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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dieselgate)에 대한 통렬한 고발 - 다큐 Dirty Money 제1화 : “Hard Nox”
  번호 62700  글쓴이 이준구  조회 844  누리 0 (0,0, 0:0:0)  등록일 2018-2-5 15:34 대문 0

디젤게이트(dieselgate)에 대한 통렬한 고발 - 다큐 Dirty Money 제1화 : “Hard Nox”
(WWW.JKL123.COM / 이준구 교수 / 2018-02-05)


얼마 전 세계를 들끓게 했던 독일 포크스바겐(Volkswagen)사의 “디젤게이트”
(dieselgate) 사건을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신뢰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세계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몇 푼의 이윤을 추구하려는 얄팍한 행위가 결국 몇 백억 달러에 이르는 벌금과 소비자 신뢰의 상실이라는 큰 손해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Netflix사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통렬하게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Dirty
Money”를 제작, 방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검은돈”이라고 번역되어 있던데 사실은 “더러운 돈”이라고 번역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검은돈이라면 사람들이 마약 장사처럼 지하경제에서 불법적 거래로 얻는 돈을 연상하지 않습니까? 이 다큐멘터리가 고발하고 있는 것은 겉으로는 멀쩡한 기업들이 더러운 수법으로 벌어들이는 돈이며, 그렇다면 ‘더러운 돈’이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 Dirty Money 다큐 시리즈 제1화의 제목은 “Hard Nox”인데, 바로 그 포크스바겐사가 일으킨 디젤게이트를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한 번 보시라고 권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윤에 눈이 먼 기업가들이 벌이는 사기행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폴크스바겐(VW)의 원숭이 ‘가스실 실험’에 대한 독일 언론 보도
독일 일간지 빌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TV 다큐멘타리는 (이번) 원숭이 실험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비유한다”고 보도했다. 빌트가 밝힌 다규멘타리는 VW, HSBC, ‘트럼프 조직’ 등 대기업들의 부패와 탐욕을 심층 탐사보도식으로 만든 미국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6부작 신작 다큐 영화 ‘더러운 돈’(Dirty Money)이다.[빌트지 홈페이지 캡처]

높은 온도와 높은 기압에서 경유를 태워 동력을 얻는 디젤차는 원천적으로 질소산화물
(Nox)이라는 유해물질을 다량 배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솔린차에 비해 20배가량 더 많은 Nox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Nox는 호흡기 질환은 물론 암과 심장질환 발병의 원인이 되는 아주 무서운 유독물질입니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디젤차의 배기가스를 발암물질로 규정했습니다. 1988년에는 발암의심물질로 분류했는데, 그 동안 축적된 데이터에 입각해 발암물질로 위험성을 상향조정했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 가솔린차의 배기가스는 계속 발암의심물질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디제차가 가솔린차보다 더욱 위험한 배기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 초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환경의 측면에서 볼 때 디젤차가 가솔린차보다 더 낫다는 이상한 말이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온난화가스인 이산화탄소(CO2)만 놓고 보면 디젤차가 더 낫다는 말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훨씬 더 위험한 Nox의 관점에서 보면 디젤차가 더 낫다는 말을 결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상 그 이상한 말의 배후에 바로 그 포크스바겐사가 있었던 것입니다. 포크스바겐사는 자신의 TDI 클린 디젤이 Nox의 배출을 크게 줄여 이제는 청정엔진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자동차시험의 결과를 보면 그 말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디젤차가 가솔린차보다 더욱 환경친화적이라는 말의 진원지였습니다.

그러나 포크스바겐사는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오직 실험적 상황에서만 그런 결과가 나오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 실제 도로주행을 할 때는 미국 허용기준치의 무려 40배나 더 많은 Nox를 배출하는 것이 입증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청정엔진이란 허위 광고로 팔린 자동차 댓수가 무려 1천 1백만 대나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차들이 마음대로 거리를 휘젓고 다니고 있구요.

Nox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nox trap’이라는 장치를 부착해 태워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핵심 부품의 값이 워낙 높고 몇 천 킬로미터마다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고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도로주행 상황에서는 그것이 작동되지 않도록 꺼버리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이지요. Dirty Money의 Hard Nox를 보면 그와 같은 사기극의 전말이 아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 거대한 사기극에 순진하게 휘말려 우리 환경정책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습니다. 지난 MB정부 때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디젤차 관련 정책이 등장했습니다. 2009년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차에 환경개선부담금을 유예해 주는 특혜조치가 도입되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디젤차들이 “저공해 차량”으로 인증을 받아 혼잡통행료 면제와 공영주차장 요금 50% 감면 혜택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동안 내가 읽은 전문가들의 분석결과를 보면 디젤차가 그런 우대를 받아야 할 하등의 근거가 없었습니다. 디젤차는 본질적으로 위험한 배기가스를 배출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Nox trap 같은 기술로 배출량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하더라도 경제성이 없으니 소용이 없는 것이지요.

MB정부는 포크스바겐사가 벌인 “TDI 청정디젤엔진” 사기극에 그대로 속아넘어가 그런 “뻘짓”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디젤게이트가 터져 그 사기극이 모두 밝혀진 뒤에도 우리 정부는 그에 걸맞는 아무런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과문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어불성설의 디젤차 우대조치가 취소되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비록 포크스바겐뿐 아니라 벤츠나 BMW 등의 디젤차들도 비슷하게 기준치를 훨씬 넘는 Nox를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국 자동차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드러났구요. 그런데 우리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디젤차는 과연 안심하고 탈 만한가요? 정부는 우리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의무를 갖고 있는 게 아닐까요?

미국에서는 포크스바겐차가 대량으로 회수되어 폐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대도 회수되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몸은 미국 사람들보다 몇 배나 더 단단해서 Nox의 공격에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어서 그런가요?

그 다큐멘타리를 보고 포크스바겐의 부도덕한 임원들에게 느낀 분노만큼이나 큰 분노를 우리 정부에 대해 느꼈습니다. 사기극에 속아 디젤차를 우대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으면서도 국민에게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었습니다. 디젤차를 억제해도 모자랄 판에 그걸 사라고 등을 떠민 셈인데, 최소한 대국민 사과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당연히 나와야 할 후속대책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도 무척 실망스럽구요.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편안하고 건강한 삶은 과연 누가 지켜줘야 하나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디젤차들이 기준치의 수십 배가 넘는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거리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http://surprise.or.kr/board/view.php?table=surprise_13&uid=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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