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은 좌초입니다.
천안함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선박 전문가 신상철의 비망기
오동나무 아래서 역사를 기록하다.
권력을 사익 확대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오늘날 부패한 고위 관료들.. 김종익
도둑맞은 주권
18대 대선은 합법으로 위장한 부정선거였다. 김후용
진보적 글쓰기
우리의 글쓰기가 사회를 개선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김갑수
진보를 복기하다
국회의원으로서 내놓았던, 내놓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정책을 열한 가지의 주제로 묶어 정리했다. 이정희
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사건의 재구성과 57명의 증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
분단체제 프레임 전쟁과 과학 논쟁 (한겨레 오철우 기자)
논  쟁   문재인정부   천안함   세월호   최순실   검찰개혁   국방개혁   정치개혁   일반   전체 
[이정랑의 고전소통] 대용약겁(大勇若怯)
  번호 105387  글쓴이 이정랑  조회 614  누리 0 (0,0, 0:0:0)  등록일 2019-1-21 10:48 대문 0

[이정랑의 고전소통] 대용약겁(大勇若怯)
(WWW.SURPRISE.OR.KR / 이정랑 / 2019-01-21)


참된 용자(勇者)는 겁쟁이처럼 보인다.

바로 앞에서 인용한 소동파의 글 중에 “참된 용사는 겁쟁이처럼 보이고, 참된 현인은 바보처럼 보인다.”는 대목이 있었다. 본래 대담한 사람은 오히려 담이 적은 척한다. 표면적인 ‘겁’ 속에 ‘큰 용기’를 숨기는 것이다. 대담하면서도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담이 클 뿐 아니라 지혜가 남다르고 원대한 목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약하고 겁 많은 속에 감추어진 용기는 확실한 성공을 거둘 조건이 된다.

‘대용약겁’의 모략 사상은 노자와 장자의 이론 체계에 반영되어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이미 살펴본 대로 “가장 떳떳한 사람은 마치 겸손한 것 같고, 가장 재주 있는 사람은 마치 졸렬한 것 같고,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은 마치 말더듬이 같다”는 구절이 보인다. 인류의 모략사상은 철학을 이론적 기초로 삼는다. 노자의 ‘도덕경’은 소박하지만 변증법적이고 일관성 있는 모략 사상으로 가득 차 있다. ‘대용약겁’은 철학적으로 본질과 허구의 상호관계를 반영하며, 또 ‘서로 반대되면서도 일정한 조건 아래 서로 어울린다.’는 ‘상성상반(相成相反)’의 모순 운동을 반영한다.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유비(劉備)는 소패성(小沛城)에서 여포(呂布)에게 패한 후 한 몸 의지할 곳 없어 하는 수 없이 조조(曹操) 밑으로 들어갔다. 조조는 유비를 허창(許昌)으로 데리고 갔는데, 목적은 유비를 확실히 장악하는 것이었다. 유비도 조조가 자신을 해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조조 밑에 있는 것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조조가 자신의 큰 뜻을 눈치 채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더 컸다. 그래서 유비는 집 뒤에다 채소밭을 일구어 손수 물을 주며 가꾸었다.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조조가 유비를 술자리에 초대했다. 술자리가 무르익어 가는데 갑자기 날이 흐려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번개가 번쩍이며 천둥이 치자 조조는, 용은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으며 날 수도 숨을 수도 있어 인간에 비유하자면 단숨에 구천 하늘을 날 수 있는 일대의 영웅과도 같다고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지금 이 세상에서 영웅은 누구냐고 물었다. 유비는 원술(袁術)‧원소(袁紹)‧유표(劉表) 등을 꼽았다. 조조는 껄껄 웃으며 손을 젓고 대저 영웅이란 가슴에 큰 뜻을 품고뱃속에다가 지혜와 모략을 감추고 있는 자이며, 우주의 기밀을 품고 있다가 천지로 토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유비는 그런 영웅이 누구냐고 물었다. 조조는 손가락으로 유비를 가리킨 다음 다시 자신을 가리키고는 말했다.

“지금 천하에서 영웅이라고 한다면 그대와 나 둘 뿐이지요”

속마음을 간파당한 유비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수저를 땅에 떨어뜨렸다. 그때 마침 천둥과 번개가 치며 세찬 비가 쏟아졌다. 조조는 왜 수저를 떨어뜨렸냐고 물었다. 유비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성인께서 말씀하시길 ‘천둥 번개가 치고 바람이 세차게 불면 반드시 무슨 변화가 생긴다’고 하셨지요. 그 위세가 정말 굉장하군요.”

