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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人物論 조조의 중원통일에 공헌한 인재
  번호 128061  글쓴이 이정랑  조회 278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1-2-4 08:48 대문 0

[이정랑의 고전소통] 人物論 조조의 중원통일에 공헌한 인재
(WWW.SURPRISE.OR.KR / 이정랑/ 2021-02-04)


【순유 荀攸】 인품과 지략을 두루 갖춘 진정한 모사

온유한 인품과 넉넉한 지모로 평생동안 올바른 지략을 펼쳤다.

순유(荀攸)는 삼국시대 때 조조의 뛰어난 모사이자 전략가로, 조조가 중원을 장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순유는 자가 공달(公達)이며 후한 말기 영천 영음 사람이다. 선비 가문 출신으로 인품이 선량하고 단정했던 그는 지모와 지략이 풍부했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조부와 숙부 밑에서 성장한 그는 외모가 다소 우둔하고 나약해 보이긴 했으나 속마음은 갖가지 지략과 용기로 가득 차 있었다. 13세 때, 조부 순담(荀曇)이 사망하자 전에 순담의 수하에 있던 장숙(張叔)이라는 관원이 찾아와 그의 묘를 지키겠다고 자원했다. 순유가 숙부 순구(荀衢)에게 말했다.

“그 사람은 얼굴빛이 심상치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뭔가 간사한 계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순구는 그의 생각을 받아들여 장숙의 제의를 거부했다. 과연 순유의 말대로 장숙은 사람을 죽인 후 도망쳐온 사람으로 묘를 지키면서 몸을 숨기려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두 순유를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고, 얼마 후 조정에 들어가 황문시랑의 관직을 맡게, 되었다. 동탁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순유는 그를 제거하려는 계획에 가담했다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지만, 동탁이 제거되자 출옥했다.

그가, 황문시랑으로 있던 후한 말년은 천하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그는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는 명군을 찾았다. 그때 헌제를 앞세워 허창에 도읍을 정한 조조는 순유가 능력이 뛰어난 인재라는 소문을 듣고 그를 불러들여 여남 태수로 임명하고 군대를 통솔하게 했다. 순유도 조조를 함께 천하를 도모할 만한 인물이라 여기고 순순히 그의 뜻을 받아들였다. 순유를 얻은 조조는 자주 사람들을 모아놓고 순유의 능력을 과장하여 칭찬하면서 그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공언했다.

“이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오. 함께 전략을 마련하면 천하를 얻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오!”

순유는 조조를 보좌하는 과정에서 열두 번이나 중대한 지략을 제공했고, 조조는 군대가 곤경에 처하거나 적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할 때마다 순유의 지모에 의지하곤 했다.

건안 3년(198), 조조를 따라 장수를 정벌하러 나선 순유는 당시의 형세가 조조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조조에게 공격을 보류하도록 권했다.

“장수는 유표와 연합하여 우리의 공격에 대비하면서 앞뒤에서 압박해 오고 있지만, 병사와 말, 대부분을 유표에게 의존하고 있기에 시간이 길어지면 유표가 장수를 오래 지원하지 못하게 되고, 두 사람은 반드시 분열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공격을 늦추면서 적의 동태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서둘러 공격했다간 유표가 필사적으로 장수를 지원할 것이 분명해, 오히려 아군이 진퇴양난의 위기에 몰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조는 순유의 권고를 무시하고 공격을 감행했고, 결국 패전하여 조조 자신도 목숨을 잃을뻔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나중에 조조는 순유의 권고를 무시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자신을 나무랐다. 얼마 후 조조는 또다시 순유와 함께 치밀한 전략을 세워 마침내 장수를 토벌했다. 이때부터 조조는 순유의 의견과 계략을 무조건 따르게 되었다.

건안 5년, 원소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조조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원소의 군대는 조조보다 매우 우세했지만, 원소는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군사의 지휘가 치밀하지 못했다. 결국 관도전투(官渡戰鬪)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조조의 군대와 대적하여 일시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얼마 후 조조는 군량(軍糧)과 마초(馬草)가 바닥나 대단히 위급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때 원소의 수하에 있던 모사 허유가 원소의 급한 성질을 견디지 못해 조조에게 투항하다가 조조군의 영내에서 병사들에게 붙잡혔다. 허유가 말했다.

“나는 조 승상의 옛 친구요. 어서 가서 남양의 허유가 찾아왔다고 전해주시오!”

병사가 조조의 군막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알렸을 때 조조는 마침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허유가 왔다는 소식에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맨발로 뛰어나가 허유를 반갑게 맞아들였다.

“그대가 날 찾아온 것은 원소를 공격할 비책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오?”

