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 됐다 싶습니다. 솔직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더 많아서 걱정되기도 했던 우리나라 방일 의원단은 일본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의 만남이 불발됨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무시를 당한 셈이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는 대화로 풀려고 했던 건 우리지만 그것을 거부한 것은 일본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그러면 일본은 왜 저런 무리수를 뒀어야 할까요? 노컷 뉴스 기사에 따르면 그것이 일본 자민당 내부의 사정으로 보인다는 조배숙 의원의 설명이 있었습니다만, 그 속내는 이럴 것 같습니다. 하나는 아베가 문재인 정부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하긴 만만하고 말 잘 들었던 이명박근혜 정권과는 전혀 다른 정권을 상대해야 하는 것은 아베에겐 큰 부담이겠지요. 한국의 친일 부역 모리배들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야 그들에겐 꿀 빨던 시절이었겠지만, 시민의 힘으로 세워진 정권을 상대하기에 오랜 세월 '실질적 일당독재'를 해 온 자민당 정권은 낡아빠진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베의 운명이 달린 뭔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은 확보했으되 내용적으로는 실질적인 패배를 겪은 아베는 지금 자민당 안에서도 그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대한 적대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진 세력들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계속해서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가질 수 있었던 불화수소의 경우 국산화가 완성됐고, 그 밖의 소재산업들도 아베의 삽질 덕에 미뤄졌던 국산화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를 것이야 말할 것도 없지요. 즉, 자민당 내의 헤게모니 싸움이 본격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유추할 수 있는 거지요.

​어쨌든, 우리로서는 전혀 손해볼 것 없는 일입니다.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잘 됐습니다. 일본과 이야기하기보다는 우리가 다음에 취해야 할 작전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시민들은 지금껏 해온 불매운동, 일본여행 안 가기 등을 꾸준히 해 주면 됩니다. 미국 언론에도 슬슬 "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무역 분쟁이 생겼는가?" 같은 기사들이 뜨고 있습니다.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돈을 지원받아 왔던 미국 의회도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은원관계에 대한 조명이 서구 언론에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일본이 저러면 저럴수록, 우리에게 유리한 거지요.

​국제사회에 한국이 일본에 가진 감정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습니다. 내년 총선이지요. 내년 총선에 자한당이 대거 탈락하면 어떤 기사가 NYT나 WS 등에 실릴 것 같습니까? 저는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urrent Ruling Party of Korea Wins the General Election against Pro-Japan Opposite Party'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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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