않다」(30일), 「원주민 부인 108명 자살하다」 「원주민 여성과 어린이 2명 총살」 「적 촌락 속속 함락」(11월 1일)라고 연일 크게 보도했다.

시디크는, 미리 전화선을 절단한 뒤, 각지의 주재소를 일제히 습격해 무기를 빼앗는 등 봉기를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지만, 일본 측에서는 이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안정한 인큐베이터 같은 식민지 국가에 보호받고 있었던 사람들 ― 혹은 보호받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 ― 은, 느닷없이 인큐베이터가 틈이 나서 갈라진 사태에 직면해 패닉에 빠졌다.

보도는, 선주민의 인간성을 부정함으로써, 통치자로서의 자신감을 회복시키려고 했다. 일본인 어린이나 여성에 대해서는 ‘가련’이라는 말로 ‘눈물’을 흘릴 것을 구하는 반면, 시디크 어린이나 여성에 대해서는 ‘괴이한 모습’을 발견해서 ‘총살’했다고 즉물적으로 쓴다. 봉기한 것은 ‘야만’이고 ‘흉포’한 ‘원주민’이며, ‘야생 원숭이 같은’ 존재인 이상, 살육도 또한 당연하게 여겼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패닉은 대개 일과성이기도 했다. 당시 타이난台南주 내무 부장이었던 우쓰미 츄지內海忠司는, 봉기가 발생한 10월 27일 일기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정오 무렵 보고다, 타이중台中주 우서 원주민 봉기, 같은 지역 초등학교 운동회에 즈음해 본국인을 죽인다고. 경찰에 응원을 의뢰해 왔다.” 타이난주 경찰이 응원해 달라는 의뢰를 접하고 일순 긴박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오후 6시 반부터 一筆에서 이나가키稻垣 씨와 만찬”이라고 밤은 늘 그랬듯이 요정 정치다. 타이완 신문사가 사건 반년 남짓 뒤에 간행한 서적은 “연약한 부녀자의 조난 비화”를 선정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각 신문사가 “전무후무를 연상시키는 뉴스 대쟁탈전”을 벌였다는 내막도 적는다. ‘조난’ ‘전사’한 당사자와 그에 딸린 식구를 예외로 하면, 대체로 식민자의 ‘일상’은 사건 발생 뒤에도 ‘평온’하게 이어졌다.

반면, 피식민자는 이미 몇십 년에 걸쳐 분노를 축적하고 있었다. 봉기한 6社(촌락) ― 社는 타이완 선주민의 기초적인 사회 집단을 가리킨다 ― 가운데 하나인 로도프 촌락羅多夫社의 지도자 가계에서 태어난 추젠탕邱建堂은, 봉기 원인으로 일본인이 시디크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흉악한 이민족’으로 차별하고, 노역에 혹사시킨 점을 지적하면서, 사전에 계획이 누설되지 않았던 사실의 중요성에 주의를 기울이기를 촉구했다.

“평소에 경찰이 펴고 있었던 치밀한 정보 수집망도, 사람들의 원한이 깊어지고, 마음도 이반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능하지 않았다. 일본 경찰은, 시디크 사람들이 노예처럼 사역되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고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렇지 않으면, 매년 공적을 세워 승급할 꿈에 젖어서, 반성할 힘이 전혀 없었던 것일까.”

근거 없는 ‘자신감’에 의해 ‘반성할 힘’을 잃은 식민자와 마음 저 깊숙한 곳에 ‘원한’을 숨기어 온 피식민자의 세계는 격절되어 있었다.

봉기한 6개 촌락 주민은, 사건 다음 해에 촨중다오川中道(현재 칭류淸流 부락)로 강제 이주로 내몰렸다. 이 시점에 인구는 1,300명 남짓에서 300명 가까이까지 감소, 실제로 80%에 가까운 주민이 살해되든가, 자살로 내몰렸다. 틀림없는 제노사이드이며, 민족 정화였다.