허유가 되물었다.

“지금 승상의 진영에 남아있는 군량과 마초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조조는 허유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완전히 바닥날 것 같소!”

“절 속이려 하지 마십시오! 이미 바닥나지 않았습니까?”

조조는 화들짝 놀라며 얼른 허유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내가 위기에 처한 것을 알았거든 어서 날 위해 계책을 말해 주구려!”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이 계책을 쓰면 공격을 하지 않아도 원소의 10만 대군은 사흘이 못 가서 스스로 자멸하고 말 것입니다.”

조조는 몹시 기뻐하며 허유의 설명을 재촉했다.

“원소의 군량과 다른 군수품들은 전부 오소(烏巢)에 보관되어 있고, 지금 순우경(淳于瓊)이 그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승상께선 정예병력을 이끌고 가서 군량을 지키려고 온 원소의 장수라고 말하고 기회를 노려 양초와 기타 물품들을 전부 불태워 버리십시오. 그러면 원소의 군대는 사흘이 못 되어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여러 해에 걸친 전투에서 군량의 보급로를 끊는 것은 조조가 흔히 사행해온 전술이었다. 조조는 이 말에 모든 의심을 버리고 허유를 정중히 예우하면서 다음 날 당장 기병과 보병을 합쳐 2천 명의 정예 군사를 이끌고 오소로 쳐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조조의 측근인 장료(張遼) 등이 허유를 의심하면서 원소가 군량을 보관하면서 방비를 소홀히 할 리가 없다며 허유의 말을 경솔히 믿지 말 것을 당부하자 조조가 말했다.

“의심할 필요 없소, 지금 우리 군대는 군량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허유의 말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그의 계책에 따르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소, 이대로 굶어 죽을 순 없지 않소!”

당시 순유도 이미 이런 계책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원소의 허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을 뿐이었다. 조조는 치밀한 계획 끝에 친히 병력을 이끌고 가서 한밤중에 오소를 성공적으로 습격할 수 있었다. 중국 역사상 보기 드물게 소수의 병력으로 대군을 제압했던 관도전투(官渡戰鬪)는 조조의 승리로 끝났다.

원소는 오소의 군량을 잃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데다가 허유와 고람(高覽) 같은 동량지재(棟梁之材)를 잃어 군사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민심마저 동요하게 되었다. 허유는 또다시 조조를 위해 계책을 제시했다.

“지금 원소의 군대가 패하여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인심이 몹시 불안한 상태입니다. 이때 재빨리 승기를 잡아 원소의 본영을 공격하면 그의 잔여 병력을 완전히 소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조는 허유의 계략에 따라 군사를 움직여 커다란 승리를 거두었다.

이때 순유가 조조에게 계략을 바쳐 말했다.

“지금 승기를 잡아 원소를 추격해야 합니다. 아군의 병력을 이동시켜 산조와 업군을 공격하고, 다른 한편으로 여양을 공격해 원소의 퇴로를 차단하는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뜨리십시오. 그러면 의심이 많은 원소는 이를 사실로 믿고 병력을 나누어 아군을 공격하려 할 것입니다. 원소의 군대가 막 출병하려 할 때 기습공격을 하면 그들은 전의를 상실하여 쉽게 전멸하게 될 것입니다.”

조조는 순유의 생각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 자리에서 그의 계책을 받아들여 병력을 출동시키는 동시에 사방으로 원소를 미혹시킬 만한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소문을 들은 원소의 병사들은 조조의 군대가 두 갈래로 나뉘어 업군과 여양을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원소는 이를 그대로 믿고 10만의 병력을 보내 밤새 행군하여 업군과 여양을 지원하게 했다. 그러자 조조는 즉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원소의 진영을 기습했다. 이미 전의를 상실해 있던 원소의 군대는 저항할 생각도 하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고 원소는 갑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채 어린 아들 원상(袁尙)만 대리고, 서둘러 도망쳤다. 조조가 이를 놓치지 않고 추격해 나서자 원소는 강을 건너기 위해 온갖 보물과 서적을 가득 실은 수레를 포기한 채 기병 8백 명과 함께 황급히 여양으로 도주했다. 이로써 조조는 대승을 거두고 막대한 재물도 얻게 되었다.

