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그리고 이상호 기자
(WWW.SURPRISE.OR.KR / 권종상 / 2019-01-31)
日 아베에 놀아나는 공중파 제정신인가 / 다낭 하늘도 웁니다..
김복동 할머니 / 1/29(화) 이상호의 뉴스비평 85회
https://www.youtube.com/watch?v=ZfJJSmxPdS4
이상호 기자에게 연락할 일이 있어 메신저를 통해 연락했더니 다낭에 가 있더군요. 그가 다낭을 찾은 이유는 명백합니다. 북미대화가 여기에서 있을 거라는 짐작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북한 측에선 하노이를 선호할 것입니다만, 다낭은 관광도시이며 아마 경호나 방첩상의 이유로 미국은 다낭을 선호하겠지요.
거기 가서도 열심히 방송하고 있는 이상호 기자를 보면서 지난해 그와 가졌던 잠깐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우리에겐 저런 기자가 필요합니다. 자기 의견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기자. 시대정신을 무겁게 생각하고 그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기자.
베트남, 그것도 다낭을 생각할 때 꼭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입니다. 월남전에 참전하게 된 상병 안영규 - 아마 작가 자신을 그려낸 듯 - 가 전쟁의 가장 최전선인 정글에서 벗어나 블랙 마켓을 수사하는 한미합동수사대 요원이 되어 겪게 되는 인간 관계, 그리고 베트남 민중의 역사와 투쟁, 거기에 엮인 한국인으로서의 경험을 통해 전쟁의 추악함을 고발하는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이 다낭이지요.
베트남 전쟁은 우리 청년들이 미국의 용병으로 끌려가 싸운 전쟁입니다. 그리고 북한으로서도 의미가 큰 곳이지요. 월남전이 만일 미국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면 미군은 바로 일본을 병참기지 삼아, 그리고 그때까지 키워 뒀던 일본의 자위대와 한국군을 바로 북으로 진격시키려 했었습니다. 이른바 삼시계획(三矢計劃, 미쓰야 플랜) 은 이미 북한 침공을 통한 전면전, 그리고 이를 통한 중국의 ‘수복’을 목표로 하고 있었고, 이를 간파하고 있던 북한은 월남전동안 그들의 생산 시설에 ‘윁남과’를 만들어 베트남을 지원했고, 군사적 지원도 일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북한에겐 이것이 생존의 문제였을테니.
국내 정치적 여론의 악화 때문에 징집 대상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됐을 뿐 아니라 전쟁 반대 여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린 미국은 한국군을 용병으로 데려다 씁니다. 미국은 원래 한국전쟁에서처럼 세계 각국에서 UN의 이름으로 차출한 국제군을 만들어 월남에서 싸우려 했으나, 가장 우방이라 생각했던 영국과 프랑스조차도 명분없는 전쟁이라며 가담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한국에 참전 제의를 합니다. 외화벌이가 급했던 박정희 정권은 이를 수락했고 우리 군을 보냈습니다. 미국은 당연히 참전 수당을 각 병사들에게 지급했지만 이중 극히 일부만이 병사 개개인에게 주어지고 나머지는 박정희 정부에서 착복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으로 경제 개발의 기틀을 닦았다고 말은 하지만, 중간에서 여기저기 떼먹은 것들이 너무나 많이 발견되었고 그게 최근에도 문제된 바 있지요.
어쨌든, 이런 역사가 녹아 있는 다낭에서, 그리고 내게 베트남 전쟁의 참상과 허상들을 증언해 준 소설 ‘무기의 그늘’의 무대가 된 다낭에서 역사적인 제 2차 북미회담이 이뤄지고, 그것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조성의 기틀이 닦일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새로운 흐름을 이야기해줍니다. 일본은 그 평화의 정착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고, 그들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역사의 족쇄를 풀겠다고 하는 그 뻔뻔함을 드러내기 위해 최근 우리 군의 함선에 그들의 초계기를 계속 들이대어 문제를 만들고자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를 보도하는 우리 언론의 행태가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상호 기자 같은 이들이 이 역사의 현장에서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이제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평화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아직도 그 사실을 부인하고 평화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세력과의 싸움 역시 그렇게 시작됐고, 이 싸움에서 우리가 그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길은 우리 각자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뉴스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되는 길입니다. 그 가장 최전선에 선 기수가 되어 우리가 함께 나갈 길을 만들어 주고 있는 이상호 기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시애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