다만, 시디크 가운데는 봉기에 참가하지 않았던 집단 ― 예를 들면 파란 촌락巴蘭社 ― 도 있었다. 총독부는 이들 집단을 ‘아군 촌락’으로 칭하고 무기를 대여해, 봉기한 6개 촌락의 주민을 습격하도록 하고, 포상으로 6개 촌락의 땅을 나눠주었다(제2 우서 사건). 이른바 제노사이드 말단의 실행범으로 구워삶은 것이다.

‘아군 촌락’으로 불린 사람들이 진압에 협력한 복선으로 중요한 것은, 1903년, 시디크 남성들이 총독부 덫에 걸려 다른 선주민의 기습으로 대량 살해된 사건이 있다(姉妹ケ原事件). 그 후 거의 여성만으로 된 상황에 처해 선주민 사회의 규범이 붕괴된 뒤, 일본인이 반입한 전염병이 재차 타격을 가해, 자살이 이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봉기에 참가하지 않았던 곳은, 그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집단이었다.

1930년의 봉기에 참가한 사람도, 참가하지 않은 사람도, 똑같이 식민지주의 피해자였다. 식민자는 토지, 금전, 사회적 지위 같은 사회적 자원 장악과 분배를 통해, 피식민자의 생사여탈을 자기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었다. 저항하는 자를 ‘죽일’ 뿐만 아니라, 협력자로 ‘살려두는’ 것으로 이용한 것이다. <계속>

http://surprise.or.kr/board/view.php?table=surprise_13&uid=13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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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그린벨트 해제는 장모님을 위한 선물인가? kenosis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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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원대 헌인마을 게이트 검은장부 발견 kenosis 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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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보셨을 땐 노무현 사위 잘하고 있는 거 같... whishshsh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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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2024 의료대란, 증원만이 해법인가? 신상철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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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구타유발자들 권총찬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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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 부족’이라는 페이크...사실상 지방은 환자... 안성훈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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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운명을 바꾸는 일)은 일정한 세월이 흘러야 믿음... 박한표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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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악어를 산채로 잡아 먹다. kenosis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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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49 여야 지지율 팽팽...투표의향 與 우세 승리... 임두만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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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육 질 저하 없다? 우리 병원 와보라” 캐나다... 청년의사 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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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끔찍한 가족 권총찬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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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2024 의료대란 원인진단 집중해부 신상철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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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참회해야 하는 이유 kenosis 1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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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과 국가적 정신질환 kenosis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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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신천지의 연결고리들, 이세창과 이영수 kenosis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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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람’이 ‘바라봄’과 연결될까? (1) 박한표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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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직무수행평가, 긍정 33% 부정 58%...정당지지 國 3... 임두만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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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조국(祖國) (3) kenosis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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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한국의봄 권총찬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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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인간의 정의가 도전 받으며, 인간 다움을... 박한표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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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의 노변정담] 군인과 검사, 그리고 정치 두꺼비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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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4월총선 지각변동, 개혁신당 · 조국신당 ... 신상철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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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극즉반(物極必反):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 박한표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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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참회록 kenosis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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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노한다. kenosis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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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을 ‘파우치’로 만든 KBS...‘죄송’소리 ... 임두만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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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김경율 사퇴의 배경-J. 앙투아네트의 저주... 신상철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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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비싼게 꽃이다. kenosis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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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결단은 촛불의 점화(點火)이다. kenosis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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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도, 민주당 35% 국민의힘 34%...이낙연·이... 임두만 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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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디올백‘’건넨 최 목사, ‘주거침입’ 수사 착... 임두만 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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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④ 김종익 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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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맹세 지켜라 kenosis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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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尹·韓갈등?] 본질은 김건희 특검 신상철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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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주의자는 누구인가? ③ 김종익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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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인터뷰 : 한반도 위기... 한겨레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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