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자간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청와대는 한국 없는 종선선언은 절대 불가라고 선언해야 한다' 는 내용입니다. 그래요? 국제법상 우리는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아닙니다. 이승만 전대통령이 정전협정을 거부했죠. 그래서 협정문에 남측의 사인이 없죠. 국제조약에서 명시되지 않은 주체가 당사자로 인정받은 경우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게다가 전쟁 발발하자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도망 간 이승만 전대통령이 작전 통제권을 맥아더에게 넘기죠. 그걸 지금도 돌려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고.종전선언이 3자여야 한다, 4자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양자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기까지 하는데 따지고 보면 거기서부터 꼬인 겁니다.
협정문에는 우리가 없고, 중국은 자기들은 있으니 끼려고 하고, 미국은 중국이 들어오는 게 싫고,그러다보니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선언에 불과한데도 작년 싱가폴 회담에서 3자, 4자, 양자, 어느 쪽도 성사되지도 못했고, 북한은 상징적 선언도 못하면서 어떻게 평화 협정을 맺냐며 의심하고, 그 고착 상태가 지금까지 온 거죠.
결국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종착역은 평화협정인데, 거기까지 못 갈까봐 걱정인 것이지 거기까지 가는데 도움만 된다면 둘이라도 하라고 해야하는 거죠. 그게 진짜 냉전해체를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인 겁니다. 애가 타거든요.
그러니까 조선일보 그렇게 억울하면 전쟁 중에 전작권과 당사국 지위 모두를 스스로 포기한
이승만한테 따지세요. 아무데서나 울지 말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 그대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그냥 전문 그대로 옮겨 봤습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자기들이 한 말이 전혀 국제법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던져 본 거지요. 그리고 아마 여기에 보수연하는 이들이 반응해 주기를 바랬을 겁니다. 그러나 김어준 공장장의 멋진 방어로 막혔겠지요. 아마 조선이 이런 소리를 사설로 내질렀다는 것도 뉴스공장 듣고서야 알게 된 사람들이 더 많았을겁니다. 요즘 조선일보 누가 본다고.
지금껏 이들이 이런 식으로 뉴스를 만들어 내면 지금까지는 잘 먹혔죠. 그러나 이젠 전혀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게 문제입니다. 아, 물론 이런 뉴스를 믿는 이들이 있지요. 그들에게만, 즉 조선일보의 기자를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만 먹힌다는 면에서, 이미 조선일보는 지금 가짜 뉴스를 만들어 뿌려대는 수구 극우 유튜버들과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조선일보와 그들의 매체 TV 조선이 그나마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탄핵 과정이었지요. JTBC의 태블릿 PC 보도가 나가자 TV조선은 지금껏 그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파이팅을 보여주며 탄핵 과정에서 제일 ‘급진적인’ 매체로 돌변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그 지점에서 늦게마나 진실보도를 했을 때 시민들이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다시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소속 에이스 기자들이 여기저기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지요.
어쨌든, 이들은 탄핵을 부정한 황교안의 자유한국당 대표 당선으로 인해 이들과 같은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처지가 됏을 것이고, 자기들이 했던 말을 스스로 부정해야겠지요. 뭐 이들이 그런 식으로 자기들의 말을 자기들의 말로 부정해 온 역사가 하루이틀이 아닙니다만. 하긴 이들이 과거에 냉전 상황에서는 한국의 정치권력 지도에서 ‘전지전능한’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던 과거가 있긴 하지요. 지금도 전지전능하긴 하군요. 그들의 말로 죽여버렸던 현송월 단장이 부활해서 우리나라를 찾은 적도 있으니. 부활의 권능을 보여주신 셈인가요.
저들의 사설 제목이 ‘한국 빠진 종전선언이라니, 우리는 나라도 아닌가’ 였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아직도 조선일보를 읽다니, 그들은 사람도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