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속내가 너무 훤히 보인다
(WWW.SURPRISE.OR.KR / 권종상 / 2019-06-05)

홍준표의 ‘홍카콜라’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합성한 이른바 ‘홍카레오’ 토론이 있었지요. 저는 그걸 지켜볼 형편이 못 됐지만, 관련 기사들은 그래도 찾아 읽어 봤습니다. 그리고 언론들이 여기에 대해 기사들을 내기 시작하던데, 우선 보게 된 기사에서는 이것이 ‘둘 다에게 이익이 됐을 ‘'이라는 평가, 그리고 하나는 홍준표의 페이스북을 인용한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홍준표가 이런 이야길 했더군요. “깡패를 상대할 때는 더 깡패처럼 해야 제압할 수 있고, 점잖은 사람을 대할 때는 점잖게 해야 한다.” 면서 유시민을 띄웠습니다. 얼핏 우리 진영의 사람을 띄운 것 같지만, 글쎄요, 자기가 대표 시절에 했던 발언들이 점잖은 것이었던가요? 오히려 깡패같이 나오는 그에게 우리 쪽에서 너무 점잖게 대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아니던가요?

자기의 존재 가치를 띄우면서 자기와 토론한 유시민을 지렛대삼아 자기는 띄우고, 지금 여권에 은근히 분열을 조장하겠다는 홍준표의 속셈이 저는 너무 빤히 읽히던데요. 물론 그 토론 자체가 흥미로웠을 것임은 분명합니다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 홍준표가 이용하려 했는지가 뻔하지요. 아마 자기의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빨간당 지지자들에게 “황교안은 안돼. 내가 답이야”라고 말하려고 했겠지요.

물론, 이런 토론이 자주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되긴 합니다. 토론이라는 방식은 황교안에겐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방식일 것이고, 황교안이 계속해서 장외투쟁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건, 그가 원외 대표이기 때문도 있지만 그 자신이 토론이라는 방식에 전혀 익숙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저쪽의 의도를 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을 이용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띄우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여권 내의 분열을 꾀하겠다는 그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저들이 우리의 '팬심'을 건드려서 우리 안에 내분을 더 심화시키겠다는 것, 분명히 알고 갑시다. 내년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상황, 저들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더 갈라치려 들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그들에게 갈라치기 해 주는 게 맞겠지요? 홍준표 씨 말대로, 그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그런 식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시애틀에서…

홍준표 “유시민, 참 품위 있었다”···”문 정권도 달라졌으면” (경향신문 / 최민지 기자 / 2019-06-04)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유튜브 ‘합방(합동방송)’ 다음날인 4일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의 태도는 참 품위가 있었다”며 “문재인 정권도 이제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2개를 통해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서로 반대 진영을 증오와 분노로만 대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합동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홍 전 대표는 “상대에 따라서 대하는 방법이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며 “깡패를 상대할 대는 더 깡패처럼 해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잡놈을 상대할 때는 더 잡놈이 되어야 하고 점잖은 사람을 상대할 때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점잖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깡패나 잡놈을 상대할 때는 품위를 지킬 필요도 없고 품위를 논할 필요도 없다. 가끔 품위 논쟁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찌 그런 이치도 모르고 함부로 사람을 논하는지 아까울 때가 있었다”며 유 이사장과의 태도가 품위있었다고 평가했다. 홍 전 대표는 또다른 글에서도 “달라진 유시민 전 장관의 모습에서 문 정권도 이제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음 기회가 생기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방향 제시도 한번쯤 논의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은 전날 합동 토론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를 녹화, 공개했다. 두 사람은 각각 양극화와 정치, 패스트트랙, 한반도 안보 등 10가지 현안을 두고 토론했다. 출처: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