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편에서 문재인 정권이 비교적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었던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김대중-노무현 시대 10년을 이미 경험했다는 점을 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인 2018년 초여름에 놀라운 뉴스가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위기를 맞고 있던 2016년 말에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을 선포할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 계획대로라면 계엄령을 선포한 후에 국회의원을 다수 체포하여 헌법 제77조 제5항이 규정하는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을 무력화하는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상 계엄을 통제할 적법한 절차는 헌법 제77조 제5항에 의한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가 유일하므로 이는 명백한 내란음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명백한 내란음모를 적당히 넘긴 과오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져야 마땅하다.

어쨌든 이 시점을 기준으로 명백해진 것이 있다.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이 국민의힘 전신정당이 한국 사회를 주도하면서 생긴 각종 부조리를 설거지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서 한국 사회 자체를 이끌 책임을 짊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국군기무사령부의 내란음모사건 이후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취할 강경책을 국민의힘 계열 우파 정치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정당이던 새누리당 내지 자유한국당이 관련되었는지 여부와는 별개 문제이니 그 부분으로 시비걸지는 말기 바란다. 필자가 "새누리당이 내란음모와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국민의힘 계열'이라는 표현이 그 뜻이다.

어쨌든 이 사건 이후로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은 단순한 설거지꾼 정당 역할에서 벗어나서 경우에 따라서는 강경책을 쓸 수도 있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강경책과 온건책을 병행해서 쓸 수 있는 진정한 대통령감을 배출할 책임을 지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설거지꾼 정당으로 여기던 시절에 설거지꾼 역할에 특화되어서 성장한 정치인이다. 그러니 앞으로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이 되고 싶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 점을 유념하여 남은 대선레이스를 달릴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에 몸담고 수십년간 이런저런 압력을 받으면서 길들여진 관성을 단기간에 버리고 변신하는 것이 쉬울 수는 없다. 2018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만4년이 채 되지 않는다. 4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에 이런 변신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필자도 잘 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일을 해내는 대선주자가 최종적으로 2022년 5월 10일에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두번째 사항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