“천둥 번개야 천지 음양이 부딪쳐 나는 소리인데 무얼 그리 두려워한단 말이오?”

“저는 어려서부터 천둥소리에 겁을 내서, 천둥소리만 들리면 숨을 곳이 없나 늘 걱정했습니다.”

이에 조조는 냉소를 흘리며, 유비는 보잘것없는 위인이라고 생각했다. 이일이 있은 후 유비는 관우(關羽)와 장비(張飛)에게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내가 뒤뜰에다 채소밭을 일군 것은 조조로 하여금 나를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게 하기 위해서였다. 수저를 떨어뜨린 것은 조조가 나를 영웅이라고 한 말에 놀랐기 때문이었고, 천둥 번개가 두렵다고 한 것은 조조가 나를 소인배로 여기도록 함이었다. 그래야 조조가 나를 해칠 마음을 품지 않을 것 아닌가?”

훗날 한 시인은 이 일을 두고 다음과 같이 감탄했다.

갈 곳 없어 호랑이 굴에 몸을 맡겼다가
자신이 영웅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더라.
지나가는 천둥 속에 교묘히 정체를 감추니
급한 자리 피하는 솜씨가 참으로 귀신같구나.

이런 일이 있은 뒤 유비는 조조에게 원술을 공격할 테니 약간의 군사를 달라고 요청했고, 조조는 별다른 생각 없이 허락했다. 유비는 밤을 새워 군기와 군마 그리고 장군을 상징하는 도장을 챙겨 서둘러 허창을 떠났다. 관우와 장비가 왜 이렇게 서두르느냐고 묻자 유비가 대답했다.

“나는 새장에 갇힌 새와 같았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와 같았지. 이번 출동은 물고기가 바다로 나가고 새가 푸른 하늘로 날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네. 더 이상 그물에 갇혀 있을 수야 없지!”

조조의 모사 곽가(郭嘉)는 조조가 유비에게 군대를 주어 서주(徐州)로 진군케 했다는 사실을 알고 서둘러 조조에게 달려가 유비는 큰 뜻을 품고 있으며 민심까지 얻고 있는 인물로 남의 밑에 오래 있을 위인이 결코 아닌지라 무슨 일을 도모할지 모른다며, 이번에 군대를 그에게 맡긴 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며 속히 조치를 거두시라고 간했다. 그러나 조조는 곽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말했다.

“채소밭이나 가꾸고 천둥 번개에 놀라는 것을 보면 유비가 큰일을 꾀할 인물이 아닌데 무슨 걱정이란 말인가?”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 보던 조조는 아뿔싸, 유비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이렇게 유비는 자립하여 삼국이 정립하는 국면을 연출해냈다. ‘겁’으로 ‘용기’를 숨김으로써…유비는 마침내 큰 뜻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유비다운 도회지술(韜晦之術)이요 대지약우(大智若愚)를 겸비한 전형적인 책략이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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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충견 공안검사 황교안등과 민주학생 조국 누... (11) 일본간첩일베...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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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된 아베의 종말, 탈 일본 완성의 기회로 (5) 권종상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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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대 이용훈교수 혼쭐나다”❎ (1) ☦ㅎㅎ....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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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재 대표 “안동경찰서 초청 ‘안병하 정신’ 선양... (1) 프레시안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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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진압 3종 세트: 무경, 공안, 해방군 (1) 뉴스프로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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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이건 진짜 좀 너무하네 조국의 딸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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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 청와대 비서관 내로남불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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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의 추억, 승전 혹은 학살 (3) 강기석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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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홍콩의 벤처이야기 “홍콩수출짐꾼2” 2 향암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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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판 군함도를 아시나요? 봄여름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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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위안부 이용수 할매 또 선동시작 이용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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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군함도를 아시나요? 봄여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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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군함도를 아시나요? 봄여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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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판 군함도를 아시나요? 봄여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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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나를 잊지 말아요’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권종상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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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논란되고 있는 조국 딸 장학금 의혹정리 (1) 의혹정리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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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이 전두환 대통령애게 올린 참회의 편지 인동초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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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추도식 참석했던 황교안, 과거 발언 보... (1) 아이엠피터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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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조국 사모펀드 정리글 회계사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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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딸, 두번 낙제하고도 의전원 장학금 받았... 조국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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