조조가 여포를 공격할 때에도 순유가 곁에 있었다. 여포는 조조와 유비 등 여러 세력의 협공으로 패퇴하여 간신히 하비를 지키고 있었다.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조조의 군대는 여전히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다. 이때 조조의 군대는 이미 지친 상태라 조조는 병력을 완성으로 철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자 순유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여포는 용맹하긴 하지만 지략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그는 세 번을 싸워 전부 패했기 때문에 기세가 크게 꺾어있는 상태입니다. 완강하게 버티고 있긴 하지만 군사들에겐 이미 싸울 의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조금만 더 시간을 끌면서 공격을 계속하면 적은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여포의 수하에 진궁(陳宮) 같은 모사가 있긴 하지만 전략의 제시가 너무 늦기 때문에 형세의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여포가 원기를 회복하고 진궁이 적절한 지략을 내놓기 전에 공격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합니다. 그러해야 여포의 성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조조는 순유의 분석이 정확하다고 판단했지만, 구체적인 공격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효과적으로 적을 공격할 좋은 방법이 없겠소?”

“먼저 성벽을 무너뜨린 다음 병력을 집중하여 일시에 공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조조가 기수(沂水-중국 산동성 기수현의 현공서 소재지)와 사수(泗水-중국 산동성에 있는 강)를 이용한 수공으로 하비성을 무너뜨리자 여포의 군대는 스스로 괴멸했고 여포는 산 채로 잡혀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조조는 이러한 전과가 순전히 순유의 지략 덕분이라 생각하고, 안자(顔子)나 영무(寧武) 같은 고대 성인들도 순유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건안 7년, 순유는 조조를 도와 원소의 아들들인 원담과 원상 등을 차례로 격파하고 여양에 도착했다. 그 이듬해에 조조는 유표를 정벌하러 나섰고, 이때 원담과 원상 형제는 기주 땅을 놓고 내분의 상태에 있었다. 원담은 동생을 공격하기 위해 조조의 진영으로 사자를 보내 투항을 조건으로 지원병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조조가 모사와 대신들을 모아놓고 의논한 결과 대부분이 먼저 유표를 제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유표는 세력이 강대하지만 원담과 원상은 서로 단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분열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지략이 뛰어나지 못하고 뛰어난 장수나 모사가 없기에 염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 견해에 순유가 혼자 반대하고 나섰다.

“유표 부자는 개돼지나 마찬가지로 문 앞에서 집을 지킬 줄만 알았지, 애당초 천하를 정복할 만한 기개가 부족한 인물들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천하가 대란에 휘말려 있을 때 한가롭게 강(江)과 한(漢) 사이에서 꼼짝도 안 하고 있진 않았을 겁니다. 이에 비해 원소는 일찍이 사주의 땅을 차지하고 10만의 정병을 거느려 기초가 튼튼했고 여러 해의 경영을 통해 인심을 얻은 상태였지만 지금 원씨 형제들은 서로 다투고 있어 그들을 제거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우리가 그의 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는 하는 수 없이 다시 동생과 강화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형제가 다시 화목하여 힘을 합치게 되면 천하의 고난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형제가 서로 다투고 있어 큰 힘이, 못되지만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막강한 세력이 되기 때문에 그들을 대적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들이 내분에 처해 있을 때 공격해야만 천하를 평정할 수 있는 만큼 이런 기회를 놓쳐선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조조는 순유의 견해를 받아들이고 원담의 요구대로 병력을 지원하여 원상을 공격했다. 원상의 군대가 괴멸되자 과연 순유의 추측대로 원담은 즉시 조조를 향해 모반을 일으켰고, 조조는 이미 세력이 약해진 원담을 어렵지 않게 제압하여 남피에서 그의 목을 벨 수 있었다.

순유에 대한 조조의 평가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순유를 지모가 뛰어날 뿐 아니라 충성심도 대단한 인물로 평가했다. 기주를 수복한 후에 조조는 자신이 이룩한 모든 전과가 순유의 지모에 따른 것이라 치사하면서 그를 능수정후(陵樹停侯)에 봉하고 아울러 아들 조비에게도 그에게 최고의 예를 다할 것을 명했다. 조비도 조조의 당부를 마음에 새겨 순유가 병들어 눕게 되자 병상을 찾아 문안하는 등 모든 예를 다했다.

건안 12년(207), 중군사(中軍師)로 있던 순유는 위(魏) 건국 초기에 상서령이 되었다. 건안 19년, 조조를 따라 손권(孫權)을 정벌하려 나선 순유는 도중에 향년 68세로 병사했다.

순유의 지모를 개괄해볼 때, 기이한 지략이나 간사한 지모, 또는 인내의 지모는 찾아볼 수 없다. 그가 평생에 발휘한 지모는 전부 올바른 지략이었고 이는 그의 인품과 그대로 일치한다. 성품이 온화했던 것처럼 그의 지모 역시 온화했다. 지모란 음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품과 지략이 일치하는 순유야말로! 진정한 모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칼럼리스트)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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